SK온 전기차 배터리 진단 서비스 [사진: SK온]
SK온 전기차 배터리 진단 서비스 [사진: SK온]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배터리업계가 배터리 생애주기 전반을 책임지는 BaaS(Battery as a Serivce)사업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BaaS 사업은 사용 중인 배터리 관리와 잔량 측정, 수리, 렌탈에 이어 폐기 후 재활용·재사용 등 생산 후 모든 관리 영역을 담당하는 서비스 사업이다.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전기차 시장 규모가 커지면 사업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업계는 현재 셀 생산 능력 확충에 주력하고 있지만, 향후 전기차 시대 도래에 맞춰 BaaS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역량 확보에 힘쓰고 있다.

배터리 잔존가치 평가·수명 연장 안내 등 서비스 개발

전기차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고가 제품이다. 배터리 수명이 다하면 높은 비용을 주고 교환하거나 폐기해야 한다. 그러나 뚜렷한 중고 배터리의 잔존가치 확인이나 남은 수명을 증명할 기준이 없다. 기존 내연기관처럼 중고차 판매 등으로 연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LG엔솔과 SK온은 배터리 진단 서비스를 통해 BaaS 사업을 진행한다. 실제로 운행하는 전기차 데이터를 확보해 배터리 잔존가치와 수명 관리 등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시작으로 다양한 영역의 BaaS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SK온은 지난해 4월 SK렌터카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상태 측정을 위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시작했다. 지난 11월에는 스타트업 소프트베리와 함께 'EV Infra' 앱 이용자 대상 시범 서비스를 모집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 2월 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와 협약을 맺고 중고 전기차 배터리 잔여 수명 및 가치 인증 서비스를 시행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월 롯데렌탈과 손잡고 전기차 상시 진단 및 평가인증 서비스 등에 나서기로 했다. 배터리 현재 용량이나 안전상태 확인과 미래 퇴화도 예측 정보 등을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배터리 평가 인증서를 발급한다. 롯데렌탈은 렌탈서비스 이용자에게 진단 내용을 제공하고 중고 전기차 매각 시 배터리 평가 인증서 바탕으로 잔존가치를 평가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양사는 이외에도 전기차 전문 정비나 이동형 긴급충전 서비스 등을 개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KST모빌리티, 현대글로비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의 BaaS 실증 사업 협약 [사진: 현대자동차]
산업통상자원부, KST모빌리티, 현대글로비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의 BaaS 실증 사업 협약 [사진: 현대자동차]

BaaS, 사용후 배터리 활용 ESS 분야에서도 각광

BaaS사업은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도 각광받는다. 전기차 배터리는 잔존용량 70% 이하가 되면 성능이 저하돼 사용할 수 없지만, ESS에는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배터리 업계는 이 점을 토대로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한 ESS 실증에 나서고 있다.

SK온은 한국전기안전공사, SK에코플랜트, 케이디파워와 협력해 건설현장에서 운영하는 사용 후 배터리 ESS 실증 과정을 추진한다. 실증 기간 동안 SK온은 실시간 ESS 운영 데이터를 수집해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한다.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시험인증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협약을 맺기도 했다. 양측은 배터리 검사를 전기차 팩 단위로 진행하는 방식을 고안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를 활용한 ESS 협력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 2월 산업통상자원부, 현대차, 현대글로비스, KST모빌리티와 배터리 대여(리스) 사업 실증과 사용후 배터리 ESS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배터리 리스 사업은 택시 플랫폼 사업자가 전기차 구매 후 바로 배터리 소유권을 리스 운영사에 매각하고, 전기차 보유 기간 동안 월 단위로 배터리 리스비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후 전기차 배터리로 수명이 다 한 배터리는 ESS로 새로 구축해 전기차 급속 충전에 활용한다. 이 방식은 전기차 원가의 40%에 해당하는 배터리 가격 부담을 줄이고 ESS를 통해 다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SDI는 BaaS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 않지만, 사용후 배터리 활용에 힘을 싣고 있다. 이를 위해 이차전지 부품 제조기업 피엠그로우에 전략적 투자를 했다. 피엠그로우는 사용후 배터리 ESS를 대여하는 서비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SDI는 성일하이텍과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재활용은 배터리 파쇄 후 니켈, 망간, 코발트 등 주요 원료를 추출해내는 방식이다. 재활용 방식은 표준화와 배터리 보증이라는 문제가 남은 재사용 방식보다 앞서 보편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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