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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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디즈니플러스가 지난 달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사실상 반값 마케팅에 나서는 등 맞대응을 시작했다.

국내 OTT를 이용하는 순수 이용자 수가 서비스당 최대 20만명 줄었지만, 출시 첫 달 디즈니 플러스의 순수 이용자 수는 120만명에 육박하는 등 인기가 상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디즈니플러스의 공습에 티빙이나 왓챠 등은 최근 할인 행사에 나서 프로모션 한 달 기간 동안 12개월(1년) 이용권을 40% 정도 저렴하게 판매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티빙의 경우 19만명의 이용자를 추가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OTT 사업자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새해를 앞두고 유료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OTT의 마케팅 전쟁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내년에는 HBO 맥스의 국내 진출까지 예고돼 있기 때문에 국내 OTT시장에서 국·내외 OTT업체들의 경쟁이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빅데이터플랫폼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달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애플의 iOS를 탑재한 기기에서 집계된 국내 OTT 기업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거의 대부분 감소했다. OTT별 감소폭은 ▲웨이브(wavve) 21만4703명 ▲KT 시즌(seezn) 5만9886명 ▲왓챠(watcha) 4만8284명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 달 12일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 플러스의 경우 약 3주 만에 117만3624명의 MAU를 기록했다. 디즈니 플러스의 월 구독료는 9900원으로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정액 요금제가 없는 KT의 시즌을 제외하면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 티빙의 유사 요금제와 비교했을 때 가장 저렴하다.

KT 시즌의 경우 채널(방송국)별로 정액권을 별도로 구매해야 해 사실상 OTT라고 보기 힘들다. (관련기사/KT OTT '시즌'은 정말 저렴할까?... '웨이브+티빙' 보다 4배 이상 비싸)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월 9900원이지만 연간 9만9000원으로 결제할 경우 월 이용료는 8250원으로 낮아진다. 디즈니 플러스는 하나의 아이디(ID)로 7명까지 사용 가능(동시접속자는 4명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가성비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최대 4K 해상도로 추가요금 없이 HDR(High Dynamic Range)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며 디즈니 플러스의 모든 콘텐츠는 다운로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1200만이 넘는 MAU로 국내 OTT시장에서 1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넷플릭스 역시 지난 달에는 7개월 만에 MAU가 감소했다. 지난달 18일 넷플릭스는 월정액 구독료를 최대 17% 인상했는데 국내 진출 5년여만의 가격인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가격 경쟁력과 풍성한 콘텐츠, 출시 초기에 대한 기대감 등에 힘입어 출시 한 달 만에 토종 OTT들에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했다.

국내 OTT 중에서는 CJ ENM과 JTBC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티빙만 MAU가 늘었다. 티빙의 전월 대비 11월 MAU 증가폭은 19만3718명이다. 티빙의 경우 매월 MAU 등락을 반복하는 다른 토종 OTT들과는 달리 지난 5월부터 7개월 연속 MAU가 늘어나고 있지만 지난달 순증폭은 최근 4개월 중 최대치다.

이같은 이용자 증가는 ‘술꾼도시여자들’ 등 최근 방송을 시작한 티빙 자체제작 콘텐츠들도 이유 중에 하나겠지만 가격할인 이벤트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티빙은 지난 10월21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약 한달여간 ‘K콘 페스타’라는 이름으로 1년 이용권을 41% 할인가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박형민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티빙의 경우 올해 유료가입자 목표치였던 200만 달성은 무난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BO 맥스의 국내 진출 준비로 HBO 관련 주요 콘텐츠들이 지속적으로 내려가면서 3개월 연속 MAU가 순감 중인 왓챠 역시 다양한 반값 마케팅에 나섰다. 왓챠는 전날 카카오쇼핑라이브를 통해 12개월 프리미엄 이용권을 40% 할인된 9만2880원에 판매했다. 지난 10일에도 왓챠는 야놀자 라이브방송에서 프리미엄 및 베이직 이용권을 50% 할인된 금액에 한정 판매한 바 있다.

한편, 티빙 이용권을 서비스 중 하나로 제공하는 네이버플러스의 경우 ‘스포티비 나우’의   스포츠 무제한 이용권을 새롭게 추가했다. ‘스포츠 무제한’ 이용권을 선택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들은 월 4900원 구독료로 쇼핑 시 네이버페이 포인트 최대 5% 적립 혜택과 함께 티빙 방송 무제한 이용권, 그리고 다양한 스포츠 중계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의 프리미어 리그 전 경기와 이강인 소속팀 마요르카의 라리가 전 경기를 볼 수 있으며, ​​해외 축구뿐 아니라​ 류현진 선수 및 코리안리거들의 메이저리그(MLB) 경기, 미국 프로농구(NBA) 등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경기 생중계와 하이라이트 VOD 서비스를 모두 누릴 수 있다. 

또한 베이직 및 프리미엄 이용권 업그레이드를 할 경우 프리미어 리그, ​UEFA 챔피언스 리그, 미국 이종격투기 대회(UFC)를 시청할 수 있다. 가령 스포티비 나우의 모든 중계를 시청할 수 있는 ‘베이직 이용권’은 월 3800원 추가(정상가 대비 56% 할인)로, 초고화질과 스마트TV 연동 혜택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이용권’은 월 1만1500원 추가하면 된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100원만 추가하면 ‘스포티비 나우 베이직 이용권’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프로모션도 다음 달 21일까지 진행된다. 이처럼 국내 OTT의 콘텐츠 확대 및 가격 인하는 디즈니 플러스의 출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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