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가 우리금융 새 주주 명단에 올랐다. [사진: 두나무]
두나무가 우리금융 새 주주 명단에 올랐다. [사진: 두나무]

[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 운영사 두나무가 우리금융지주의 새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전통 금융사 지분을 갖게 된 첫 사례로 업계에서는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으로 이번 지분 확보가 두나무의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2일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낙찰자 결정안' 의결을 거쳐 낙찰자 5개사를 최종 선정했다. 

공자위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4%를 유진 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유진PE는 우리금융의 사외이사 추천권까지 확보했다. 이로써 유진PE는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9.80%), 국민연금(9.42%), IMM PE(5.57%) 이후 네 번째 주요 주주가 됐다. 

이외 KTB자산운용(2.3%),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1%), 두나무(1%),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1%)도 우리금융 지분 낙찰자로 선정됐다. 이번 낙찰 결정에 따른 총 매각물량은 9.3%이며 모든 낙찰자들의 입찰 가격은 1만3000원을 초과했다. 

이로써 우리금융지주는 공적자금 투입 23년 만에 사실상 '완전 민영화'를 이루게 됐다. 공자위는 "1998년 옛 한일·상업은행에 공적자금이 투입된 지 23년만에 완전 민영화에 성공하게 된다"며 "이에 따라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중심의 경영이 더욱 촉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가 전통 금융지주의 주주로 올라선 점이 눈에 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가 원화마켓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시중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입출금계정(실명계좌)를 확보해야 한다. 현재 은행이 자체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의 자금세탁방지(AML) 등을 심사하고 실명계좌 발급을 결정하는 구조이기에, 그동안 거래소들은 협상력에서 상대적 열위에 있는 실정이었다. 

업비트는 지난해 6월부터 기존 IBK기업은행에서 케이뱅크로 제휴사를 바꿔 실명계좌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이처럼 실명계좌를 확보해도 주기적으로 재계약이 이뤄져야 원화마켓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전통 금융지주 주주로 올라선 점을 주목하고 앞으로 두나무가 은행과의 협상력이 높아지고, 이는 향후 사업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나무와 우리은행, 케이뱅크 간 삼각동맹도 주목한다. 두나무가 우리금융 지분 1%를 보유하게 됐고,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우리은행은 현재 케이뱅크 지분 12.68%를 소유한 2대 주주다. 앞서 우리은행은 블록체인 기술 기업 코인플러그와 지분 투자를 통해 합작법인(JV) 디커스터디(DiCustody)를 설립하고 갓아자산 수탁과 디지털 자산 관리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두나무는 가상자산 거래소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람다256을 두고 있으며 ▲증권플러스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 관계사인 서울옥션블루,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JYP엔터테인먼트와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 등과 손잡으며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도 메타버스, NFT 등을 주목하고 있는 만큼, 이번 두나무의 우리금융지주 지분 확보가 앞으로 사업 확장에 있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두나무는 실명계좌 계약 연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우리은행과 케이뱅크 등을 통해 금융상품 개발 및 경영 노하우 등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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