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내년 7월 개설하는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 조감도[사진: KB금융그룹]
KB금융그룹이 내년 7월 개설하는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 조감도[사진: KB금융그룹]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시중 은행들이 은행 점포를 줄이고 단순 업무를 자동화하는 대신 자산관리, 신탁, 상속, 은퇴설계 등 특화 서비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적금, 대출 등으로는 수익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하에 사업 방향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그룹은 내년 7월 새로운 형태의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제공하는 ‘압구정 플래그십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는 국내 PB센터 전용 건물 중 최대 규모로 건축되며 지하 1층은 KB 갤러리와 아트홀을 만들어 문화, 예술 공간으로, 지상 2층은 고객들이 휴식을 취하는 카페 형태의 라운지로 꾸며진다. 3층에서 7층까지는 아트, 북, 문화 등 스토리를 담은 상담 공간으로 구성된다.

이 센터는 자산가들을 위한 팀 단위의 고객관리 등 차별화된 운영 방식을 도입해 고객들에게 전문화 된 자산관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센터에서는 전문 PB들과 세무, 부동산, 법률, 신탁, 투자 전문가들이 협업해 고객의 자산을 관리해준다. 

금융권은 압구정에 대형 건물을 건축해 PB센터를 만드는 것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KB금융이 과감한 조치에 나선 것은 전문화 된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KB금융 뿐 아니라 국내 시중 은행들은 자산관리, 신탁, 상속, 은퇴설계 등 특화 서비스 확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1월 9일 효율적인 자산승계를 위한 상속·증여 신탁의 새로운 브랜드인 ‘우리내리사랑 신탁서비스’를 선보였다. 우리내리사랑 신탁서비스는 상속·증여·기부 관련 다양한 신탁상품을 추천하고 금융전문가로 구성된 자문팀이 세무자문과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등 안정적인 노후 생활과 자산승계를 위한 고객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다.

앞서 11월 4일 우리은행은 이촌세무법인과 ‘우리내리사랑 부동산·골드신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우리은행의 상속·증여 신탁상품 가입 고객을 위한 세무자문 서비스 제공 및 상품 마케팅 추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올해 6월 프리미엄 자산관리 브랜드 클럽원(Club1)을 한남동에 개점했다. 클럽원 한남은 삼성동 클럽원에 이은 두 번째 채널로, 하나은행의 클럽원 한남프라이빗뱅킹(PB)센터와 하나금융투자의 클럽원한남WM센터가 결합한 복합 점포다.

7월 하나은행은 자산관리 부문의 역량 강화를 위해 상속·증여, 부동산 세금, 가업승계 등 다양한 분야의 컨설팅 노하우를 담은 ‘세금·법률 상담 핸드북’을 발간해 전국 영업점에 배포했다. 핸드북은 부동산 관련 세금, 주택임대사업자관련 세금혜택, 사업관련 각종 세금, 금융자산 투자 관련 세금, 상속세와 증여세 절세, 유언장 및 성년 후견인 제도 등 자산관리 상담 시 필요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이어 8월 하나은행은 신탁을 활용한 통합 자산관리 플랫폼인 ‘100년 리빙트러스트 센터’에서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비대면 자산관리 및 맞춤형 상속 설계 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9월 하나은행은 모바일뱅킹 앱 하나원큐를 통해 고객 중심의 자산관리 및 지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자산연구소’ 서비스를 확대했다.

은행들은 점포를 축소하고 자동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월 15일 금융감독원은 올해 6월말 기준으로 국내 은행 점포가 6326개로 전년 말 대비 79개 감소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4대 은행에서만 160여개 영업점이 사라졌거나 폐쇄될 예정이다.

또 은행들은 인터넷 뱅킹, 모바일 뱅킹을 개선하고 스마트 금융자동화기기(ATM)를 점포에 배치해 예금, 적금 가입, 카드 재발급 등 단순한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은행 내부업무는 물론 고객 응대까지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신한은행이 올해 9월말 ‘디지털데스크’와 ‘인공지능 은행원(AI Banker)’ 등 디지털과 AI 기술을 활용한 무인형 점포 ‘디지털라운지’를 개소했다. 해당 점포에서는 영업점 직원을 모델로 구현한 인공지능 은행원이 고객이 원하는 업무를 안내하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특화된 서비스를 발굴하고 해당 분야에 직원들을 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존 은행 창구에서 수행하던 단순 업무들이 자동화되고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은행원들에게 자산관리, 신탁, 부동산 등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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