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진: 카카오뱅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진: 카카오뱅크]

[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고평가 논란 속에도 카카오뱅크의 일반 청약에 58조원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내달 6일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후 '금융 대장주' 자리까지 꿰찰지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26일과 27일 이틀간 카카오뱅크는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다. 카카오뱅크 청약 마감 결과 약 58조3020억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대표주관사인 KB증권과 인수회사인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을 통해 접수된 카카오뱅크의 공모주 청약에는 약 29억8985만주가 접수됐다.

최종 통합 경쟁률은 183대 1을 기록했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207대 1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현대차증권이 178대 1,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이 168대 1, 하나금융투자가 167대 1 순이었다.  

카카오뱅크의 공모주 청약은 지난달 20일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처음으로 중복 및 이중청약이 제한됐다. 카카오뱅크 청약증거금은 58조원 수준으로 중복 청약이 가능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역대 최대 증거금인 80조9017억원 대비 크게 못미쳤다. 

카카오뱅크의 일반 청약이 신기록을 경신하지 못했지만 중복 청약이 적용되지 않고 그동안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은 점 등을 감안했을 때 흥행에는 꽤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카카오뱅크를 '은행'으로 인식해 회사의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을 내놨다.

특히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첫날 '카카오뱅크는 은행이다'라는 리포트를 통해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익 대부분은 이자이익에서 창출되고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은 미미한 상황"이라며 "상장은행 규모 수준의 비이자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카카오뱅크는 은행이다"라며 "비대면 영업은 영업 방식의 차이일 뿐 사업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모가가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사진: 카카오뱅크]
[사진: 카카오뱅크]

이같은 시각에 대해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금융과 IT를 접목해 금융혁신을 위해 힘써야 한다"며 "100% 모바일 은행으로서 기존 은행과 영업익 구조와 수익성,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 측면에서 다르다"며 고평가 논란에 정면 반박한 바 있다. 

이후 지속 고평가 논란이 지속됐음에도 시장 관심은 상당했다. 지난 20일과 21일 공모가 확정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유가증권시장(KOSPI) 역대 최대 주문금액인 2585조원이 몰렸다. 총 신청건수는 1667곳, 단순 경쟁률은 1733대 1로 SKIET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순위에 올랐다. 

중복청약이 불가능했음에도 일반 청약 참여자도 약 200만명에 달한다. 카카오뱅크의 총 청약 건수는 186만 44건을 기록했다. 이는 SKIET(474만)의 청약건수에는 못미치지만 카카오게임즈와 SK바이오팜 보다 높은 수준이다. 

[사진: 카카오뱅크]
[사진: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는 내달 6일 코스피에 상장한다. 현재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8조5289억원이다. 이에 카카오뱅크가 상장시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에 이어 금융주 시총 3위에 안착한다. 이미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시총은 넘어선 것이다. 

27일 기준 KB금융그룹 시총은 21조6636억원, 신한금융그룹은 19조8374억원이다. 현 공모가 기준 카카오뱅크 주가가 상장 후 15% 이상 오르면 시총이 21조원대를 넘어서게 되면서 KB금융 시총을 위협하는 수준이 된다. 

또 시초가가 공모가 두배로 형성된 이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이른바 '따상'에 성공하면, 카카오뱅크 시총은 48조원에 달한다. 이는 KB금융과 신한금융 시총을 합한 규모를 뛰어넘는 규모다. 

앞서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상장 후 시총은 30조7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6만4000원이다. 

구경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은행 시총 1위를 노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장기적으로 고객 데이터와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신용위험 평가 능력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중금리 대출로 사업을 확장했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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