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aS의 계층적 구조 [이미지: 국제금융센터]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최근 글로벌 은행들이 빅테크·핀테크 기업들에 대한 대응으로 '서비스로서의 은행(BaaS)'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대형 금융회사들이 BaaS를 추진하고 있어 내년 금융권의 새 비즈니스 모델로 BaaS가 부상할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제금융센터는 ‘Banking as a Service 관련 성장 잠재력 평가’라는 은행산업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BaaS(Banking as a Service)는 말그대로 서비스 형태로 은행 기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국제금융센터는 BaaS가 은행들이 핀테크 기업 등 비은행기업 또는 기관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응용애플리케이션인터페이스(API)를 개방, 제공하는 서비스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는 BaaS가 오픈뱅킹(Open Banking)과 비교했을 때 은행 내 자원을 외부에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유사하지만 은행이 적극적인 주체가 돼 시스템과 기능을 외부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지적했다.

즉 오픈뱅킹은 정부의 규제나 정책에 따라 오픈 API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BaaS는 은행이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은행이 주도적으로 은행 기능을 제공하는 수익창출과 고객 확보, 기업 간 협력 등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의 갈릴레오(Galileo)의 경우 20개 이상의 은행들과 API 파트너십을 맺고 직불, 선불, 투자 등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시냅스(Synapse)는 BaaS를 통해 지불, 예금, 대출, 투자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유럽의 레일뱅크(Railbank)는 은행 라이선스가 없지만 BaaS를 활용해 직불카드, 결제 등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솔라이스뱅크(Solaris Bank)는 독일에서 핀테크 기업들에게 BaaS를 위한 다양한 API를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국제금융센터는 소개했다. 즉 미국, 유럽 등에서 BaaS와 관련된 다양한 기업들이 출현하고 또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BaaS가 은행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들이 BaaS 플랫폼을 제공하는 댓가로 수수료 또는 공유형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IT, 핀테크 기업들에게 BaaS를 제공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새로운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은행들이 BaaS를 사용하는 핀테크 기업들과 협력해 기존 고객들에게 더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앞으로 BaaS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진단했다. 국제금융센터는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320억달러(약 34조8000억원) 규모의 기업 현금관리 사업을 위해 BaaS 플랫폼을 활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 일각에서는 현재 BaaS 구현 정도가 1%에 불과해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BaaS에 대한 기대와 전망은 비단 국제금융센터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 벤처 투자자들은 BaaS가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을 달구는 엔진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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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센터는 글로벌 은행들이 업무영역을 잠식해오던 핀테크의 공격에 맞서는 차원에서 BaaS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오픈뱅킹 확산과 더불어 은행을 중심으로 BaaS 활용에 대한 논의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BaaS에 대한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11월 1일 신한은행은 일본 현지법인 SBJ은행의 자회사 SBJ DNX가 일본 금융 회사인 도쿄 키라보시 파이낸셜 그룹이 설립 준비 중인 디지털 전문은행에 클라우드 뱅킹 시스템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신한은행은 SBJ DNX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 및 API를 기반으로 다양한 외부 플랫폼과 연계하는 BaaS형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해 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신한은행이 BaaS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올해 4월 KB증권은 핀테크에 필요한 증권 인프라를 API를 통해 제공하는 BaaS를 도입하고 다양한 핀테크 업체와 상생을 위한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신한은행, KB증권 뿐 아니라 더 많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내년 BaaS 사업을 검토 또는 진출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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