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기 스프링클라우드 대표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자율주행차 상용화는 먼 미래의 일 같지만 이미 실전에서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들이 있다. 3년차 스타트업 스프링클라우드가 진행하는 자율주행 셔틀도 그중 하나다.

스프링클라우드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자율주행 셔틀 실증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운전대가 없는 레벨 4~5단계 차량을 제공해 15개 지자체·기관과 협력, 전국 각지에서 5000km 이상 거리를 운행하고 1만여 명이 직접 시승한 운영 경험을 확보했다.

송영기 스프링클라우드 대표에 따르면 국내외 시장에서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대표적인 분야로 로봇택시와 셔틀이 꼽힌다. 그가 셔틀에 주목한 건 로봇택시 관련 기술 개발은 아직 성숙되지 않아 단기간에 상용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로봇택시는 건물이 많고 도로가 복잡한 도심에서 당장 선보이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셔틀은 A와 B라는 장소가 있다고 했을 때 이 둘을 반복적으로 오가는 것이기 때문에 택시보다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동은 사람이 가진 기본적인 권리 중 하나인데 대중교통 서비스가 모든 사람한테 공평하게 제공되지는 않는다고 봤다”며 “버스 같은 경우는 운행 시간이 정해졌고 택시는 멀리 있으면 잡기 어려운데 셔틀은 공공성과 편리함을 보다 많이 제공할 수 있는 이동수단이라는 판단 아래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스프링클라우드가 자율 주행 셔틀과 관련해 차별화 포인트로 강조하는 것은 통합 관제 시스템 ‘스프링고S’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380가지 데이터를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전국 각지에서 운행되고 있는 차량들을 관리하는데 투입됐다. PC 웹사이트뿐만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접근성과 활용성을 높였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통합 관제 시스템 '스프링고S' [사진:스프링클라우드]

송 대표는 “통합 관제 시스템에서 핵심은 얻게 되는 데이터"라고 말한다. 수집한 데이터를 이를 필요로 하는 각 분야 사업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데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BM)로 키워볼만 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차량에 부착된 센서로 도로 상태에 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데 한국도로공사 등 관련 기관이나 기업들에 데이터를 가공해 줄 수 있다는 얘기다.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이동수단을 제공하는 것을 통합이동서비스(MaaS)라고 하는데, 스프링클라우드는 통합 관제 시스템이 있어야 제대로된 MaaS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차량 위치를 알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차량 상태, 탑승자 수, 잔여 좌석 등 세부 사항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스프링클라우드는 대구시에선 한정 면허도 취득할 예정이다. 현재 자율주행 차량은 도로에서 운행을 할 수 없다. 스프링클라우드는 규제 샌드박스와 규제 특구 사업(세종)으로 실증을 하고 있는 단계다. 일정 구간에서 운행에 대한 비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한정 면허를 취득할 경우 자율주행 셔틀  사업화에 한 걸음 가까워질 것으로 송 대표는 기대했다.

송 대표는 제조업체에서 10여년 간 근무하다 스프링클라우드를 창업했다. 그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어라운드뷰(차량에 부착된 4대의 카메라가 차량 주변을 360도로 한 화면에 보여주는 장치) 등 차량과 관련한 제조업 분야에 오래 있다 보니 이젠 완성차 하나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 완성차들이 가진 문제점들을 극복해가야 한다는 걸 더욱 체감할 수 있었다”며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이런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융합해서 해결해가는 걸 도전과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프링클라우드 자율주행 셔틀 '스프링카' [사진:스프링클라우드 페이스북]

앞으론 자율주행 차량을 직접 개발할 계획도 있다. 현재 실증 사업에 쓰고 있는 차량은 대부분 프랑스 업체 나브야 제품인데, 스프링클라우드는 이들 차량에 관련 시스템을 탑재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차량 한대당 6억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 스프링클라우드는 차량을 직접 제작할 경우 이 비용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프링클라우드 자율주행 셔틀은 대구, 세종 등지에서 10대 내외로 운행 중이다. 회사는 여세를 몰아 올해 차량을 20대까지 늘려 기반을 다져간다는 계획이다. 송 대표는 “앞으로는 자율주행차가 늘어나면서 기존 일반 자동차와의 문제가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는데 이는 한 업체에서 해결할 수 없는 만큼 분야를 막론하고 모빌리티 업계 내 협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며 “궁극적으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하는 회사로써 소프트웨어적으로 자율주행 차량들이 안전하게 운행될 수 있도록, 차량과 서비스를 연계시킬 수 있는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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