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인공지능 동향과 전망’을 주제로 열린 제281회 스마트 사회 지도자 포럼에서 이경전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드라마나 영화에서 인공지능(AI)이 생각, 의식을 가진 주체로 등장하는데 이런 AI 기계가 나올 거라 보는 건 오해입니다. 인간이 목표를 제시하면 목표 달성을 위해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게 AI라고 보는 게 맞아요."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가 AI의 미래에 대해 인간이 제시한 목표를 실행하는 역할을 부각하며 이제 기술보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AI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그는 3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인공지능 동향과 전망’을 주제로 열린 제281회 스마트 사회 지도자 포럼에서 "AI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인간이 만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AI라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7년 AI를 정의하며 ‘인간과 같은(Human-like)’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2019년에는 인간이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시스템이라고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개인적으론 여기에 더해 AI가 기계뿐만 아니라 인간과 환경을 지능적으로 만드는 방법론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AI를 지나치게 고차원 기술로 바라볼 필요가 없다는 것도 이 교수가 강조한 포인트. 그는 “많은 사람들이 AI는 석학들이 다루는 고급 기술로 생각하는데 AI 모델은 오픈소스로, 무료로 쉽게 접근이 가능한 경우도 많다”며 “시중에 나와 있는 AI 모델을 활용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가지고 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구글, 아마존 등 거대 테크 기업들의 성장 스토리를 예로 들었다. 그는 "이들 기업이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기술을 이해하고 어떤 사회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지에 집중하고 거기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며 "AI 관련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최근들어 AI는 자율주행 등 여러 산업 분야를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실수가 일어나도 무방한 분야에서부터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교수는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최적의 답을 구할 수 없는, 다루기 어려운 문제들은 존재할 것”이라며 “최적의 답을 찾지 못한다는 건 다르게 보면 컴퓨터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AI 역시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사업적으로도 새롭게 연구·개발을 해야 하는 곳에 AI를 적용하기보다 기존에 있던 것에 AI를 응용할 수 있는 쪽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페이스북 광고를 예로 들면 AI 알고리즘이 발전하면서 2주만 학습해도 사람이 타겟팅하는 것보다 나은 결과를 내며 실제 매출에도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광고 팝업창이 잘못 나가는 건 적합한 광고가 타겟 소비자에게 도달하지 못하는 것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데 생명과 직결되는 자율주행 부문은 이와 다르다. AI와 관련해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오는데 10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환자 유전자를 AI로 분석해 제공하는 ‘디지털미(DigitalMe)’ 사업도 유망하게 보고 있다. 그는 “건강이나 재무 등 개인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에게 조언을 줄 수 있는 서비스인데 중국에선 이미 디지털미 사업이 활발한 추세인 만큼 성장세를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281회 스마트 사회 지도자 포럼 후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도산아카데미가 주최하고 도산아카데미 스마트포럼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스마트 사회 지도자 포럼은 지식 정보 사회 지도자 양성, 마인드 확산, 분야별 촉진, 정책 대안 제시 등을 목표로 포럼을 개최해 왔다. 

이날 포럼에는 김철균 디지털투데이 대표 겸 도산아카데미 스마트포럼 운영위원장 등 50명이 참석했다. 오는 8월 7일 개최될 282회 포럼에는 질병관리본부 대변인을 맡았던 박기수 고려대학교 환경의학연구소 교수가 ‘코로나와 글로벌 위기’를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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