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겨냥 K전기차 동맹…현대차-SK온·LG엔솔 연합

SK온과 35GWh 규모 합작 발표…2026년 美 IRA 요건 충족 LG에너지솔루션과도 5월 중 합작 발표될 듯 전기차-배터리 윈윈…북미 전기차 시장 판도 넓힐까

2023-04-27     고성현 기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정의선 현대차그룹이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 대응을 위해 K배터리 기업과의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한다. 이번 주 SK온과의 합작법인(JV) 설립 발표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도 협력이 유력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5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양사가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배터리 합작법인을 건설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합작법인은 양사가 지분 50%씩 각각 출자해 세우게 된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자동차(24.75%), 현대모비스(10%), 기아(15.25%)가 각각 출자해 합작법인 지분을 소유한다.

이번 협력으로 현대차그룹은 2026년부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 공제 요건을 맞추기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추게 됐다.

미국 IRA 규정에 따르면 북미 시장에 판매되는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북미 현지에서 조립돼야만 하며, 이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 등 부품이 일정 비율 이상 북미 혹은 미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생산돼야만 한다. 이로 인해 현지 조립 요건을 맞추지 못한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 5·6, 기아 니로EV 및 EV6 등 주력 차종이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북미에서 생산하게 된 GV70 전동화 모델도 장착된 배터리가 SK온의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탓에 올해 보조금 대상에서 빠졌다.

현대차그룹은 SK온과의 합작 추진으로 2026년부터는 전기차 세액공제를 위한 요건을 전부 충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지아주에 건설하는 전기차 전용 공장이 2025년 양산을 앞두고 있고, SK온과의 합작법인 가동도 2025년 하반기가 목표인 덕분이다.

올해부터 요건 충족 이전까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현대차 아이오닉 브랜드와 기아 브랜드 파워를 통해 방어하는 한편, 상업용 차량과 리스 차량 등에서 보조금을 받아 유지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SK온과의 합작법인이 2025년 하반기 생산 시 발생 가능한 배터리 수율에 따른 출하량 감소 부담도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로서는 2025년께 북미 내 합작법인의 총 생산규모를 초과하는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을 예정이기에 공급이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이번 합작 발표는 SK온에게 있어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SK온은 지난해 미국 조지아 1공장 수율 이슈 이후 포드-튀르키예 합작공장 설립 무산, 포드 F-150 라이트닝 배터리 결함 등 이슈가 발생한 바 있다. 배터리 산업 후발주자로 나선 상황에서 국내 채권·금융시장마저 불황으로 접어들며 투자금 확보라는 과제를 떠안기도 했다.

이번 발표로 SK온은 국내 기업인 현대차와의 장기적인 파트너십으로 포드 외 안정적인 고객사를 추가 확보하고, 그동안 떠올랐던 우려도 다소 불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합작법인(JV)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은 5월 10일께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안건을 의결할 전망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SK온과 연 25GWh, LG에너지솔루션과 35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세울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로는 SK온이 연간 35GWh 규모 공장 물량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과는 어느정도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지 주목된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SK온과 합작을 통해 하이니켈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받을 전망이다.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단결정 양극재를 채택한 배터리가 탑재될 것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