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노트북 시장 판매 1위, 전 세계 데스크톱 판매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에이서가 한국 시장에서 과연 얼마나 힘을 쓸 수 있을까?

에이서는 20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소비자들의 마움을 움직여 3년 내에 외산 컴퓨터 브랜드 중 1위를 차지할 것"이라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수년 전 슬그머니 한국서 철수할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일단 에이서 측이 가장 자신하고 있는 것은 '가격 대비 성능'이다. 아직 가격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에이서 측은 노트북 시리즈 아스파이어 타임라인 3810T와 1810T는 각각 80만~90만원, 아스파이어 원 D250과 751H는 각각 60만원대 후반과 50만원 대의 가격대에 포진될 것이라고 귀띔하고 있다.

이 정도의 성능에 이 가격대의 제품이 국내에 등장한다는 것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아스파이어 타임라인 3810T

소니 바이오 VGN-G35LN/B

CPU

인텔 코어 2 듀오 SU9400

 "

운영체제

윈도 비스타 홈 프리미엄

"

버스, 메모리

1066㎒, DDR3 4GB(최대 8GB*)

800㎒, DDR3 2GB(최대 4GB)

그래픽

인텔 GS45 익스프레스 칩셋

"

하드디스크

SATA 160GB*

"

배터리

리튬 이온, 8시간 이상 사용

", 최대 7.5시간 사용

크기, 두께, 무게

13.3인치, 0.92인치, 1.6kg

12.1인치, 0.90인치, 1.19kg

특징

다양한 입출력 포트

3면 탄소 구조, 방수 구조

가격

80만~90만원대

233만9900원**

* 일본 시장에 출시된 아스파이어 타임라인 3810T 기준
** www.sonystyle.co.kr 기준

위의 표는 아스파이어 타임라인 3810T와 동일한 CPU를 사용하는 소니 바이오 VGN-G35LN/B를 간략히 비교해 본 것이다. 두 노트북은 무게가 500g 가량 차이가 나는 것을 제외하면 성능은 거의 같다고 볼 수 있다. 

인텔 코어 2 듀오 SU9400 프로세서가 저전력 CPU인 관계로 둘 다 배터리로만 7~8시간 이상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소니 바이오 VGN-G35LN/B가 3면 탄소 설계로 더 튼튼하고, 침수에 대한 대비까지 되어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가격이 거의 2.5배나 차이가 나는 점은 눈에 확 띈다.

이러한 가격 파괴력이라면 에이서 측의 호언장담이 헛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저기 복병이 없을 수가 없다.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 것 중, 가장 발목을 잡는 것은 한국 사용자의 ‘외산 PC의 사후 서비스'에 대한 뿌리 깊은  '인식'이다.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이 워낙 서비스 문화를 탄탄히 다져온 까닭에, 한국 소비자들은 웬만한 애프터 서비스에 감동은커녕 당연한 것으로 여기기 일쑤다.

게다가, 에이서의 대리인 역할을 하게될 두고테크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악명 높은 애프터 서비스’(?)로 유명한 애플의 프리미엄 리셀러를 겸하고 있다는 것도 '첫인상' 측면에서 유리한 일은 아니라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여론을 의식한듯 이날 에이서 관계자들은 "단순히 애프터서비스 전문 업체를 고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에이서의 직원을 직접 파견해 서비스 품질을 관리하겠다"며 AS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기는 했지만, 실제로 그러한 난제를 헤쳐 나갈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는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또한, 이전에 잠시 한국에 들어왔던 에이서 제품들에 대한 애프터 서비스 문제와, 해외에서 구입해 사용중인 제품들에 대한 서비스 문제도 에이서 측을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커 보인다. 실제로 에이서 측도 ‘병행수입 제품은 애프터 서비스가 힘들 것’이라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상태다.

만약 에이서가 애프터 서비스 문제를 원활히 해결한다면, ‘중국산’이라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저평가돼 있는 이미지를 극복하는 것과 같은 나머지 사안들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에이서가 이런 걸림돌들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국내시장에 뿌리내린다면, 다른 브랜드들로서도 현재의 가격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선택의 폭 확대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적지 않은 이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초부터 홈쇼핑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국내 소비자 마음 잡기에 나설 에이서가 노트북 시장에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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