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커머스 정용태 부사장은 한 인터뷰에서 구글의 공동창업자 중 한명인 래리 페이지를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한국 시장에 매우 관심을 기울이면서 왜 한국 시장에서는 구글이 성공을 못하는지 너무 궁금하다고 했단다.
개인적으로도 최근 방한한 에릭 슈미트를 만나면서 ‘과연 구글은 한국에서 성공할 것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됐다. 그의 방한은 최근 구글코리아의 본격적인 행보와 맞물려 있어 관심거리였다. 구글코리아는 최근 전 어도비 이원진 사장을 신임 지사장으로, 조원규 전 오피니티 대표를 연구 디렉터로 선임했다. 사령탑을 만들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출발하겠다는 의미다.
에릭 슈미트를 만난 후에도 궁금증은 아직 풀어지질 않았다. 과연 구글코리아가 한국 시장에서 축배를 들 수 있을까? 당분간은 어렵지 않을까. 먼저 현재 구글의 국내 검색시장에서점유율은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등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이다. 너무 뛰어난 검색 결과에만 충실하다는 것이 우리나라 사용자들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
이어령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디지로그에서 ‘젓가락 정보모델’을 이야기한 바 있다. 상호의존성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정신이 이 모델에는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는 동양의 대표적인 정신이다. 새가 모이를 먹는 것처럼 적당한 크기를 한입에 젓가락으로 집어먹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동양의 문화다.
국내 포털들은 한국과 동양문화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검색창에 한 단어를 넣으면, 그와 연관된 모든 정보를 보기 좋게 정리하여 보여준다. 젓가락으로 하나씩 집어먹을 수 있도록.
또, 너무도 잘 알기에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실시간 검색어가 증거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 노성철이라는 이름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다. 누굴까? 구글을 검색해봤다.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 것들이 결과로 나온다. 네이버에서 노성철을 다시 검색했다. 노홍철 형이다. 아마도 노홍철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나와 재미를 선사했나보다. 이처럼 국내 포털들은 사용자들이 원하는 결과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구글은?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면, 구글은 한국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펼치지 못할 것이다. 구글의 한국 시장 전략이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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