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은 11일 정보통신부의 번호통합정책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고 정통부의 정책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지난해부터 EV-DO 리비전A 상용화 준비를 해왔던 LG텔레콤은 “전기통신사업법 전기통신번호관리세칙에 의거, 기존번호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통부가 상용서비스를 목전에 두고 번호관리세칙을 변경하겠다는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LG텔레콤은 “010번호통합정책에는 적극 찬성하지만, EV-DO 리비전A가 기존 EV-DO 리비전0과는 다른 서비스인지, 아니면 새로운 서비스인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해줄 것”을 정통부에 요청했다.

SK텔레콤과 KTF는 지난 2002년 11월 당시 EV-DO(리비전O)를 개시하면서 3세대 IMT-2000서비스라고 대대적으로 공표한 바 있고 이후 광고와 홍보를 줄기차게 전개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LG텔레콤은 SK텔레콤이나 KTF와 마찬가지로 LG텔레콤에서 11일 상용서비스를 개시한 기술도 EV-DO(리비전A)도 EV-DO이고 단지 동일한 EV-DO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LG텔레콤은 동일한 EV-DO 시스템인 데도 불구하고 유독 자사의 EV-DO서비스만 010번호를 부여하려는 정통부의 정책은 소비자간의 형평에 어긋날뿐만 아니라 원칙과 기준에 혼란을 줘 소비자의 불만에 봉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EV-DO 리비전0과 EV-DO 리비전A의 관계는 동일한 시스템이고 단지 데이터 전송속도만 업그레이드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송속도의 차이에 따라 버전만 다른 것인데, EV-DO 리비전A만을 010번호를 부여하는 것은 EV-DO 리비전A를 EV-DO로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정통부가 번호관리세칙을 변경하고자 한다면 EV-DO 리비전0과 EV-DO 리비전A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설명이다. 동일한 EV-DO시스템을 어느 사업자는 되고 어느 사업자는 안된다고 한다면 특정사업자에게 특혜를 준다는 저항에 부딪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만약 번호관리세칙이 개정돼 LG텔레콤의 EV-DO에만 010 번호를 부여한다면 기존 LG텔레콤의 750만(기존번호 340만명) 가입자는 모두 010으로 전환해야 하는 역차별 상황이 초래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내년부터 LG텔레콤은는 새로 출시되는 대부분의 단말기에 EV-DO 기능을 장착할 예정이기 때문에 휴대폰을 분실하거나 고장이 나서 단말기를 교체하더라도 기존번호(01X)를 모두 010으로 바꿔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기존 주파수(800MHz, 1.8GHz) 대역으로 EV-DO인 준과 핌을 제공하는 SK텔레콤과 KTF는 WCDMA(HSDPA)를 선택하지 않고 그대로 준과 핌을 사용하면 기존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다. 오로지 LG텔레콤의 EV-DO를 사용하는 가입자의 소비자 편익만 실종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주파수 대역에서 LG텔레콤 가입자만 모두 010으로 전환해야 하고 SK텔레콤과 KTF는 기존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과연 소비자 편익인가?라고 반문했다.

LG텔레콤은 11일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그동안 충분한 시간을 갖고 번호정책을 검토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조급하게 EV-DO리비전A 가입자에 대해서만 번호관리세칙을 변경하려고 하는지, EV-DO 리비전A가 기존 EV-DO 리비전0과는 다른 서비스인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 줄 것”을 정통부에 재차 촉구했다.

윤성규 기자 sky@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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