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2.0, 첫 제안자’ 앤드류 맥아피에게 듣는다

“웹2.0과 엔터프라이즈2.0의 차이는 무엇일까 ?”
“엔터프라이즈2.0은 어떤 것이고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국내 IT 업계 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정확한 해답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아직 개념이 완벽하게 정립된 것도 아니고 실제 국내에서 뚜렷한 구축 사례를 찾아보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IT 전문가들 중에도 막연하게나마 엔터프라이즈2.0에 접근을 하지, 명확히 무엇이라고 규정하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웹2.0과 엔터프라이즈2.0과의 차이는 분명한 어조로 말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다. 미국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의 앤드류 맥아피 교수는 질문을 하자마다 막힘 없이 대답을 한다.
“웹2.0이 문화와 프로세스를 다수의 사용자들이 제공하는 것이며 기업은 기술을 중심으로 일부 프로세스를 제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웹2.0에서는 2.0 기업이 의도하지 않는 새로운 기회가 생겨난 반면 엔터프라이즈2.0에서는 기업이 의도하는 기회와 이런 기회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그 차이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이유는 맥아피 교수가 엔터프라이즈2.0이라는 용어를 처음 전파시키기 시작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엔터프라이즈2.0을 논의하다보면 맥아피 교수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앤드류 맥아피 교수가 말한대로라면.” 이런 식이다. 맥아피 교수는 지난 해 엔터프라이즈2.0을 제시하며 업계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엔터프라이즈2.0을 사회적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라고 정의하고 소셜미디어와 위키(Wikis), RSS 등을 이용해 새로운 기업지식 경영 패러다임으로 가기 위해서는 6가지 구성요소(SLATES)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서 열리는 엔터프라이즈2.0 세미나의 단골 기조연설자로 엔터프라이즈2.0을 업그레이드시키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맥아피 교수는 미국 매샤츄세츠주 캠브릿지 시에 있는 학교 교수실에서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이와 별도로 서면 인터뷰와 블로그를 통해 엔터프라이즈2.0에 대한 핵심요소와 향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유진상 기자 jinsang@ittoday.co.kr

엔터프라이즈2.0을 가장 먼저 제시했다. 진정한 엔터프라이즈2.0이란 무엇이라고 보는가. 또 그 핵심은 무엇인가.
엔터프라이즈2.0은 기업 내부 또는 기업 대 기업 간에 사용되는 새로운(emergent) 사회적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사회적 소프트웨어는 사람들이 회합, 연결 또는 협업할 수 있는 컴퓨터를 이용한 통신이 가능하게 해주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생성 할 수 있게 해준다. 플랫폼은 사람들의 기여와 상호작용이 전 세계적으로 가시화되고 영속되는 디지탈 환경을 뜻한다. 이머전트는 사람들의 상호작용의 패턴과 구조가 시간이 지나 가시화 되는 방법을 포함하는 자유형식의 소프트웨어를 뜻한다.
자유형식이란 ▲선택이 가능하고(Optional) ▲업무 흐림이 자유로우며(Free of up-front workflow) ▲평등하거나 무난한 형태의 조직 특성(Egalitarian, or indifferent to formal organizational identities) ▲다양한 종류의 자료 수용이 가능(Accepting of many types of data) 등의 특성을 갖고 있다.

지난 해 엔터프라이즈2.0을 제시한 지 1년이 훌쩍 지나갔다. 초기에 엔터프라이즈2.0과 현재의 엔터프라이즈2.0에서 변화한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가?
엔터프라이즈2.0의 개념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loan Management Review)에서 ‘엔터프라이즈2.0:새롭게 떠오르는 협업(Enterprise 2.0: The Dawn of Emegent Collaboration)’이 출간되고 많은 인식 변화가 있었다고 본다. 예전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엔터프라이즈2.0의 기술, 툴, 방법론과 철학 등을 학회, 블로그, 웹사이트, 학회, 기사 등을 통해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많은 기업들이 단지 논의가 아닌 실제 엔터프라이즈2.0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해 MIT에 기고한 리포트를 보면 말미에 엔터프라이즈 2.0 도입시 문제점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문제점이란 무엇인가.
먼저, 언로를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반대 발언이 회사의 블로그에 올라왔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또 누군가 기밀 누출 가능성이 있는 글을 버젓이 올려놓았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
다른 문제는 최근 들어 엔터프라이즈2.0 자체가 IT 관련 기업 그리고 관련 기술자들에 한정되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엔터프라이즈2.0 관련 툴을 사용하는 기술자들조차도 아직까지 이메일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것이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업이 기울여야 한다고 보는가.
아직까지는 지켜볼 수밖에는 없을 것 같다. 특정 메인 기업들은 많은 자본과 시간 그리고 에너지를 소비해 엔터프라이즈2.0의 인프라스트럭처를 적용했음에도 이들의 파트너들은 여전히 엔터프라이즈2.0을 알지 못하거나 원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블로그, 태그, RSS등이 협력의 핵심 기술로 점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기존의 지식관리시스템과 엔터프라이즈2.0의 차이가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엔터프라이즈2.0 시스템은 각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평등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고객관계관리(CRM), 전사자원관리(ERP), e프로큐어먼트, 공급망관리(SCM) 등 기존의 IT 시스템들은 매우 복잡하고 사람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닌 레거시 시스템의 통합을 위해 만들어졌다.
많은 기업들의 IT 시스템은 매우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고 특정업무에 고정돼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IT 솔루션을 추가로 설치하지만 이는 오히려 IT 기반 구조의 복잡성을 더 늘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 기존의 시스템은 복잡한 교육 과정을 거쳐야만 사용이 가능하고 자유도가 매우 떨어진다.
물론 ERP등의 거대한 시스템이 기업의 생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기대치에 비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기존 레거시 시스템의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 추가로 설치되는 각종 ERP등의 시스템은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을 가능하게 하지만 사용자의 편의성을 제공하지 않을 뿐더러 기업의 생산성 증대에 큰 영향이 없다. 엔터프라이즈2.0은 이전의 시스템에 비해 사용하기가 매우 쉽고 이해가 쉬운 강력한 웹2.0 기술을 기반으로 다진다는 것이며 블로그, 위키, 태그, RSS 등이 좋은 예다.

미국의 엔터프라이즈2.0 도입 사례 중 가장 추천하고픈 곳은 어디인가. 또 왜 그런가.
시애틀에 위치한 AARF(Avenue A|Razorfish)라는 쌍방향(interactive)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있다. 1000여명의 임직원이 있다. 이 회사의 흥미로운 점은 내부망에 있다. AARF는 직원들이 최신 뉴스 등의 정보를 획득하는 전통적인 정적 내부망이 엔터프라이즈2.0 방식으로 변환되어 사용되고 있다. 
AARF의 메인페이지를 보면 키워드로 태깅된 각종 다큐먼트가 업로드돼 있고 알파벳순으로 정리되고 인기도에 의해 폰트 사이즈가 정해진다.
AARF 임직원들은 태깅 방법을 이용하여 흥미로운 사진, 새로운 주제 등을 동료와 나눈다.  태깅되어 업로드 된 자료는 북마크 썸네일(bookmark thumbnail)사진 또는 헤드라인으로 보여줘 다른 직원이 손쉽게 찾을 수 있게 한다.

엔터프라이즈2.0은 웹2.0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트렌드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앞으로의 전망을 부탁한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상으로 봤을 때, 그 확산도가 멈춰지지는 않을 것이다. 블로그, 위키, 태그, RSS 피드 등은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기업 내부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웹2.0의 기술들이며 회사의 중요 임원의 승인 하에 사용되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엔터프라이즈2.0의 툴, 기술, 철학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그 증거로 각종 학회, 인터뷰, 기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현재 엔터프라이즈2.0의 여세는 식을 줄 모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현재의 모든 기업들이 엔터프라이즈2.0 툴을 설치하고 사용할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엔터프라이즈2.0이 향후 몇 년후가 되면 약 80%의 기업들이 이를 도입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실제 시장기관의 예상처럼 이뤄질 것이라고 보는가.
3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먼저 여전히 엔터프라이즈2.0은 IT 전문 기업들에 의해 유지되며 기술이 진보하지만 비 IT 기업과 사용자들은 기존의 이메일 등의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1.0과 2.0의 공존을 유지할 것이다.
두 번째는 주류시장(Spotty mainstream penetration)으로의 엔터프라이즈2.0이 확산될 것이다. 주류시장의 기업들은 엔터프라이즈2.0에 필요한 투자를 진행할 것이다. 이는 돈, 시간, 그들의 에너지를 포함하며 엔터프라이즈2.0 하부구조를 성공적으로 구현하여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다른 작은 경쟁자들은 엔터프라이즈2.0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뒤떨어지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체적으로 확산(Deep Penetration)될 것이다. 블로그, 위키(wikis), 태그(tags), RSS 등의 기술이 협업의 핵심 기본이 되고 많은 기업들에 의해 사용됨으로써 엔터프라이즈2.0은 모든 기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을 뜻한다. 
중요한 점은 현재 엔터프라이즈 2.0의 개념이 어느정도 동의되어 좁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엔터프라이즈2.0 개념을 인지하기 시작했고 현재도 엔터프라이즈2.0은 발전하고 있다.


앤드류 맥아피 교수는....
앤드류 맥아피 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BS)에서 기술과 운영관리를 전공하고 있다. 그는 매니저들이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비즈니스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가 최근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엔터프라이즈2.0을 가장 먼저 제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06년 봄, MIT의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loan Management Review)에서 ‘웹2.0의 기술과 사상(참여, 공유, 개방)을 기업적 측면에서 활용하자’라며 엔터프라이즈2.0을 최초로 제안했다.
실제 그가 가장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웹2.0 기술을 어떻게 기업에 적용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또 그는 HBS 사이트에 직접 엔터프라이즈2.0과 웹2.0, SOA 등에 관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비즈니스와 임원들에게 그 효과를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2.0이란
2004년 웹2.0이 등장하고 미처 소개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2.0 용어가 생겨났다. 이로인해 정확한 개념과 의미의 혼동이 생겨났고 일부에서는 UCC, 블로그, 위키피디아 등의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2.0의 전부라는 착각을 낳았다.
때문에 엔터프라이즈2.0 역시도 단순히 기술을 말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엔터프라이즈2.0은 단순한 기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2.0의 구성요소인 문화, 프로세스, 기술이 기업 내/외부에서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새로운 기회를 넘어서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여기서 문화는 기업의 기존 업무와 조직을 중심으로 한 문화가 아니며 기업의 구성원, 고객 등 사람을 중심으로 한 문화다. 프로세스도 업무 효율성을 중시한 프로세스가 아닌 사람의 실제 행동과 생각을 반영한 새로운 프로세스를 말한다. 그리고 기술은 이러한 문화와 새로운 프로세스를 효과적으로 실행 가능하게 구현해주는 핵심이다. 앤드류 맥아피 교수는 “단순히 SOA, SaaS, Ajax 등의 신기술을 사용하는 것만이 엔터프라이즈2.0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맥아피 교수는 웹2.0의 핵심도구 중 하나인 소셜미디어와 위키(Wikis), RSS 등을 이용해 새로운 기업지식 경영 패러다임으로 가기 위해서는 6가지 구성요소(SLATES)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것은 검색(Search), 연결(Links), 제작(Authoring), 태그(Tags), 확장성(Extension), 신호(Signals) 등이다.

[IT TODAY 2007년 9월호 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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