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국 코리아에서 가장 어려운 대우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IT 전문직 기술자, 소위 개발자들인 것은 모두가 다 안다. 그러나 이를 시정하려고 하는 움직임은 없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앞으로 IT강국이라는 단어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IT 개발자들의 열악한 근무 조건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월화수목금금금의 생활은 모두를 지치게 한다.
IT 프로젝트는 대개 대기업 SI가 맡고 SI는 이를 개발업체에 하도급을 주고, 개발업체는 또 프리랜서 개발자들을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100원짜리 프로젝트가 60원이 된다. 프로젝트의 공수는 대체적으로 SI의 방법론에 의해 산정하는데, 이것 자체가 저가 수주를 목적으로 한다면 사람수를 줄이고 월단가를 줄이는 방법뿐이 없다. 따라서, 저가 수주의 피해는 고스란히 개발자 및 개발 업체가 전가가 된다.
IT개발자의 이직현상이 뚜렷하다. 현재 대형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동시에 여러 업체가 진행하고 있다. 개발자가 부족하다.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개발자의 단가는 현실화되고 있지 않다. 아마도 당분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은 오프쇼어(off-shore) 개발이다. 인도, 중국에 개발을 맡기는 것이다. 최근 남북 경협에서 IT개발을 북한에 주는 문제가 나오는 이유도 이러한 현상에서 기인한다. 오프쇼어 개발에서 중요한 이슈는 단순 코딩 작업을 맡긴다는 것인데, 실제로 이는 불가능하다. 현재 개발자들이 단순 코딩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설계의 대부분을 개발자들이 담당하고 있다. 오프쇼어개발에서 업무의 비밀과 노하우가 빠져 나갈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를 해결하는 몇가지 방안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은 IT 전문 계약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사실 아주 근본적인 문제는 고객사에서 프로젝트를 SI에 주는 이유는 내부 전문가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SI에 주더라도 내부 전문가가 부족하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요구사항이 자주 바뀐다. 그러나 고객사에서 IT 전문가를 뽑기가 어렵다. 정원이 없고 기존 직원과 임금에 대한 형평성문제가 있다. 또한 현재 노동법하에서는 계약직으로 뽑으면 2년이내에 무조건 채용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직장의 개념이 평생 직장에서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정당한 대우와 원하는 일을 하는 것에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따라서 IT전문가를 계약직으로 채용하되 2년이후 무조건 채용이라는 조건을 없애고 사용자와 계약자 당사자가 서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면 될 것이다.
미국서는 IT분야에는 매우 많은 계약직이 존재한다. 소위 콘트랙터(Contractor)라고 부르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1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데, 6개월, 9개월 짜리도 있다. ‘Contractor for Hire’ 같은 것은 계약 종료 후 사용자 및 계약고용자가 서로 원하면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기도 한다. 봉급은 시간당 계산한다. 물론 회사가 요구해서 시간외 업부을 할 경우 이를 인정한다.
이러한 콘트랙터 만을 모아서 회사를 만들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헤드헌터라는 써치 펌에서 하는데, 이 회사는 고객사와 계약을 맺어서 필요한 IT전문가를 제공한다. 우리 나라의 소규모 개발회사와 다른 것은 프로젝트가 종료되면 자동으로 계약이 종료가 되며 더 이상 그 회사의 직원이 아니다.
IT계약자는 대제척으로 정식 직원 되었을 경우보다 약 50 ~ 70%의 연봉을 더 받게 된다. 따라서, 실력이 있다면 오히려 정식 직원 보다는 이 IT전문계약자(contractor)가 되려고 한다. 프로젝트 이후에 자신이 원하면 몇 달간 쉴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는 직업에 대한 근본적인 개념이 변하고 있다. 계약직이 갖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고 자신의 상품가치인 실력을 앞세운 전문계약직을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장동인  IT Today 칼럼니스트
서울 공대 원자핵 공학 전공.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컴퓨터공학 석사. VISA 인터내셔널 프로그래머, EDS 시스템 엔지니어, 어메리칸 에어라인 정보서비스 컨설턴트 등을 거쳐 한국 오라클 컨설팅 본부 이사, 시벨코리아 초대 지사장, SAS코리아 부사장, 딜로이트 컨설팅 전무 등을 거쳐 현재 제이디아이파트너스 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실무자를 위한 데이터웨어하우스가 있다.

[IT TODAY 2007년 9월호 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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