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에 사람이 없다. IT업계를 떠나고 있다. IT업종을 3D업종으로 분류할 만큼 인기가 추락하고 있고, 대학에서도 이공계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 IT를 전공한 학생들조차도 IT직업을 회피하고 있다. IT강국이라고 하는 한국에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흔히들 ‘저 출산 고령화 사회’에 따른 문제를 말하고 있지만, ‘저 IT인원, 고 IT 사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무엇이 문제인가
최근에 우리 회사도 직원 한 명이 퇴사를 했다.  퇴사 이유를 물었더니 IT가 이제 더 이상 하기 싫어졌다는 것이다. 무엇이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것일까?
몇가지 원인을 분석해 보면, 첫째로 노동강도가 높고 야근업무가 많은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둘째는, IT직업에 대한 저평가로 사기가 저하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일반인들은 IT전문가들을 ‘전산쟁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흔히 본다. 전산쟁이란 좋게 말하면 전문가를 표현하기도 하지만, 나쁘게 보면 전문기술자로서 내가 시키는일을 해주는 사람이라는 표현도 내포되어 있다. 셋째는 IT전문가에 대한 미래 비전이 불투명 하다는 것이다. 취업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공계 학생들이 타과 학생들보다 취직은 잘되고 취직해서 30대에는 열심히 일을 해서 위치를 인정받을 수 있지만, 40대~50대가 되면서 직장내에서 IT의 입지가 점점 좁아져 결국 IT를 떠나야 하는 입장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기업입장에서 보면, IT가 사업의 본질이 아니기 때문에 IT전문가에 대한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며 그들에 대한 체계적인 경력관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는 ‘지식정보사회 절정기’
약 60년 전에 ‘농업사회’라고 한적이 생각나는가? 농사지어서 자녀 대학보내고, 소 한마리 키워서 학비대고 살던 시절 말이다.  어느새 공장이 세워지더니 많은 젊은이 들이 농촌을 떠나 공장으로 갔다. 혹시, 40년전에 ‘공업사회’라고 한적이 생각나는가?  한창 공장에 다니고, 공돌이 공순이라고 떠들어 대던 시절 말이다. 이제는 약 20년전부터 ‘정보화 사회’라고 떠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 앞으로 앉아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전부터 사람들이 컴퓨터 앞을 떠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무엇인가 새로운 사회가 우리 앞으로 오고 있는 것을 느낄수 있다. 
몇 년전에 오라클의 래리앨리슨 회장이 한말이 기억난다. “내가 10년만 젊었어도 생명공학에 손을 대었을 것이다.” 어찌보면 이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IT비즈니스는 거의 다 완료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볼수 있다. 기업의 정보화 분야는 마무리되어 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는 IT를 기반으로 개인의 인생을 좀 더 행복하고, 재미있고, 아름답게, 오래살 수 있는 새로운 사회환경으로 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최소한 20년은 IT인원이 절실히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IT는 뷰티(Beauty) 해야 한다.
IT는 더티한 것이 아니라, 뷰티한 것이다. IT는 프로그램을 코딩하는 노가다가 아니라, 이 사회가 제대로 굴러가게 하는 원동력인 것이다. IT산업의 공황은 우리 사회의 공황으로 만들수도 있다.  결국, IT인력을 외국에서 조달하거나 IT기업마저 중국이나 인도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필자는 다음의 3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기업에서는 야근업무 등 열악한 IT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적절한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하다.
둘째, IT 종사자들은 전문 컨설턴트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IT전문가는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현업의 업무를 선도하고 컨설팅하는 비즈니스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이제 IT전문가 들도 비즈니스에 뛰어들어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선진 베스트프랙티스를 가지고 현업을 컨설팅해 가야 한다.
셋째, 정부는 IT 직업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프로그래머의 수명은 35세라는 말이 있다. 35세가 지나면 관리직으로 빠지거나 손을 놓아버린다.  IT직업에 대한 체계적인 캐리어패스를 만들어 IT종사자들이 일생에 걸쳐 IT에 종사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IT산업 장려정책을 마련하는 것은 어떨까.
앞으로 IT산업이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가고, 해외로 수출하는 효자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IT is beautiful !’


류승범 IT Today 칼럼니스트
한샘 마케팅 이사, 오라클 CRM 컨설팅 팀장 역임, 현재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UBCNS 대표컨설턴트

[IT TODAY 2007년 7월호 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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