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로서 비전에 한계가 있다고 느끼는가?’ ’자신의 실력을 시험해보고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길 원하는가?’ ’진정한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학위가 필요한가?’
 
카이스트와 카네기멜론대학(CMU)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공학석사(MSE) 과정에서 이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이 과정을 마치면 CMU와 카이스트 두 곳의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것. 비싼 유학비를 내고 미국에 머물며 공부할 필요도 없다. 치열한 이 과정을 통과한 학생의 실력 업그레이드는 당연히 뒤따른다. 

이단형 KAIST 소프트웨어 공학연구소장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한 이 과정은 지난 2000년부터 4년간 당시 정보통신부가 국내 SW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약 120명 정도의 계, 산업계, 연구계 인력이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던 CMU의 MSE 과정을 축소한 10주 과정을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한 데서 시작됐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국내 SW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체계의 필요성을 통감, CMU-MSE 과정을 그대로 들여와 개설한 것이 CMU-정보통신대학원(ICU)의 MSE 복수학위 과정이다.

지난 3월 ICU가 카이스트에 통합됨으로써 ’카이스트-CMU MSE’ 과정으로 재탄생했다.

통상 복수학위 과정은 한 학교에서 과정을 마치고 나면 그 후에 수강 허용과 함께 졸업이 가능하지만, 한국 전체 교수진은 CMU에서 MSE 과정을 맞아 강의한 경험이 있어야 하고, 교육과정은 CMU에서 운영하는 MSE와 동일한 일정, 커리큘럼을 따른다.

한국에서 CMU 학습 문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사전 교육과 더불어 1학기를 수업하고 2학기는 CMU 현지 학생과 함께 수강하며, 3학기는 국내에서 다시 진행돼 국내 기업이 제공하는 팀 프로젝트 완성도를 높이는 것으로 정규 강의는 끝을 맺는다.

마지막 한 학기는 현업에 복귀해 논문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보통 여기까지는 CMU 학생과 다를 바 없이 교수로부터 높은 학습 강도를 요구 받고, 팀 별로 지정된 멘토와 팀 프로젝트를 제공한 기업으로부터 프로젝트(스튜디오)를 정기적으로 점검 받는다.

결국, 모든 기준은 CMU의 기준에 맞췄지만 실제로는는 CMU보다 더 높은 학습강도가 요구된다. 국내 교육과정은 사전 교육기간에 기본 교육을 이수해야하고, 교육 중 지속적으로 영어능력을 평가하며, 졸업에 앞서 SCI급 논문을 제출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이단형 소프트웨어 공학연구소장은 "이 과정에 입문한 학생은 하루에 18시간은 공부해야 한다"며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를 겸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다만 "1년을 그렇게 공부한 후 한 학기 동안 논문을 쓸 때는 직장을 다니면서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때는 머리를 리플레시 하고 새로 태어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이 소장은 "이 과정을 겪고 나면 ’북극에 떨어뜨려도 살아남을 수 있는’ 실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같은 교육방법은  이단형 소장이 처음 제시한 교육모델. CMU에서 오랜 고민을 거듭했고 결국 반신반의하면서 진행했지만, 그 효과는 금새 입증됐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포르투갈이 동일한 교육방법을 도입했고, 인도 역시 도입 중에 있다는 전언이다.

졸업생에 대한 선호도 역시 매우 높아 대부분 졸업 전에 이미 일할 곳이 결정돼 있으며, 더 공부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어려움 없이 세계 유수의 박사 과정으로 진학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단형 소장은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대기업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졸업생 중 가장 많이 간 기업은 삼성"이라며 "카네기멜론대학이나 카이스트의 평판은 다들 알고 있기 때문에 졸업생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은 다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교육내용은 영어로 진행돼 지속적인 영어사용환경이 제공되기 때문에 교육을 마친 학생들은 언어 부담 없이 세계로 진출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이 과정에 도전할까.

이단형 원장은 "다양한 학생이 있다. 3년 이상 된 직장인도 있고, 대학교를 갓 졸업한 사람도 있고, 15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다가 인생을 바꾸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영어를 잘 해야하는 것은 필수"라고 밝혔다.

이 과정의 합격여부는 점수로 결정하지 않는다. 수업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카이스트와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각각 면접과 수업능력테스트를 통해 수업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교육이 좋다고 모든 상황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최근 경제적 어려움과 소프트웨어공학에 대한 필요성 인식 부족으로 인해 지원자가 매우 부족한 상태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한 두 해 겪는 일은 아니지만 MSE 과정으로 새롭게 더 높은 곳으로 날아 오를 수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얘기다.

과거 수년간 교육비 일부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았지만 더이상 혜택을 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일반 근로자가 4500만원에 이르는 전체 학비를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1년간 전일제 수업과, 4개월간 미국 현지 체류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가정이 있는 경우 2배 가량의 비용을 예상해야 감히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데 그 어려움이 있다.

물론 해외 유학을 결정했던 사람들의 경우는 비용이 큰 고민은 되지 않는다. 미국 현지에서 학교를 다니는 비용보다는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공부 할 수 있기 때문.

이같은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할 떄 이 과정은 매력적이다. 특히 미래의 높은 꿈을 갖고 도전할 준비가 된 개발자에겐 더욱 더.

송영록 기자 syr@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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