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반도체용 진공증착 장비 사업을 하는 넥서스비는 설립한지 1년밖에 안된 스타트업이다. 1년도 안돼 LG PRI 가스 인젝터 공동개발 수주, 연구개발 특구 R&BD 국책과제 선정, 캠틱 스마트RT-PCR 시제품 제작 선정, 투자 연계형 R&D 국책과제 선정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반도체 분야인 만큼 탁월한 기술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업력이 1년밖에 안됐지만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연구실에서 수년간 진행해 온 기술력을 토대로 창업을 했기 때문이다. 넥서스비를 창업한 주인공이 이 대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최학영 대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창업하는 경우도 있지만 넥서스비처럼 대학 실험실의 수년간 쌓은 기술력을 토대로 사업을 시작하는 기술벤처가 늘고 있다.

대학 실험실을 기반으로 한 넥서스비의 탄생 배경에는 한양대학교의 대학원생 테크 벤처 육성프로그램이 있다. 한양 테크벤처 육성프로그램은 대학 보유 특허기술과 참신한 대학원생 등 예비 창업자의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 선보이는 사업모델을 개발해 기술창업자를 배출시키는 것이다. 석박사, 연구원, 교원 등 고급기술자 창업을 양성하자는 것으로 학생창업의 선두대학인 한양대가 기술 창업 분야에서도 우위를 갖겠다는 포부다.

한양대는 대학원생 기술 창업자 배출을 위해 넥서스비처럼 대학연구실(Lab)을 활용한 기술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대학 연구실은 과학기술 교육 및 연구 역량을 결집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최학영 넥서스비 대표는 “특허 이전 매각 때와 창업시 학교의 도움이 컸다”면서 “한양대학교 기술지주회사로 들어간 것도, 창업 이후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로 된 것에도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지금 사무실도 한양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시제품 제작비 등 사업화 지원을 받고 있다.

최학영 대표가 도움을 받은 것은 기술창업 기업을 지속가능하도록 도와주는 한양대 글로벌기업가센터의 인큐베이팅 시스템이다. 우수한 대학원생 기술창업자로 선발되면 창업보육센터 내 최대 1년간 무료 창업 준비공간인 한양 스타트업 사우나에 입주할 수 있다. 무료 창업공간과 창업 멘토단을 통한 무료 코칭, 마케팅과 판로 개척, 투자 유치 등 지원을 해준다. 성장 가능성 높은 유망 창업 팀에게는 법인설립, 지식재산권 확보 등 제반 비용도 직접 지원한다.

▲ 한양대 창업멘토단이 대학 연구실(Lab)을 찾아가 석박사, 연구원의 창업코칭을 하고 있다.

한양대 테크벤처 육성 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별화는 자체 기술 이전 사업화 역량과 동문 네트워크 등 우수한 창업지원 인프라를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한다는 것. 특히, 동문후원 창업센터의 역할이 크다. 대학 최초로 동문과 대학이 힘을 합쳐 초기 기술창업자를 위한 전문 보육공간과 투자 등 체계적인 인큐베이팅을 제공하는 것이 타 대학과 차별화된 한양대 특유의 보육시스템이다.

이 덕분에 넥서스비 이외에도 한양대 대학원생들의 기술 창업이 늘고 있다. 대학원생 예비 창업자인 김영재(한양대 대학원 기계공학)씨는 한양스타트업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아이템을 발전시켜 소상공인을 위한 소셜매니지먼트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대학 연구실(Lab)에도 창업 붐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한양대 공과대학 융합전자공학부 김희율 교수 연구실에서는 실험실 창업을, 공과대학 신소재공학부 안진호 교수 연구실에서도 대학원생들의 창업 준비가 한창이다.

한양대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새로 발굴해 육성중인 대학원생 창업동아리는 9개팀(40명)이고 창업에 성공한 대학원생 창업기업은 6개사에 달한다.

넥서스비 최학영 대표는 “고부가가치 창출 영역에 꼽히는 기술창업은 아직도 어려운 분야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이기에 대학 내 기술창업이 촉진되기 위해서는 대학의 고급 기술 인력인 석박사, 연구원을 대상으로 한 테크벤처 육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구태용 한양대 글로벌기업가센터 팀장은 “대학의 체계적인 창업교육과 한양대만의 창업교육-멘토링-보육-투자 연계 등 독특한 한양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통한 창업자의 사후관리가 국내 최고 창업선도대학의 실적을 낳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는 전담멘토 2인을 기술창업 스카우터로 지정해 유망 기술창업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대학창업펀드를 통한 투자지원에 힘쓸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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