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드라마로 세력을 크게 불린 중국 대형 콘텐츠 기업의 기업공개(IPO) 소식이 대륙을 강타하고 있다.

한국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중국 온라인에서 방영해 한류 열풍의 주역 역할을 했던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愛奇藝·iQIYI)’의 2017년 상장 소식이다. 중국 검색 포털 바이두 산하의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는 중국 내 대형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중국의 다수 콘텐츠뿐 아니라 다수 한류 드라마와 예능 등도 방영해 유료 가입자 등을 확대해 왔다.

최근 사드 정국 아래 ‘한한령’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한류로 큰 수익을 낸 중국 콘텐츠 기업의 상장 소식이 들려오자 한국 콘텐츠 업계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아이치이의 상장 모금액은 10억 달러(약 1조2045억)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아이치이의 기업 가치는 50억 달러 가량으로 평가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 중국 증시의 대어급 IT기업 IPO 이목 집중...아이치이 콘텐츠 투자 가속

중국 언론 텅쉰커지(腾讯科技)가 전한 업계 인사의 예상에 따르면, 아이치이는 IPO 이전 전환사채 형식의 융자를 진행할 계획이며, 구체적인 융자 구모와 시기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이치이가 IPO를 통해 약 10억 달러를 끌어모을 전망이지만 최근 아이치이의 투자자와의 논의가 아직 수면 아래 상태에 있어 구체적인 숫자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텅쉰커지에 따르면 아이치이는 지난 10월 상하이에서 연례 마케팅 행사를 열었으며 2017년 많으면 100억 위안을 투자해 콘텐츠 구매와 제작에 나서겠다고 공표했다. 올해 2월 바이두와 아이치이 고위 임원은 아이치이 가격을 23억 달러로 제시했지만 바이두는 7월 공표를 통해 아직 거래 기관과의 거래 가격에 있어 의사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앞서 임원들이 내놓은 가격이 지나치게 헐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IPO에서 아이치이의 가치가 40억~50억 달러 규모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바이두 주주에 따르면, 이 정도 가격이 합리적이란 평가다. 아이치이의 기업가치에 대해, 상하이시장연구업체 86리서치는 58억 달러를 예상했다. 상대적으로 86증권이 텅쉰영상 비즈니스 가치는 74억 달러로, 요우쿠우 기업 가치는 47억 달러로 평가하고 있다.

▲ 한류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중국에서 세를 불린 아이치이의 기업공개(IPO) 소식으로 중국 콘텐츠 시장이 떠들썩하다. 아이치이 홈페이지 캡처

■ 실시간 인터넷 방송 인기에 유료 구독자 수 ‘2000만명’ 돌파

최근 아시아에서 온라인 실시간 방송 형식의 ‘라이브 스트리밍’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중국의 움직임은 매우 빠르다. 시장조사업체 앱애니(App Annie) 예측에 따르면 2017년 말 중국의 시장 규모는 5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아이치이는 올해 6월, 동영상 사업의 유료 구독 사용자 수가 이미 20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앞서 유료 구독 사용자 수가 2015년 12월 기준 월 1000만으로 늘어났으며 5월 기준 500만명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회원 가입 성과에는 ‘한류’가 큰 힘을 작용했다. KBS2가 방영한 송중기와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중국 온라인에서 실시간 독점 방영했던 아이치이는 유료회원을 통해 태양의 후예를 방영, 이를 통해 적지 않은 회원 모집 성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의 후예 누적 조회수가 26억 뷰를 돌파하는 등 실시간으로 드라마를 보려는 구독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아이치이 모든 영상 중 시청률 1위를 꿰차기도 했다.

중국 현지 언론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태양의 후예로 아이치이의 유료회원은 50% 이상 증가했으며 그로 인해 약 350억원 가량의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 덕에 아이치이의 유료회원수가 지난해 12월초에서 올해 3월까지 3개월 만에 1500만명으로 늘어난 이후 2000만명 돌파라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태양의 후예를 보려면 아이치이의 VIP 회원권을 사야하는데 1개월 회원권은 19.8위안(약 3544원)이며 3개월 회원권은 58위안(약 1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앱애니 데이터에 따르면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0월 사이 아이치이 앱의 매출은 중국엣 업계 1위를 차지했으며 텅쉰영상이 3위를, 요우쿠우가 5위를 차지했다.

■ 아이치이 손실로 바이두 실적도 후진
 
이전까지 아이치이는 ‘빛좋은 개살구’ 였다. 콘텐츠 공급 원가가 판매액을 앞서면서 손실 릴레이를 달린 바 있다. 바이두의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아이치이 콘텐츠 조달 원가는 8.3억 위안이었으며, 2014년 콘텐츠 조달 원가가 125.4% 뛰어 오른 19억 위안에 달했다. 하지만 2014년과 2015년 콘텐츠 조달 원가가 큰 폭으로 뛰어오르면서 2014년 1~3월 사이 아이치이의 콘텐츠 원가가 3.93억 위안이었으며, 2015년 1~3월 사이 콘텐츠 원가는 54.6%에서 6.08위안으로 뛰어 올랐다.

바이두 재무 보고서에 나온 아이치이의 2015년 매출액은 52.95억 위안으로 2014년의 28.73억 위안 대비 84.3% 늘었다. 하지만 아이치이의 2014년 매출액은 2013년 대비 13.45억 위안 증가해 113.6% 성장했다.

원가와 비용이 매출보다 높으면서 아이치이는 최근 3년간 영업손실 상태에 처하면서 손실이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아이치이의 2013년, 2014년, 2015년 손실액은 각각 7.43억 위안, 11.1억 위안, 23.8억 위안에 달한다.

아이치이의 원가가 끊임없이 상승하면서 이익률은 하락하고 있는 셈이다.  바이두의 2015년 3분기 영업이익은 25.12억 위안이며, 전년 동기 대비 35.9% 떨어졌다. 바이두의 2015년 3분기 영업이익률은 14%에 불과하며 2014년 동기에는 29%, 2013년 동기에는 38%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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