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는 자동차 전자장비 및 오디오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하면서 미래 먹거리인 커넥티드 카 진출은 물론, 모바일이나 가전 등에서 오디오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브랜드 가치 상승 등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만은 차세대 성장 사업으로 거론되고 있는 커넥티드 카에서 완제품(자동차)가 아닌 1차 공급업체로 나설 계획이다. 또한 모바일은 물론 가전, VR, 웨어러블 기기 등 삼성의 제품에 하만의 브랜드를 더해 Co-마케팅을 한다면 또 다른 프리미엄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의결한데 이어, 21일 하만 인수에 대한 공개 기자 브리핑을 서초사옥에서 열었다.

이 자리에서 디네쉬 팔리월(Dinesh Paliwal) 하만 CEO는 “(삼성전자와 하만은) 혁신을 중요하고 연구개발에 매진하며 기술을 시장에 빠르게 출시하는 점이 비슷하다”며 “하만은 전장산업, 삼성은 하만이 가지고 있지 않은 분야에서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강점을 가지고 있어 단번에 티어1(1차) 공급업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와 하만(Harman)의 미디어 브리핑에서 디네쉬 팔리월 하만 CEO가 발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텔레매틱스(Telematics), 보안, OTA(Over The Air;무선통신을 이용한 SW 업그레이드) 솔루션 등의 전자장비 분야 기업이다. 또한 JBL, 하만카돈(Harman Kardon), 마크레빈슨(Mark Levinson), AKG 등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오디오 브랜드 중에서 삼성이 완전히 가져가게 되는 것은 JBL, 하만카돈, 마크레빈슨, AKG 등이다. LG전자의 V20, G5와의 협업으로 유명한 B&O(뱅앤올룹슨)나 B&W(바우어앤윌킨스)의 경우 자동차 오디오 부문만 삼성이 인수하게 된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가격은 주당 112달러로, 인수 금액은 80억달러(한화 약 9조3천760억원)이다.

삼성전자는 하만의 대표 오디오 브랜드를 삼성의 가전이나 모바일, 웨어러블 기기들에 적용할 것이 유력시 된다. 그렇다면 하나의 초 프리미엄 브랜드군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LG전자는 이미 시그니처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해 백색가전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삼성은 하만의 오디오를 결합해 승부수를 띄우는 것으로 풀이된다.

디네쉬 팔리월 CEO는 “하만은 유럽과 미국에서 대표적인 오디오 브랜드를 많이 가지고 있다. 이를 삼성전자의 가전에도 접목할 경우 베스트 아이템 될 것”이라며 “데이터 분석을 통해 탄탄한 기반을 가지면, 삼성의 사업 부분에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 가능하다”고 전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하만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종환 삼성전자 부사장은 “현재 하만에 대한 인수계획만 발표한 상태며 인수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며 “2018년에 출시되는 삼성전자 제품에 하만의 기술이 적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한 것은 전자장비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것이지만 삼성은 이날 완성차가 아닌 티어1업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종환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고객사가 완성차 업체다. 삼성이 완성차 사업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하만 인수가 부품 사업을 제대로 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하만을 인수하면서 B2B(기업간 거래) 시장도 기대하고 있다. 손영권 삼성전자 사장은 “사실 삼성전자가 B2B분야를 잘 못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삼성의 모빌리티, 연결성, 5G 등 기술력을 이미 B2B 마켓을 가지고 있는 하만과 함께하면 B2B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린 한양대 교수(경영학)은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로 인해 삼성이 성장가치가 높은 커넥티드 카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것”이라며 “TV의 경우 그동안 화질로 승부를 해왔다면 앞으로는 음향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자동차 분야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삼성이 큰 효과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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