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자장비 및 오디오 전문 기업인 하만(Harman)을 인수한다. 인수 가격은 주당 112달러로, 인수 금액은 80억달러(한화 약 9조3천760억원)이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전격적으로 인수하고 나선 이유는 커넥티드 카 사업 진출은 물론,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4일 이사회에서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오디오 분야 전문기업 하만 인수를 의결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인수합병은 지난달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이후 첫 대규모 합병이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신성장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텔레매틱스(Telematics), 보안, OTA(Over The Air;무선통신을 이용한 SW 업그레이드) 솔루션 등의 전자장비 분야 기업이다. 또한 JBL, 하만카돈(Harman Kardon), 마크레빈슨(Mark Levinson), AKG 등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오디오 브랜드 중에서 삼성이 완전히 가져가게 되는 것은 JBL, 하만카돈, 마크레빈슨, AKG 등이다. LG전자의 V20, G5와의 협업으로 유명한 B&O(뱅앤올룹슨)나 B&W(바우어앤윌킨스)의 경우 자동차 오디오 부문만 삼성이 인수하게 된다.

 

하만은 원래부터 B&O와 B&W의 경우 오디오 전 사업부가 아닌 카오디오 부문만 보유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LG전자가 스마트폰 부문에서 B&O와 계속 협업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하만을 9조3천760억원으로 인수하게 되는데,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번 인수가 삼성전자 기존 제품과의 연동 서비스를 통해 브랜드 가치 상승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TV 등 가전 부문과 스마트폰, VR, 웨어러블 등 각종 자사의 제품들에 하만의 음향기술과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나오는 제품들에 하만 브랜드를 하나씩 붙여가며 Co-마케팅을 한다면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자동차 전자장비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자율주행차, 커넥티드 카 등 스마트카용 전장 시장 규모는 연간 13%씩 성장해 지난해 542억 달러에서 2025년이면 1천864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삼성전자는 단숨에 자동차 전자장비 분야의 선두권 업체로 올라서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등기이사 선임 이전부터 이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집중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다.

한상린 한양대 교수(경영학)은 “이번 빅딜로 인해 삼성전자가 성장가치가 높은 커넥티드 카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TV의 경우 그동안 화질로 승부를 해왔다면 앞으로는 음향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자동차 분야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IT경영학)은 “앞으로 커넥티드 카나 자율주행차는 계속 성장하게 될 시장”이라며 “구글도 여기에 진출하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를 통해 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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