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정부의 창조경제 프레임으로 벤처·스타트업 투자 활성화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삼성 갤노트7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대기업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제 시스템은 위험요소가 크다.

이에 벤처기업을 경제 동력으로 만들어야 된다는 것에는 학계, 업계의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목적은 같아도 방법론에 대해서는 차이를 보인다. 우선 생태계 파이를 최대한 키우자는 의견과 떡잎부터 다른 기업을 발굴해 집중적으로 지원하자는 주장이다.

우선 현재와 같이 통계를 위한, 보여주기 식의 무분별한 스타트업 지원은 멈춰야 된다는 의견은 다음과 같다. 파이를 키우기 위해 비슷한 수준의 기업들이 난립한다면 이는 과거 2000년대 초반 발생했던 벤처 거품 현상과 다를 바 없고, 서로 다 제살 깎아먹기 식의 경쟁이 이뤄져 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스타트업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앱, 숙박앱 기업 등 규모가 어느 정도 커지고 안정화된 기업들마저도 서로 소모적인 난타전을 벌이고 있어 스타트업 업계 전체가 서로 비방하는 것이 주 특기인 통신업계처럼 변해간다는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며 “같은 사업 군에 라이벌이 있으면 선의의 경쟁으로 소비자와 기업들 모두 윈윈할 수 있지만 난립하게 되면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고 전했다.

▲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 방법론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나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창업 생태계를 최대한 키우고 많은 플레이어들이 참여해 공정한 경쟁을 펼치는 구조를 만들어야 된다는 주장들도 많다. VC 업계 한 관계자는 “인구가 많을수록 천재들이나 미남 미녀가 많이 나오는 것처럼 스타트업 창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최대한 지원, 그 중에서 한국의 구글, 페이스북이 나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벤처기업들만 선정해 집중 지원해준다고 하면 공정성 측면에서 의문이 제기될 것이고 과거 70~80년대 특정 기업들을 키워줘 현재의 재벌경제시스템을 만든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같은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의견 차이다.

우선 IT 벤처 경험이 있는 안철수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재 정부처럼 창업자금을 대주고 창업기업 숫자를 늘리는 데만 집중하는 수준에 머무른다면 몇 년 뒤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청년들만 양산할 뿐"이라고 정부의 창조경제와 벤처 지원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10일 벤처기업을 위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팁스(TIPS) 타운을 방문해 “현재 박근혜 정부가 벤처 창업에 대한 지원은 잘 노력하고 창업기업 숫자도 늘어나 이 부분들은 잘하고 있다”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더욱 발전시켜나가야 할 일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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