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중국 하이얼은 최근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세탁기를 연구개발해 냈다. 이 세탁기는 늦으면 오는 연말 경 발표돼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소식은 중국 세탁기 업계의 기술 혁신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을 것으로 중국 언론은 기대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세탁기 업계는 시장 침체와 평균 판매가격 하락 등 상황에 맞서고 있다. 이에 기존처럼 규모를 늘리거나 가격을 내리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을 체감하고, 시장 환경과 소비자 요구에 대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눈에 띄는 기술 진보가 이뤄지고 있으며 기업간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주목할만한 기술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 ‘격동의’ 세탁기 업계

최근 중국 세탁기 업계는 그야말로 격동의 세월을 지나고 있다. 가전 업계의 소비를 증진하는 각종 정책이 시효를 다한 이후, 세탁기 업계가 성장 정체 시기로 접어든 것이 가장 큰 배경이다. 중국가전망은 “거시 경제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가전 기기 시장 소비 역시 침체된 지금은 세탁기 업계가 ‘뉴노멀(중국어로 신창타이)’ 시대로 옮겨가게끔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시장 상황이 각 기업의 연구개발 속도를 오히려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에 열린 2016 중국 세탁기 업계 고위 포럼에서 중국 국가정보센터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1~7월 중국의 주요 도시 세탁기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6.1% 줄어들었다. 판매액은 6.91% 줄어들었으며 2년 연속 감소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TCL, 스카이워스 등 주요 흑색 가전 기업들이 여러 해 동안 브랜드, 유통, 자금 등 우위를 점하며 세탁기 등 백색 가전 영역에 침투해 들어왔다. 중국 가전기업 거리(格力)도 에어컨 공룡이지만, 세탁기 시장에 진입할 태세다. 이러한 ‘신진세력’이 등판하는 것은 중국 세탁기 업계 경쟁을 과열시키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 경기가 하강하는 시기에 경쟁 참여자는 늘어나는 이같은 상황에 각 기업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부득불 가격을 낮추며 대응해 왔으며 이는 업계를 더욱 나락에 빠지게 했다. 또 이러한 상황이 드럼 세탁기 분야 경쟁 역시 심화시켰다.

이러한 상황에 맞서 세탁기 업계는 ‘죽음의 순환’을 벗어나기 위해 제품을 업그레이드 할 수 밖에 없다고 절감, 구조적인 발전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기 시작했다.

중국가전망에 따르면 중국 LG전자의 마케팅 총괄 숭쥔(宋君)은 “최근 세탁기 시장이 큰 압박에 직면하고 있지만 세부적인 분야의 하이엔드 시장에 아직 큰 희망이 있다”고 밝혔다.

▲ 최근 중국 세탁기 제조사들이 '물이 필요 없는 세탁기' 등 주목할 만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도 이들 중국 업체의 기술경쟁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사진=삼성전자, LG전자)

■ 기술 경쟁 치열

세탁기 시장의 침체에 맞서 세탁기 기업들은 각종 기술 돌파구를 찾고 있다.

중국 기업 샤오톈어(小天鹅)는 스마트 세탁물 투입 기술을 통해 업계의 선봉에 서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LG전자 하이얼, 하이센스 등 기업 역시 분리 세탁 기술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중국가전망은 “LG전자의 트윈워시는 세탁기를 분리해 드럼 세탁기와 통돌이를 하나로 합체시켰다”며 “게다가 드럼 세탁기와 통돌이를 동시에 돌릴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하이얼의 더블 드럼 등 세탁기도 분리형 방식을 사용했으며 하이센스는 1대로 3대 효과가 나는 삼분리 세탁기를 내놓기도 했다. 중국가전망은 “이러한 기업은 세탁을 세분화 시키고 서로 다른 세탁물들이 서로 맞춤형 세탁이 가능하도록 실현했다”고 분석했다.

세탁물 보호에 있어서도 하이얼은 2014년 이 분야에서 눈에 띄는 오염 방지 세탁기를 내놓으면서 화제를 일으킨 바 있으며 제품이 세탁기 내부에서 내-외 통 사이의 간격을 활용해 물리적인 방법으로 내부를 분리하고 서로 오염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TCLDURTL 오염 방지 세탁기를 내놨으며, 삼성전자의 기술을 차용해 내부의 구조상 오염 물질이 자생하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LG전자 역시 독창적인 방법으로 오염물질의 재오염을 막고 있다.

중국가전망은 “최근 중국 매체는 하이얼이 연구개발한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세탁기’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이미 테스트 단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세탁기는 ‘정수 세탁’ 기술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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