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가 서비스화되면서 시장의 판이 흔들리고 있다. 개발사, 유통사 모두 오랜 기간 손에 익은 습관을 바꾸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 정도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반면에 고객 측면에서 보면 아직은 잔진동이 느껴질 뿐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산업의 지각 변동은 머지않은 미래에 고객의 소프트웨어 구매뿐 아니라 자산 관리 방식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는 파고로 몰려올 것이다.

■ 달라진 게임의 법칙

제품과 서비스는 모든 면에서 차이가 난다. 소프트웨어를 제품 측면에서 바라보면 더 잘 만들고, 다 많이 파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과거의 프레임이다. 오늘날 클라우드로 대변되는 서비스 시대 소프트웨어의 사업적 가치는 고객이 얼마나 잘 쓰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소프트웨어 유통 구조도 제품과 서비스는 뚜렷이 구별된다. 제품의 시대에는 개발사, 총판, 채널을 거쳐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된다. 서비스는 복잡한 유통 구조를 더 단순하고 투명하게 만든다. 개발사와 최종 사용 고객의 거리는 더 가까워지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유통사도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유통 기업인 소프트웨어원(www.softwareone.com)이다.

소프트웨어원은 단순히 제품을 팔지 않는다. 이 회사는 소프트웨어 구매와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2,500명의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고객 맞춤형 상담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프트웨어원을 보면 소프트웨어 유통업이 꼭 금융 서비스를 닮아 가고 있다고 느껴진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매 시점부터 폐기까지 관리해주니 말이다.

■소프트웨어 자산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

소프트웨어는 업종을 떠나 중요 자산이다. 그렇다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를 기업은 자산 관리 측면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최근 개최된 ‘효율적인 IT 관리: SW 예산 절감’ 세미나에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일반고객사업부 김진욱 상무는 소프트웨어는 서비스이고 고객은 가장 가까운 협력사가 되어 가고 있고 말하며, 소프트웨어 자산 관리의 초점을 제품에서 사용량(consumption)으로 바꾸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진욱 상무의 말에는 시장이 바뀌고 있고, 개발사와 총판의 사업 모델이 달라지고 있고, 고객과의 관계가 재정의 되는 시대가 코앞에 있는 현재 기업 역시 소프트웨어 자산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 아이티투데이와 쉐어드IT는 지난달 22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효율적인 IT관리를 위한 방안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

■많이 파는 것에서 잘 쓰게 돕는 것으로 목표 바뀌어

그렇다면 소프트웨어 자산을 어떻게 달리 볼 것인가? 그 답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지향하는 변화의 방향에서 찾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집중하는 것은 제품을 더 많이 파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의 사용량에 주목한다. 사용량은 단순히 얼마나 썼는지 총량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가 소프트웨어를 더 잘 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개발사의 의지도 담겨있다. 즉, 더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데 필요한 기능을 필요한 이에게 필요한 만큼 제공한다는 것이 소프트웨어 개발사의 새로운 지향이다.

김진욱 상무는 소프트웨어 개발사가 사용량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다는 것은 기업 고객 역시 소프트웨어 자산 관리 역시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용량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기조 자산 관리 프레임워크에 반영해 점진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접근법을 추천했다. 기존 자산을 다 감가상각 처리하고 새로운 소프트웨어는 모두 비용으로 처리한다? 이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 김 상무의 생각이다.

소프트웨어 업체가 파격적인 조건으로 기존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서비스로 이전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해도 이 내용을 토대로 품의서를 올려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조직은 현실적으로 없다. 김상무의 제안은 기존 자산을 유지하는 가운데, 향후 IT 투자 측면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사용량 중심의 관리 틀을 적용해 가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제품과 서비스 시대를 관통하는 관리 원칙 ‘사용자 프로파일’

소프트웨어가 제품에서 서비스로 바뀌고, 자산 관리 방식도 제품이나 라이선스에서 사용량으로 달라져도 바뀌지 않는 관리 원칙은 있다. 바로 사용자의 역할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이를 기초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업체가 말하는 사용량은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기능을 판매하는 것이다. 이게 가능하게 하려면 고객이 먼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소프트웨어 자산 관리를 체계적으로 잘하는 기업은 인사 정보와 사용자 장치 관리 정보 등 유저 관련 데이터를 잘 엮어 관리한다. 사용자 프로파일을 소프트웨어 자산 관리의 핵심 축으로 삼는 것이다. 이런 조직은 사용자의 역할에 기초해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업무가 바뀌면 거기에 맞는 새로운 도구를 배포하고 기존 도구를 회수한다.

이처럼 사용자 프로파일 중심 관리를 통해 소프트웨어 배포와 회수를 꽤 체계적으로 하는 조직은 제품이 되었건 서비스가 되었건 필요한 이에게 필요한 업무 도구를 적시에 전달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소프트웨어 업계가 달리자는 것을 만의 일로 볼 것이 아니라 서비스 시대까지 포괄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