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SK㈜ C&C와 IBM이 판교에 구축한 클라우드데이터센터(CDC)를 본격 가동한다. 양사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독주를 차단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SK㈜ C&C와 IBM 연합으로 공공 클라우드 시장 준비에 한창인 KT도 긴장할 수 밖에 없는 눈치다.

한국IBM(대표 제프리 로다)과 SK㈜ C&C(대표 박정호)는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프리 로다 한국IBM 대표, 박정호 SK㈜ C&C 박정호 대표, 로버트 르블랑 IBM 클라우드 수석 부사장, SK㈜ C&C 이호수 IT서비스사업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내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가동을 기념하는 ‘코그니티브 클라우드 커넥트 행사’ 진행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에 오픈하는 CDC는 IBM이 아태지역에서 9번째로 개설하는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로, 47개에 이르는 IBM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결된다.

현재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전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AWS가 지난 1월 리전(복수의 데이터센터)를 구축 후 포털, 게임사 고객들을 중심으로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장악해나가고 있다.

IBM과 SK㈜ C&C는 한국에서 혼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 보다는 양사간 협력으로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동맹을 맺었다.

▲ 왼쪽부터 제프리로다 한국IBM 대표, 로버트 르블랑 IBM 클라우드 수석 부사장, SK㈜ C&C 이호수 IT서비스사업장, 이기열 SK㈜ C&C 디지털 금융 사업부문장 전무 (사진=SK(주) C&C)

IBM은 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미국 공공 및 금융 클라우드 시장에서 많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IBM이 국내 시장서 자체적인 역량만으로 AWS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SK㈜ C&C의 경우는 국내 대표 SI(시스템통합) 기업으로 수 많은 기업 및 공공 인프라 시스템 구축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클라우드 사업을 위해 전 세계 곳곳에 CDC를 구축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이에 양사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특히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은 정부의 뒷받침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본격 활성화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IBM은 SK㈜ C&C의 이름을 내세워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서 KT 등 한국산 클라우드와의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

국내 공공 및 금융 시장은 국가의 경제 및 보안과 연관되어 있어 매우 보수적인 시장인데 SK㈜ C&C와의 협력으로 AWS에 비해 외산 서비스라는 거부감을 없앨 수 있는 것이다. 판교CDC에는 공공시장 준비를 위해 공공존이 설치된다.

▲ 이기열 SK㈜ C&C 디지털 금융 사업부문장 전무 (사진=SK(주) C&C)

SK㈜ C&C도 IBM이 보유한 글로벌 클라우드 브랜드 및 PaaS(서비스형 플랫폼)-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활용해 KT가 쉽게 하지 못할 해외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이에 양사는 국내 엔터프라이즈 및 금융 시장에서는 AWS의 확장을 차단하고, 공공시장에서는 이 시장을 통째로 가져가려는 KT의 계획을 무산시켜 서로 윈윈 효과를 낸다는 비전이다.

AWS의 경우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공공 및 금융 시장은 민감 데이터로 인해 온프래미스 환경과 퍼블릭 클라우드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형태가 정석이다. AWS의 약점을 파고드는 것이다.    

한편, 클라우드 도입에 있어 고객들의 가장 큰 우려가 보안적인 부분인데, 매출기준으로 국내 보안관제서비스 시장서 1위를 달리고 있는 SK인포섹이 판교 CDC에 클라우드 관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이기열 SK C&C 디지털 금융 사업부문장은 “두 회사의 서비스 및 기술 역량에 SK인포섹의 보안까지 더해져 고객들의 불안감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며 “AWS가 쉽사리 넘보지 못하는 공공 및 금융 클라우드 시장에서 양사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넘어 인공지능(AI) 분야까지 협력 다짐

IBM에 따르면 현재 자사 인공지능(AI) 시스템 왓슨은 한국어를 학습하고 있는데, 올해 안으로 텍스트를 마스터하고 내년 중으로 회화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CDC 내에 국내 스타트업 기업과 IT 개발자 누구나 IBM 왓슨 한국어 서비스 기반의 SK㈜ C&C AI 플랫폼인 '에이브릴'을 통해, 각종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과 산업별 인공지능 특화 서비스를 빠르게 개발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이 IT 산업에 있어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 때 왓슨의 API가 한국어로 클라우드에 제공된다면 고객들 입장에서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양사는 왓슨의 한국어 서비스가 준비되는 즉시 왓슨이 탑재된 로봇을 은행 텔러로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IBM 블루믹스를 활용한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비즈니스 가치 창출에 도움을 주는 150가지 이상의 기술 서비스도 지원한다.

SK㈜ C&C는 ‘통합 클라우드 아키텍처’를 통해 기존의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를 넘어 국내외 사업장의 모든 IT시스템과 인프라의 통합 클라우드화를 지원한다. ‘통합 클라우드 아키텍처’는 기업의 기존 IaaS는 물론 PaaS∙SaaS 및 시스템간 상호 통합∙연계를 이뤄낸다.

▲ SK(주) C&C는 판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VR 영상으로 제작해 센터를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SK(주) C&C)

고객들은 IBM 클라우드 웹사이트 또는 SK㈜ C&C의 클라우드 서비스 포털 ‘클라우드 Z’에 접속해 자신의 필요에 따라 ▲일반 공용 서버(VM) ▲고사양 서버(베어메탈) ▲일반 지정 서버 등을 선택해 사용하면 된다.

판교의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와 세계 47개의 IBM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를 한국어로 이용할 수 있고, 세계 어디에서든 클라우드 서비스 및 기술 문의를 하면 한국어로 지원 받을 수 있다. 센터간 데이터 전송이 무료로 제공되어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활발한 국내 기업들의 IT비용 절감은 물론 지진∙테러 등에 대비한 국내외 데이터 백업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SK(주)C&C 박정호 대표는 “전 세계 모든 기업들이 생존과 성장을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새로운 사업 기회와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며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는 기존 IT인프라∙시스템의 원 스톱 클라우드화는 물론 사물인터넷-빅데이터-인공지능 등의 디지털 기술을 융합하며 고객 사업 전반의 디지털 혁신을 지원하는 확실한 베이스 캠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 로다 한국IBM 제프리 대표는 “클라우드에 비즈니스 기반을 둔 스타트업은 물론, 더 많은 중견, 대기업들이 한국IBM과 SK(주) C&C가 야심차게 준비한 국내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를 통해 4차산업혁명에 비견되는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가지고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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