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의 무선 요금제와 케이블TV서비스를 묶은 결합 상품이 앞으로 나올 예정이다. 그동안 SK텔레콤이나,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자회사나 자사의 IPTV, 초고속 인터넷을 묶은 결합상품을 선보여 왔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의 지난 4월 고시 개정 이후 무선시장지배적사업자인 SK텔레콤은 전기통신서비스의 도매제공 의무에 따라 타 통신사와 달리 케이블 TV와의 결합 상품을 구성해야만 한다.

18일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CJ헬로비전, 티브로드, 현대HCN 등 케이블TV 사업자가 SK텔레콤에 동등 결합 상품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동등 결합이란 이동통신사의 결합상품을 케이블TV사업자도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즉, 앞으로 SK텔레콤의 무선 서비스와 케이블TV 서비스를 결합 상품으로 묶어 판매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동안 케이블TV사업자들의 경우 많은 할인이 제공되는 결합 상품으로 인해 가입자를 많이 뺏긴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방통위가 지난 4월 대책 마련에 나섰고 지난 8월 1일 실시된 결합 상품 개선과 함께 동등 결합이 앞으로 이뤄지게 됐다.

 

방통위 정복덕 이용자정책국 총괄은 “방통위의 지난 4월 고시 개정을 통해 동등 결합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SK텔레콤과 케이블TV사업자들의 협의를 통해 결합상품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으로 SK텔레콤이 동등 결합을 거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케이블TV사업자는 SK텔레콤에 이달 23일까지 결과와 진행 절차에 대해 답변을 요청한 상황이다. SK텔레콤은 동등 결합을 법적으로 거부할 수 없는 만큼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논의가 구체적으로 필요하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케이블TV와의 결합 상품 구성 보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의 결합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더 이득이다. 또 무선 통신은 SK텔레콤을, 유료방송은 케이블TV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경우 새로 결합상품이 출시되기 때문에 모바일의 할인이 이뤄져 SK텔레콤의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8월 1일 결합상품 개선이 이뤄지자 마자 동등 결합이 빠른 시간 내에 추진되는 이유는 미래부가 제시했던 유료 방송 발전 계획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 최재유 2차관은 지난 7월 과천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유료방송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유료 방송 발전 계획을 내놓겠다고 밝힌 적 있다.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무산돼 케이블TV사업자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한 상황에서 미래부가 대안을 올해 안에 마련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동등 결합을 빠르게 주장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부 뉴미디어과 손지윤 과장은 “미래부는 유료방송 발전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연내에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케이블TV사업자가 SK텔레콤에 동등 결합을 제안한 것은 이와 별개인 사안이지만 추후의 유료방송 발전 계획에 포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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