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된 8월 15일 광복절이다. 광복을 맞이하기까지 수 많은 애국열사들은 목숨을 걸고 투쟁했다. 인류의 수 천년 역사는 민족, 종교 또는 국가간 서로 먹고 먹히며 치열하게 싸웠던 역사다.

최근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는 기술의 발전 속도를 보면 수십 년 이후의 역사는 인간들끼리 싸우는 것이 아니라 기계와의 전쟁이 될 수도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상상한다. 최근 국내 PC방 점유율 1위로 롤을 제치고 인기를 끌고 있는 블리자드 게임 오버워치에서도 이 같은 시나리오를 볼 수 있다.

머지않은 미래 인공지능(AI)을 가진 로봇 ‘옴닉’이 대중화되면서 인류의 생활에 있어 땔 수 없는 존재가 된다. 옴닉들은 인간의 지배에 있으면서 계속된 발전으로 2040년쯤 자아를 가지게 되고 인류의 지배에 불만을 품고 반기를 들게 된다.

러시아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역시 옴닉들의 공격을 받았고 자아를 가진 로봇들을 전투에서 감당하기 힘들자 국제연합(UN)은 이들에 맞설 다국적 최정예 특수부대를 창설하게 된다. 이 특수부대의 이름이 ‘오버워치’다.

오버워치는 끝내 옴닉들의 반란을 마무리하고 전 세계에 감시기지를 두어 테러, 전쟁을 감시하는 치안 부대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비대해진 오버워치 조직은 분열을 하게 되며 초기의 명분과 임무와 달리 힘을 악용하자 조직은 강제 해산된다. 이들이 사라지자 세계 곳곳은 다시 혼란에 휩싸이게 되고 이들이 다시 전면에 나서게 되는 것이 게임 오버워치의 시놉시스다.

▲ 블리자드 게임 오버워치는 2040년대 인공지능 로봇 옴닉과 인간들이 공존하는 사회를 상상했다 (사진=블리자드)

오버워치의 옴닉 사태... 2040년 게임이 아닌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오버워치의 시놉시스를 보면 우리도 인간인만큼 기계의 반란은 말도 안되고 인간의 승리가 정의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로봇들의 반란에서 과거 대영제국 식민지 치하에서 착취를 당하던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과, 더 멀리 로마 제국에 반기를 들었던 노예군단 스파르타쿠스를 떠올린다면 지나친 상상일까.

현재 인간 위주로 설계된 지구 생태계 시스템에서 다른 생물이나 기계 등은 인간이 컨트롤해야 할 도구에 불과하다. 과거 아메리카 및 유럽대륙으로 흘러 들었던 흑인 노예 등은 당시 백인들의 관점에서 보자면 사람이 아니었다. 그들을 노예로 삼는 것이 당연하고 링컨의 노예 해방 주장은 그 시대 가치관으로 말도 되지 않는 것이었다.

국내 뇌과학 권위자로 유명한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는 지난 4월 출간한 자신의 저서 ‘김대식의 인간vs기계’에서 현재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딥러닝 등으로 익히는 학습 방식은 분명 인간의 학습 방식과는 차이가 있지만 지능적으로 더 완벽한 존재의 등장이고 인간만의 전유물이었던 지적 활동은 더 이상 우리만의 특권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미드(미국드라마) 휴먼스를 보면 이 같은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했다. 드라마의 배경은 미국의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과 유사한 휴머노이드(인간과 유사한 로봇)가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생기는 이야기다.

▲ 과거 흑인들은 노예로 부림을 당하며 인간이 아닌 가축에 가까웠다. 만약 기계들이 인간과 같은 자아를 가지게 된다면 우리는 이들을 같은 생명체로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을까? (사진=위키피디아)

휴먼스에 나오는 휴머노이드들은 인간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나 사람보다 월등한 신체 구조와 지능, 힘을 가졌다. 하지만 3D업종이라고 인식되는 청소, 공사, 매춘, 생산, 제조 등에 인간대신 투입되어 노예처럼 부려진다.

한 천재 프로그래머가 인간과 똑같이 자아를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래밍을 시도하고 이를 몇몇 휴머노이드에 탑재하게 되며 휴머노이드의 인권을 챙기는 집단과 이에 반대하는 자들이 대립한다. 휴머노이드 또한 인간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기 원하는 집단과 인간에게 반발하며 대항하는 자들끼리 갈라선다.

이와 유사한 시나리오를 담은 영화는 터미네이터 등 수 없이 많다. 엘론머스크, 스티븐 호킹 등 유명 IT, 과학계 인사들은 자아를 가지고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강인공지능의 출현을 필연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기술 발전 추이로 보면 미래학자로 유명한 구글 엔지니어링 이사 레이 커즈와일이 주장하듯이 강인공지능의 출현은 2040년 전후로 예상된다.

AI? 로봇? 휴머노이드? 인류가 맞이하고 선택해야 될 될 세 가지 미래는?

인류의 갈림길은 세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이런 세상이 오기 전에 관련 기술들을 파멸, 파괴시킬 것이냐”, “▲기계와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구축할 것이나”, “▲우리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기계들의 지배를 당할 것이나”이다.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세계관은 첫 번째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의 시놉시스를 보면 인류 가까운 미래에 DNA 조작 및 휴머노이드 기술을 통한 생명연장 등 과학기술이 매우 발전하고 관련 범죄도 높아져 인류의 정체성이 위협을 받자 지구정부는 인류 타락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이와 관련된 것들을 파괴시키는 대정화운동을 펼친다. 이에 연관된 소수의 범죄자 및 과학자들이 사형대신 먼 섹터에 위치한 행성으로 보내게 되는데 이들이 스타크래프트의 한 종족인 ‘테란’의 시초다.

두번 째로 기계와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다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나 인류의 습성과 과거 행태를 보았을 때 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공존을 한다는 것은 인간과 기계의 차이가 없어지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기계를 같은 존재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인간이 기계처럼 진화하든, 기계가 인간처럼 변하는 방식이든 말이다.

마지막으로 결국 강인공지능을 필두로 한 기계들의 지배를 받는 인류의 시나리오인데 이는 영화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 등에서 볼 수 있다. 무지막지한 힘과 지능을 가진 기계 군단에 맞선 인간 저항군들의 이야기다.

▲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알파고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사진=구글)

김대식 교수는 책 ‘김대식의 인간vs기계’에서 “만약에 제가 강한 인공지능이라면 ‘지구 - 인간’이 더 좋으냐, ‘지구 + 인간’이 더 좋으냐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볼 거예요. 강한 인공지능 입장에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지구 - 인간’이 더 좋다는 논리적인 결론을 충분히 낼 수가 있다라는 거예요. 지구에 인간이 있음으로써 모든 에너지와 공간을 가지고, 동물식물을 다 죽이고, 인간의 역사는 아름답지도 않고 허구한 날 싸움질하고 전쟁만 하죠”

“그러면 강한 인공지능은 공리적인 입장에서,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지구를 전체로 볼 때 더 낫다고 결론 내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인간의 마음에는 들지 않겠지만 인간이 더 이상 지구의 알파 동물이 아니라 강한 인공지능이 알파가 된다면 그런 일이 충분히 벌어질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경고한다.

결국 어떤 세상이 오든 우리 스스로에게 답이 있다. 현재 이런 이야기들이 쉽게 와 닿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미래 먹거리라고만 단순히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깊게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미래를 대비해 좀 더 좋은 결론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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