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중국에서 ‘중국 게임이 왜 한국 게임에 뒤처지는지’에 대한 반성이 나오고 있다. 중국 블로그 미디어 바이두 바이지아에서는 ‘왜 한국 게임업의 전반적 제작 수준이 중국보다 높은가’를 제목으로 그 이유를 분석했다.

바이두 바이지아는 “중국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게임을 만들고, 중국인들은 그 게임을 한다’는 말이 있다”며 “중국의 게임업은 몇몇 게임 제작 국가 중 가장 늦게 발걸음을 뗐고 성장률은 빠르다. 하지만 혁신 역량은 아직 가장 낮다”고 한탄했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문화 콘텐츠 산업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며 최근 몇 년간 실제로 현실화됐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어 “중국 게임은 일본 게임을 모방하다 한국 게임을 모방하다 다시 미국으로 눈을 돌린 모양새로 줄곧 모방의 길을 걷고 있으며 넘어서지는 못하고 있다”고 자책했다.

중국인들이 직접 분석한 ‘한국 게임의 중국 대비 우위점’은 무엇일까.

■ 중국 “한국과 비교할 때 인재와 관리 제도가 문제” 자책 

바이지아는 “한국은 인터넷 게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이는 글로벌 게임업계가 공인하는 사실”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크로스파이어(중국 서비스명 穿越火线)’는 글로벌 동시 접속자 수 400만명 이라는 기록을 세웠으며, 물론 이러한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변하는 것이지만 부인할 수 없는 것은 한국 게임 업계가 가진 막강한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게임의 인기를 덧붙였다. 바이지아는 “중국에서, 아마 많은 게이머들이 아직 모르는 것이 있다면, 실은 중국 내 업체들이 한국 게임의 대리상이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정말 쉽게 한국 기업의 대리상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헤븐, 오디션, 카트라이더, 파오파오탕, 아발론, 테라 등을 비롯해 여러 개가 모두 이런 경우라는 것이다.

바이지아는 “이렇게 많은 게임들이 우리의 추억을 채우고 있다”며 “왜 중국 게임업체들은 한국 게임의 ‘대리상’을 선택하며 스스로 더 나아지지는 않는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 문제의 일반적인 답은, 한국 게임업계의 게임 제작 수준이 중국 보다 높다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왜 한국 게임업의 전반적 수준이 중국 보다 높을까”라고 다시 반문했다.

이어 그 핵심 이유 중 하나가 “한국과 비교할 때 중국의 게임업은 인재 축적과 게임관리 제도가 게임 발전에 부적합하다”고 평가했다. 한국 게임업은 중국과 비교할 때 비교적 일찍 개화했으며 이 때문에 게임 산업도 비교적 성숙하면서 풍부한 게임 기술과 인재가 축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은 완비된 게임 산업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많은 경험을 갖춘 게임 엔지니어들이 즐비하다는 것이다.

한국 국내 시장이 작기 때문에, 품질을 높여 해외 진출을 하는 것이 한국 게임 산업의 핵심 발전 전략이 돼 왔다고 지적했다. 바이지아는 “한국과 비교할 때 중국의 게임 산업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으며 전문화 정도도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 세계 1위 게임업체가 된 텐센트 역시 자체 개발한 게임의 평은 좋지 않다.

중국 게임 업체들은 게이머들에게 매번 ‘왜 대작 게임을 만들지 못하냐’고 지탄을 받는다. 중국 내에도 많은 게임 대기업들이 있고 수백명의 인력이 있는데 3~4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한국 게임을 넘는 작품을 하나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탓하는 것이다. 세계 1위 게임 업체 텐센트의 시가는 1조7844억 위안에 이르며 많은 게임 회사를 먹여살리고 있기도 하다.

바이지아는 “텐센트가 직접 개발한 게임 엔진 퀵실버(Quicksilver)를 통해, 독자적으로 QQ자동차, QQ쉔우(炫舞), 3D MMORPG QQ셴샤촨(仙侠传), 환상세계, 천야명월도 등을 내놨지만 어느 것 하나도 텐센트가 대리상(퍼블리셔)이 되어 공급한 게임보다 낫지 않았다”고 일침했다.

이어 “심지어 많은 독자 개발 게임은 한국 게임의 짝퉁 게임이며 한국 게임의 기술을 도용한 혐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산 게임업계의 ‘추격 의지’라고 볼 수는 있지만, 중국 게임 산업 수준이 왜 이렇게 부족한지에 대한 의문을 낳는다는 것이다.

바이지아는, 이어 중국 기업 내부의 문제를 지적했다. 중국에서 많은 대기업들 내부에는 파벌이 난무하며 모든 부문은 스스로의 이익만 고려한다는 것이다. 대기업은 우위의 자원을 집중해 개발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데도 실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텐센트의 내부 문제 역시 대기업의 일반적인 관리 문제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자신이 텐센트 직원이라고 밝힌 한 중국 네티즌은 텐센트의 두 개 조직 중 갑 조직은 조직의 자원을 빼앗으려고 하며 심지어 제 3자를 이용해을 조직의 것을 손에 넣기도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의 많은 게임 개발 업체와 조직들의 ‘협력과 조화’ 능력에 문제가 있으며 전문화 수준도 낮으면서 많은 부문의 조직이 스스로의 KPI와 이익만 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제로섬게임은 결국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중국산 게임 ‘개발 실력’ 낙후...장기적인 연구개발 투입 의지 낮아

중국인들의 한국 기업의 투자 의지뿐 아니라 정부의 지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바이지아는 “기술적으로 봤을 때, 한 게임업체의 핵심 역량은 바로 업체의 게임 엔진 개발 능력에 있다”며 “한국은 21세기 초부터 게임 엔진 산업이 발전돼 왔으며, 기업의 투자뿐 아니라 정부 역시 참여하고 연구개발을 지원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문화관광부는 2001년부터 게임 엔진 개발을 지원했으며, 2002년 상반기에 무료로 보급하기 시작했다”며 “한국의 당시 정보통신부는 2003년 ‘Dream 3D’ 엔진을 개발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게임 엔진을 개발하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지만 게임 엔진은 렌더링엔진, 물리엔진, 음향효과, 스토리엔진, 인공지능, 장면 관리 엔진 등 다양한 엔진을 포함하고 있다. 독자적인 게임 엔진을 개발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일인 셈이다. 최근 중국에서 대표적인 몇몇 게임인 구음진경(九阴真经)은 3D 엔진 플렉스, 에넬리카 엔진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공부영웅 역시 도미넌스 엔진을 갖고 있다. 바이지아는 “언급할 수 있는 사례가 이렇게 몇몇개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독자적인 개발 능력을 가진 게임 업체가 손에 꼽을정도로 많지 않을만큼 중국 시장의 기술은 아직 낮다는 것이다. 이는 독자적인 개발을 위해 수십년 시간과 비용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바이지아는 “KPI와 이익률이 주도하는 중국 국내 업체 내부에서 이러한 일을 감행할 사람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설령 중국 기업이 해외 게임 엔진을 구매한 경우에 나온 작품도 여전히 그 품질은 낮았다고 지적했다. 2012년의 광영사명(光荣使命)은 중국 이외 주류 언리얼 엔진3 가상엔진3로 만든 작품인데, 중국 게이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으며 수천만 위안을 날렸다는 비판만 들었다. 바이지아는 “중국 게임 업체들의 개발 기술은 확실히 낙후돼 있다”며 “다르게 말하면 중국의 게임 개발 기술은 낙후되지 않았지만 최정상에 있는 기술 조직들이 외국인을 위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 한국의 e-스포츠 환경도 한국 게임업계의 큰 경쟁력이 되고 있다. (사진=위키미디아)

모방 역시 큰 문제라는 점도 지적됐다. 바이지아는 “이론적으로 현재 중국 게임 대기업들의 자금과 기술은 한국의 수준에 다다랐다고 볼 수 있다.”며 “중국 게임은 지속적으로 성장해왔으며 인구와 시장 측면에서 규모가 크다는 환경을 이용해 중국 특유의 이익 모델을 누려 왔다. 이는 바로 ‘대리로 이익을 얻는 모델’이다.”고 지적했다. 모방하고 베끼는 방식이 성행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환경에서 많은 기업은 마케팅에 무게를 싣고 시장을 선점하려 했고 빈 공간에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수천만 위안의 광고비를 썼지만 돌아오는 기간은 길었고, 돌아오는 수익도 그리 크지 않자 많은 기업들은 파산하기도 했다.

또 한국의 ‘e-스포츠’ 환경 역시 한국 게임업계의 큰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e-스포츠 산업을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한국의 e-스포츠가 마치 자동차나 철강 산업처럼 한국 국민 경제의 중요한 주축으로 꼽힌다는 점도 언급했다.

e-스포츠와 바둑, 축구가 모두 한국의 3대 국기라는 것이다. 또 프로 e-스포츠 선수들 마저 스포츠스타처럼 인기를 끌고 있으며 하나의 전문 직업으로 한국 사회에서 존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 대기업들의 투자가 동반된다는 점도 주요 원인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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