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후지쯔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인공지능(AI) 시스템  ‘진라이(Zinrai)’를 오는 9월 1일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정보산업연합회와 일본정보서비스산업협회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27회 한일 IT세미나에서 소개하는 세션을 가진다. 인공지능의 대명사로 알려진 IBM ‘왓슨’이 국내에서 마케팅을 강화하는 가운데 진라이도 한국에 처음 소개되며 美-日 대표 IT 기업간 경쟁이 기대된다.

구글 알파고 대국 이후 국내에서도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져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판 인공지능을 만든다는 목표로 정부 후원으로 국내 7개 민간기업이 투자한 지능정보기술연구원이 발족한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후지쯔 진라이의 등장은 주목 된다.

진라이는 하루 아침에 뚝딱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지난 30년동안 후지쯔그룹이 쌓아온 AI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진라이 기술에는 당연히 머신러닝이 활용됐다. 슬로건은 ‘인간 중심의 AI 진라이(Human Centric AI Zinrai)’다.

▲ 후지쯔의 슬로건은 ‘인간 중심의 AI 진라이’다 (사진=후지쯔)

후지쯔는 진라이의 개발 배경에 대해 “고객의 업무 혁신과 이노베이션에 의한 신규 비즈니스 창출을 위한 ICT활용니즈가 높아짐에 따라 AI기술도 주목 받고 있다”며 “후지쯔는 후지쯔연구소가 중심이 되어 198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AI 실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힘써 왔다. 지금까지 쌓은 AI의 지식과 기술을 진라이로 체계화했다”고 밝혔다.

후지쯔에 따르면 진라이는 뇌과학 연구에서 얻은 지식과, 인간 사회에 인공지능 도입시 사회적 수용성에 대한 연구, 또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의 연구에서 얻은 지식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각 요소들을 고려해 개발했다. 후지쯔의 100건이 넘는 AI 관련 특허기술을 결집됐다. 진라이의 큰 특징은 ‘인식’, ‘지식화’, ‘판단’ 세가지 요소로 구분 지을 수 있으며 머신러닝에 의해 점차 고도화된다고 후지쯔 측은 설명했다.

진라이는 사람과 같이 오감을 구사하고 사람의 감정, 눈치, 배려까지도 처리해 범죄예방, 고객서비스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또,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지식을 끊임없이 익혀 의료 및 금융 부분 업무를 개선한다. 마지막으로 진라이가 탑재된 슈퍼컴퓨터를 통해 사회 및 비즈니스 문제를 판단해 교통시스템 개선, 천재지변 등을 예방할 수 있게 한다.

실제 진라이의 활용사례를 살펴보면 스페인의 성카를로스 병원과의 공동연구에서 환자별 진료정보와 기상상태 등의 공공데이터를 결합해 날씨가 통원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발견했다. 이 기술로 의사의 진료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의료비 감이라는 효과를 도출했다.

▲ 진라이는 사람과 같이 오감을 구사하고 사람의 감정, 눈치, 배려까지도 처리해 범죄예방, 고객서비스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큐슈대학, 후쿠오카공항 빌딩과 공동으로 실시한 공한이용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실증실험에는 진라이가 투입되어 체크인카운터 등 수속시설의 혼잡을 개선하기 위해 독자적인 수리모델인 ‘대기행렬시스템’을 구축,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설별 각 수속의 대기시간, 대기행렬의 길이, 고객만족의 지표가 출력되어 다양한 시책의 효과를 수치를 통해 정량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

후지짜는 앞으로도 다양한 상품, 서비스에 진라이를 도입해갈 에정으로 클라우드 환경,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진라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예정이다. 향후 양한 업종 어플리케이션과 미들웨어 등의 상품 및 서비스에도 적극 도입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진라이의 기계학습 기술을 가진 빅데이터 활용 솔루션인 ‘ODMA’의 신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후지쯔는 당장 진라이를 국내 사업에 투입시킬 계획은 아니지만 아직 국내 인공지능 시장이 무주공산인 만큼 이번 소개를 계기로 국내 시장 진출을 서두를 수 있다는 업계의 관측이다. 현재 후지쯔는 진라이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 전문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2018년까지 인공지능 사업 매출을 연 500억엔(한화 약 54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IBM과 후지쯔의 자존심 대결… 인공지능(AI)에서도 재현될지 주목

이처럼 후지쯔 진라이를 보면 IBM 왓슨과 매우 유사한 솔루션 능력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후지쯔는 IT 분야라면 안하고 있는 것이 없을 정도로 방대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스마트폰부터 클라우드, 서버, PC, 메인프레임, 네트워크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컨설팅 등이다.

IBM의 사업구조와 흡사한데 차이점이라면 IBM은 X86서버와 PC사업부를 매각해 사업구조 재편에 한창이라면 후지쯔는 전통의 IT 사업 끌어안고 가는 모습이다. 현재 후지쯔는 기존의 사업들을 견고히 유지하며 매출 실적에서 선방을 하고 있다.

IBM과 후지쯔 모두 한국 시장에서 40년 이상 사업을 해오며 자존심 싸움을 해왔다. 특히 1967년 국내 첫 도입된 컴퓨터라 할 수 있는 후지쯔의 ‘FACOM 222’와 IBM의 ‘IBM 1401’를 통해 양 회사 서로 ‘한국 최초의 컴퓨터’라 주장했다.

▲ 후지쯔 서버 (사진=위키피디아)

이는 한국 땅에 처음 발을 들인 것은 후지쯔의 ‘FACOM 222’이고 통관허가는 ‘IBM 1401’이 먼저 받은 헤프닝이었다. 또, 실제 가동은 FACOM 222가 먼저 됐다고 알려져 양사 모두 한국 최초의 컴퓨터를 도입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오랜시간동안 서버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온 IBM과 후지쯔는 최근 IBM이 ‘코그너티브 비즈니스’를 캐치프라이즈로 기존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신사업으로 포커싱하며 다른 길을 가는 듯 했으나 진라이의 등장으로 다시 한번 자존씸 싸움을 하게 된 것이다.

한편, 한국후지쯔는 국내 클라우드 사업에서 IaaS(서비스형 인프라) 대신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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