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는 옴니 채널 시대를 맞아 모바일을 어떻게 품을지 고민이 많다. 화려한 공간, 눈길을 끄는 상품 전시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고객을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정보를 주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적인 백화점들은 첨단 기술 경쟁에 한창이다. 관련해 최근 미국의 대형 백화점인 메이시(Macy)가 주목받고 있다.

옴니 채널, 간편 결제 등 겉으로 보면 한국 백화점 업계가 더 혁신적인 것 같지만, 데이터를 대하는 태도와 다루는 솜씨를 보면 메이시가 한참 앞서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문 기업과의 협력보다 직접 개발과 내제화에 집중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메이시처럼 시대 변화를 앞서는 민첩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데이터로 고객의 심중과 의중을 읽는 능력 키워

메이시는 빅 데이터 업계에서 꽤 유명한 활용 사례다. 메이시는 CRM 부서가 주도적으로 최신 기술을 활용해 고객을 이해하고, 그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있다.

언론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2013년 애플 아이비콘을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메이시 백화점에 설치해 위치 기반 정보 전달 서비스를 하면서부터다. 이후 메이시는 빅 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경험 개선에 나섰다.

메이시는 온라인, 오프라인에서의 고객 행동을 관찰하였다. 가능한 모든 정보를 수집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디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까? 남성과 여성 중 어느 쪽이 온라인을 더 선호할까? 상품별 주요 구매층의 평균 연령대는? 평일, 주말, 공휴일 고객들의 쇼핑 행동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메이시 CRM 부서는 빅 데이터로 고객을 더 잘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메이시는 고객과 관계를 더 깊이 가져가기 위해 인공 지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공 지능 적용은 메이시 최고성장책임자(CGO; Chief Growth Officer)의 진두지휘 아래 이루어지고 있다. 데이터를 백화점의 미래 성장의 중심에 놓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메이시 백화점 전경 (사진=위키피디아)

■인공 지능(AI)까지 관심 영역을 넓힌 메이시의 포부
 
메이시는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메이시는 모바일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소비자가 더 편하게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메이시스온콜(Macy’s On Call)’ 서비스를 공개했다.

메이시는 백화점을 찾는 고객의 행동 변화에서 메이시스온콜 아이디어를 찾았다. 매장에서 대부분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쇼핑 정보를 찾기 위해 스마트폰을 먼저 본다. 검색하거나, 백화점 앱을 띄우기 위해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단을 보거나, 가까운 매장 직원에게 물어보던 소비자가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답을 찾는 것이다.

현재 시험 단계인 메이시스온콜은 첨단 기술의 집약체이다. 이 서비스는 IBM의 왓슨이 제공하는 자연어 처리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이용한다. 백화점을 돌아다니면서 원하는 매장, 제품, 혜택이 궁금하면 말로  물으면 원하는 답이 돌아온다. 왓슨은 기계 학습을 통해 대화가 많이 일어날수록 맞춤형 대답을 더 잘하게 된다. IBM 왓슨이 학습한 내용은 소비자참여 플랫폼인 세티스피(Satisfy)의 솔루션을 통해 정리된다.

세티스피 플랫폼은 소며 업계를 위한 소비자 참여 솔루션으로 위치 기반으로 실시간 정보를 고객과 주고받는다. 세티스피의 차별점은 IBM 왓슨과 연계해 고객과 이뤄지는 다양한 상호작용을 학습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이 무엇인가 필요로 할 때 사전에 준비한 답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현재 고객의 위치, 상황, 관심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마치 쇼핑 비서처럼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고객과 백화점 모두에게 이득

백화점을 찾은 고객의 뒤에 가상의 비서가 따라 다니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궁금한 것이 있으면 말로 물어 보면 옆에서 바로 옆에서 알려 준다. 고객의 눈으로 보면 백화점에 들어갈 때부터 나올 때까지 전담 비서의 안내를 받는 느낌일 것이다.

백화점 측면에서 보면 셀프 방식으로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찾기 때문에 고객 안내를 위한 사이니지 배치, 상담 인원 확보 등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데이터를 미래 성장의 중심에 둔 메이시가 다음 혁신은 어떤 부문에서 이룰까? 벌써 궁금하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