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통신사업자 AT&T가 드론에 재미를 붙였다. AT&T가 드론에 관심을 두는 것은 생각 외로 쓸모가 많기 때문이다.

불꽃놀이나 야외 음악회 등 사람이 몰리는 곳에 가면 전화가 늘 말썽이다. 사람이 많다 보니 전화 한 통 거는 것도 일이다. 이동통신사에서 여기저기 이동 기지국 차량을 배치하지만, 역부족이다.

이런 사용자 불편을 해소하는 데 드론이 꽤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AT&T는 최근 자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드론 활용 계획을 몇 가지 공개했다. AT&T는 드론을 LTE 커버리지를 넓히는 도구로 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름도 멋지다. 한국말로 표현하자면 ‘날개 달린 셀(Flying Cell on Wings)’이다. 하늘을 나는 이동 기지국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

페이스북 등 소셜 도구로 영상 생중계를 즐기는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고려했을 때 대형 행사장에 이동 기지국 차량만으로는 부족한 LTE 커버리지를 드론이 메운다는 아이디어는 소비자 관점에서 반갑다.

■미국 내 6만5천개 셀 타워 점검에도 투입

AT&T는 셀 타워 유지보수에도 드론 투입을 고려 중이다. AT&T는 미국 50개 주 곳곳에 6만 5천개의 셀 타워를 운영한다. 30m 높이의 셀 타워 정기 점검을 위해 더는 사람이 일일이 올라가지 않고 드론을 띄운다는 것이 AT&T의 생각이다.

드론이 촬영한 셀 타워 영상은 현장에 있는 드론 조종사와 본사에 있는 엔지니어가 함께 볼 수 있다. 시연 영상을 보면 사람의 눈으로 점검하는 것보다 더 자세히 셀 타워를 점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T&T는 드론으로 셀 타워 점검을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하는 동시에 현장 인력의 안전까지 확보하는 일기이득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 KT 직원들이 재난 상황에 대비한 자사의 '드론 LTE' 비행 기지국을 소개하고 있다.

■IoT 팀 주도로 드론 기반 상용 서비스 준비

AT&T는 IoT팀을 중심으로 드론을 이용하는 상용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미국의 경우 드론 규제가 발표되었기 때문에 AT&T 입장에서 상용 서비스 출시 속도를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참고로 미국 교통부 산하 연방항공청(FAA)는 6월 드론 운행 규정(Part 107 Regulation)을 공개했고, 이 규정은 8월 29일 자로 발효된다. 규정의 핵심은 ‘조종사의 시야 내에서만 드론을 날릴 수 있다’는 것이다. AT&T의 하늘을 나는 이동 기지국, 셀 타워 점검 등은 모두 규정을 따른다. 또한, 현재 계획 중인 드론 기반 농작물 관리, 자산 관리와 점검 등의 상용 서비스도 규정을 넘어서지 않는다.

AT&T의 사례는 드론 관련 사업을 시범 서비스 수준에서만 접근해야 하는 국내 이동통신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너무 상세한 수준까지 내려가는 논의보다는 발 빠른 행동이 필요한 때이다. 규제의 내용보다는 일단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업계가 주도적으로 시장을 끌어가도록 동기 부여를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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