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추진했지만 공정위가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이 상황이 알뜰폰과 통신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알뜰폰 사업과 케이블 TV 모두 시장 점유율 모두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사업자다. SK텔레콤은 알뜰폰 사업 부문보다는 케이블 가입자를 가져오기 위해서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추진했고 인수합병이 승인될 경우 알뜰폰 사업 부문 매각이 유력시 검토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 M&A 인수합병 무산은 미래창조과학부가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알뜰폰이나 제4이통 등과 연관될 수밖에 없다.

지난 18일,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통해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의 불허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유료방송권역 매각이나 알뜰폰 사업부문을 다른 사업자에게 파는 조건부 승인도 검토했지만 현실적으로 이 부문만 인수할 사업자가 없기 때문에 불허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CJ헬로비전은 알뜰폰 업계 1위이지만 현재 큰 영업이익이 나지 않은 상태다. 알뜰폰 시장이 이통3사의 자회사 또는 영세 업체가 운영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볼 때 이 부문만 인수할 사업자를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CJ헬로비전은 케이블 TV 1위라는 것과 CJ라는 브랜드가 더해져 알뜰폰 사업을 진행해 결합상품 등을 통해 지금까지 잘 운영해왔다”며 “알뜰폰만 매각해 다른 사업자가 인수할 경우 이 장점 등이 모두 사라지기 때문에 이 부문만 운영할 다른 사업자가 나타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은 먼저 경영정상화를 통해 기업 가치를 올려놓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인수 합병이 무산된 상황에서 바로 매각을 시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기업 가치를 다시 끌어올리는 것이 현재 상태에서는 최선이기 때문이다.

일단 CJ그룹에서 CJ헬로비전을 매물로 내놨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시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제4이통이 현실적으로 힘들어진 상황에서 미래부는 알뜰폰 활성화를 통해 이통3사를 견제할 계획이다. 이미 미래부는 전파사용료 1년 유예와 망도매대가 인하를 결정한 상태다.

미래부는 알뜰폰 사업자들을 위해 이를 추진했지만 알뜰폰 사업자들이 많은 투자나 노력 등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부 내부에서는 단순히 전파 사용료나 망임대료를 면제하거나 인하하는 것이 아닌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CJ헬로비전이 대기업인 것은 맞지만 SK텔링크나 KT M모바일 등 이통3사 자회사가 아닌 사업자다. CJ헬로비전이 이들 기업을 누르고 알뜰폰 1위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케이블 TV와 알뜰폰을 묶은 결합상품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

CJ헬로비전의 결합상품은 이통3사의 결합상품과 비교해볼 때 경쟁력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CJ헬로비전이 모든 지역에서 케이블TV를 하는 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울의 경우 CJ헬로비전은 은평구와 양천구에서만 케이블 TV를 서비스한다.

이에 따라 알뜰폰 시장 전체를 키워 제4이통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CJ헬로비전 같은 케이블 사업자를 다양한 지역에서도 서비스 할 수 있도록 해 알뜰폰을 묶은 결합상품을 전국화 시키거나, 알뜰폰 사업자와 케이블 TV업체 등을 연결시켜 다양한 상품이 나올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다국적 기업이 여러 나라에서 알뜰폰 사업을 서비스해 성공한 사례가 많다”며 “현 시점에서 이통3사를 견제해 가계통신비를 내리려면 알뜰폰 사업을 키울 수 밖에 없는데 다양한 정책과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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