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흔히 ‘슈퍼컴퓨터(HPC)’라 하면 기상청 등 공공 연구기관에서만 전용으로 사용하는 특수 컴퓨터라 생각한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5G 등의 키워드로 대표되는 디지털 전환기를 맞아 슈퍼컴퓨터의 수요도 민간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HPC는 그동안 연구소에서 유전자 배열 분석이나 기후와 환경같이 연구, 개발 목적으로 사용되었지만 많은 기업들이 HPC를 자사 워크로드를 위해 사용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금융 및 소셜 분석, 미디어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HPC를 필수로 사용해야 하는 시기를 맞이한 것이다.

특히 제조업 산업 중심의 한국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 등의 자동차 산업 및 반도체 산업에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연구 및 테스트 뿐 아니라 현대차는 최근 스마트카로 분류되는 커넥티드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IoT 기반으로 연결되는 차량들의 모든 데이터를 처리할 하드웨어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라도 HPC 구축은 필수적이다.

▲ 슈퍼컴퓨터 타이탄 (사진=위키피디아)

인텔, 병렬처리 최적화된 제온 파이 프로세서로 국내 HPC 및 머신러닝 시장 공략

인텔은 슈퍼컴퓨터를 통한 비즈니스 통찰력을 구현하기 위한 해법으로 인텔 ‘제온 파이 프로세서’를 개발했다. 인텔코리아(대표 권명숙)가 13일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고객 대상 세미나 및 기자 간담회를 통해 차세대 인텔 제온 파이 프로세서(코드명:나이츠 랜딩)를 소개하고 머신러닝과 HPC 분야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이 날 간담회에 참석한 휴고 살레 인텔 HPC 그룹 마케팅 책임자는 “슈퍼컴퓨터가 특정 전문분야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폭 넓은 분야에서 메인스트림화 되고 있다”며 “사물인터넷 생태계에서 테라, 엑사바이트 급의 데이터를 처리, 활용에서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머신러닝을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서는 HPC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가 안전하게 작동되려면 5G 기반의 통신 인프라가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구현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병렬 컴퓨팅 처리에 최적화된 프로세스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휴고 살레 인텔 HPC 플랫폼 마케팅 책임자 (사진=인텔코리아)

인텔에 따르면 제온 파이 프로세서는 부팅이 가능한 호스트 프로세서로서 유연성을 갖춰 다수의 분석 워크로드를 처리할 수 있다. 인텔 제온 파이 제품군은 32노드 인프라스트럭처 상에서 GPU보다 최대 1.38배 향상된 확장성을 제공하며, 128 노드 인프라 상에서 인텔 제온 파이 제품군을 사용하면 단일 노드 대비 최대 50배 빠른 속도로 모델을 훈련 시킬 수 있다.

또한 머신러닝을 위한 인프라스트럭처로 가장 많이 채택된2 인텔 제온 프로세서 E5 제품군과 결합해 한층 향상된 성능을 낼 수 있다. E5 v4 제품군은 머신러닝 스코어링모델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인텔 제온 파이 프로세서와 함께 HPC 및 머신러닝 분야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향후 관련 제품 로드맵을 강화해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 제온 파이 프로세스와 엔비디아 타이탄 성능 비교

인텔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제온 파이프로세스는 최근 HPC 사업 부분을 강화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테슬라 최신 제품군에 비해 월등히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휴고 살레는 “현재 전 세계 상위 500대 슈퍼컴퓨터 가운데 약 85%, 한국에서는 총 7대가 인텔 프로세스를 사용하고 있다”며 “HPC 사업은 인텔의 핵심 사업 부분으로 부상하고 있고 IBM, 레노버, HPE 등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오픈HPC를 통해 HPC의 대중화에 힘을 쏟을 것이다”고 전했다.

KISTI, 인텔 제온 파이 탑재된 HPC로 반도체 연구 큰 성과

한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인텔과 지난 6월 상호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텔 제온 파이 및 인텔 OPA 기반 국산 슈퍼 컴퓨터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도록 메인보드 디자인, 소프트웨어, 클러스터링, 패브릭 부문에서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 인텔 제온 파이 프로세스

휴고 살레 발표에 이어 KISTI 류훈 박사(책임연구원)은 인텔 아키텍처를 통한 HPC 활용사례에 대해 설명했다. 류 박사는 “제온 파이 프로세서를 활용해 서브 나노미터급 차세대 반도체 소자 설계에 있어 주요 수치 연산 부문에서 향상된 성과를 거둘 수 있었고 초박형 실리콘 나노전선 공정 원리를 밝히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KISTI는 아태 지역에서는 최초로 2년 연속 '인텔 초고성능 컴퓨팅 활용기술 연구사업(IPCC, 인텔병렬컴퓨팅센터)' 지원 대상에 선정된 바 있다. IPCC는 HPC 기반 확대를 위해 인텔이 2013년부터 진행해온 프로그램으로 전세계 수준 높은 HPC 활용기술 연구 기관을 선정해 최대 2년까지 연구비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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