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한해 날씨 중 사람들을 가장 불쾌하게 한다는 장마 기간이 찾아왔다. 하지만 기상 정보를 미리 확인해도 소용없다. 비가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기상청이 성능이 떨어지는 ‘슈퍼컴퓨터’를 쓰고, 예측도 엉터리라고 오해한다. 과연 그럴까. 문제는 슈퍼컴퓨터 성능이 아니라 ‘수치모델’ 계산의 문제이고 전 세계 어떤 국가도 기상 예측을 100% 맞게 하는 곳은 없다.

일반적으로 장마기간은 7월20일까지라 보고 있다. 하지만 기상 전문가들은 최근 지구온난화 등 기상문제로 끝날 시점을 정확히 알 수 없어 가을이 되기 전까지는 우산을 항상 챙기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한국 뿐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를 보유한 미국과 중국, 일본도 정확한 날씨 예측을 할 수 없다. 매년 미국에서 기상 이변을 예측하지 못해 수 많은 인명 피해를 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 기상오보와 관련된 문제는 슈퍼컴퓨터 성능이 아니라 ‘수치모델’ 계산의 문제다.(사진=유튜브)

국내 기상용 슈퍼컴퓨터 세계 상위권 수준…문제는 ‘수치예보모델’

슈퍼컴퓨터 자체는 컴퓨팅 인프라일 뿐 기상을 예측하는 것은 슈퍼컴퓨터 안에서 돌아가는 수치 모델이다. 수치모델은 에너지보존법칙, 뉴튼법칙 등이 대입된 특정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것이다.

기상전문가들이 바람 방향이나 기온 등 대기를 지배하는 원리의 방정식을 슈퍼컴퓨터를 통해 계산하고 수치화 해서 풀어낸 결과값으로 날씨를 예보하게 된다. 슈퍼컴퓨터 자체는 예측모델을 계산할 뿐이니 분석은 기상 예보관들의 경험이 곁들어진다.

기상청이 올해 상반기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슈퍼컴퓨터 4호기는 전체 15만개의 CPU계산용 프로세서를 탑재해 연산속도 단위인 TF(테라플롭스)를 1초당 1조번의 연산이 가능하다. 이는 기존에 보유한 슈퍼컴퓨터 용량과 합치면 기상분야 슈퍼컴퓨터에서는 세계 2위권 수준이라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 미국 에너지부의 오크릿지 국립연구소의 슈퍼컴퓨터 타이탄 (사진=위키피디아)

이는 기상청이 지난 2010년에 5년간 1천억원을 들여서 수입한 기상용 슈퍼컴퓨터 3호기(전 세계 슈퍼컴퓨터 성능 19, 20위)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이다. 나승주 인텔코리아 이사는 “현재 한국의 슈퍼컴퓨터 수준은 매우 좋아진 상태이고 이를 통한 수치 계산 등의 모델링 또한 매우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국제 슈퍼컴퓨팅 컨퍼런스 2016’에서 발표된 상위 500대 슈퍼컴퓨터 순위에 따르면 국내에서 총 7대의 슈퍼컴퓨터가 순위권에 들어가 있다.

한국 기상 수치예보 정확도 세계 6위권…기상이변 및 국지성 예측은 아직 한계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한국의 기상 수치예보 정확도는 세계 6위권에 달한다. 단기예보(향후 1~2일 예보)의 정확도는 약 92~93% 수준이다. 하지만 장마나 기상 이변의 경우는 그 해 수치 모델 자체가 맞지를 않아 전 세계적으로 지속적인 날씨 오보가 생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상청의 경우 날씨 예측을 99%를 맞추더라도 본전이고 1%라도 틀리면 하는 일 없는 일명 ‘구라청’, ‘오보청’이 되는 것이다. 기상청은 한국만의 기상 예보 추치 모델이 없어 일본 모델을 사용하다 최근에는 영국의 'UM 예보모델'을 사용 중이다.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국형 모델을 개발 중에 있어 전 세계 6위권인 예측 정확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세계기상기구에 따르면 한국의 기상 수치예보 정확도는 세계 6위권에 달한다 (사진=위키피디아)

김정운 기상청 수치모델개발과 연구원은 “예를 들어 바다의 고기를 잡는다고 치면 구멍이 큰 그물을 사용했을 경우 작은 고기들은 다 빠져나가게 된다”며 “구름도 마찬가지로 현재의 슈퍼컴퓨터와 모델로는 국지성으로 쏟아지는 모든 작은 구름들을 잡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어 더 촘촘한 모델과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를 구입해 더욱 정확한 기상예보를 하는 것이 기상청의 역할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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