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그 '꺼림칙한 사태'를 바라보며
CJ헬로비전, 그 '꺼림칙한 사태'를 바라보며
  • 김효정 기자
  • 승인 2016.07.06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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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7개월이나 걸린 심사...정치적 외풍 없다?

[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공정함'이 생명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참으로 논란이 많은 결정을 내렸다. 이례적이고 이상하고 이치에 맞지 않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불허 결정이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자체를 찬성하지도 반대하지도 않는 중립적 입장에서 보자. 이미 여러 언론보도에서 지적했듯이, 공정위는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는 '정성적인' 논리로 유료방송 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가 강화된다고 자체 결론을 내렸다.

공정위는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가 합병을 하면 CJ헬로비전이 갖고 있는 23개 방송지역별 권역 중 19개 권역에서 1위가 돼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된다고 주장했다. 전국의 78개 방송권역 전체를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CJ헬로비전만의 23개 권역을 기준으로 삼았다.

방송법과 IPTV법에는 이러한 지역별 권역 점유율 규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유료방송 점유율 규제의 기준은 전국 단위가 맞다. 법도 그렇다. 법에는 유료방송 사업자의 합산 가입자수가 전국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1/3, 즉 33%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돼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일방적이고 논란이 많은 자체 논리를 펼 것이었다면 왜 7개월이나 시간을 끌었을까.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고, 다른 쪽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바로 정치적인 외풍 논란이다.

왜 산업적 판단이 필요한 자유시장의 공정 경쟁 이슈에 정치적 외풍 논란으로 눈을 돌리게 됐는지는 드러난 사실만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CJ헬로비전을 인수하려는 SK텔레콤이나 이를 저지하려는 KT와 LG유플러스의 치열한 물밑 싸움은 일단 제외하자. 경쟁사 간의 '근본적인' 주장은 사업적 이해관계를 생각하면 나름대로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누가 옳고 그른지도 편이 갈릴 수도 있다.

비판을 받아야 하는 것은 공정위와 소문만 무성한 '윗선'이다. 이번 인수합병을 반대해왔던 것은 KT와 LG유플러스만이 아니다. 지상파 방송사가 있다. 지난 6개월여 동안 특정 지상파 방송사를 중심으로 지상파들은 CJ헬로비전 인수에 대한 부정적 뉴스를 마치 '공론'인냥 쏟아냈다.

드라마, 예능, 심지어 뉴스까지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에 쫓기는 지상파 방송사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반갑지 않다. 이번 인수로 IPTV와 뉴미디어 플랫폼이 커지고, CJ헬로비전을 팔아서 충분한 자금력을 마련한 CJ E&M의 콘텐츠 경쟁력은 더욱 강화된다. 지상파의 시청률이 떨어지는 속도는 더 빨라진다.

다행히 지상파 방송사의 '강력한 무기' 정치적인 영향력은 여전하다. 여전히 지상파 뉴스는 공익, 공론이라는 의식이 강하다. 일반인들도 "9시 뉴스에서 봤는데..."라는 말로 지상파 뉴스를 인용해 말하면 객관성을 담보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현 정부 입장에서는 이러한 지상파를 적으로 돌릴 수 없다. 지상파는 윗선에 정치적 영향력을 무기로 압력을 넣을 수도 있다는 가설 혹은 루머가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반대해 온, KT 사외이사를 지낸 현대원 서강대 교수다. 지상파 방송사 출신의 김성우씨도 청와대 홍보수석에 자리하고 있다.

다시 한번 공정위에게 묻고 싶다. 이번 인수합병 심사에 왜 7개월이나 걸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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