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백연식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양 사는 각각 입장자료를 내고 공정위의 결정에 유감이라는 뜻을 표명했다. 2~3주 뒤에 열리는 공정위의 전원회의에 양사의 이런 입장을 최대한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0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을 때도 양사는 인수합병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공정위나 미래부 등 관계당국이 기업의 인수합병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낸 사례가 사실상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작년 11월 2일, 이사회를 거쳐 CJ헬로비전 인수안을 의결했다. 작년 12월 1일에는 SK텔레콤이 공정위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에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신청서를 제출했다.

 

다음날인 12월 2일,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할 경우 앞으로 5년 동안 5조원을 투자할 것이라는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합병기일 목표인 2016년 4월 1일까지 인수합병이 무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방심했던 탓일까. 2016년 들어서면서 KT와 LG유플러스의 파상 공세가 시작됐다. 새로 취임한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과 KT 황창규 부회장은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지상파 방송인 SBS는 연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를 쏟아냈다.

여론이 인수합병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뀌고, 공정위의 결정이 예상보다 늦어지자 인수합병이 안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업계에 나돌았다.

결국 공정위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의 주식 취득과 합병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지난 4일 발송했다. 2~3주간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전원회의에서 확정되는 사안이지만 불허 결정을 내린 만큼 공정위의 결론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보도자료를 내고 유감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CJ헬로비전은 “합병뿐 아니라 인수조차 불허한 이번 심사결과는 케이블 업계의 미래를 생각할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최악’의 심사 결과”라고 지적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이 불허됨으로써 KT의 독주 체제가 더욱 굳어져, 사업자간 경쟁촉발을 통한 서비스 개선의 기회가 저해될 것”이라며 “공정위가 말하는 ‘권역별 시장점유율 합산에 따른 경쟁제한’ 판단은 이미 IPTV 등 전국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료방송 시장 흐름과도 전면적으로 배치되고 정부가 추진해 온 방송산업의 규제 완화 정책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은 “공정위의 이번 결정을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인수합병 이후 대규모 콘텐츠, 네트워크 투자 등을 통해 유료방송 시장 도약에 일조하고자 했던 계획이 좌절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이번 달 안에 열릴 예정인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이와 같은 유감의 입장을 최대한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는 최종 확정은 아니고 2~3주간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허 결정을 낸 만큼 공정의의 결정이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조건부 승인의 경우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조건이 조금 수정된 전례가 있긴 하다”며 “헬로비전 M&A의 경우 공정위가 불허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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