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과거 IT업계를 주름잡던 야후, 소니, 노키아 등 전혀 끄떡없을 것 같던 기업들이 신생업체에 밀려 B2C분야에서 고꾸라지는 세상이다. 최근 수십년간 큰 변화가 없었던 B2B 스토리지 업계에도 ‘올플래시 스토리지’ 바람이 불며 신흥 스토리지 벤더들이 큰 폭으로 성장하자, 기존의 스토리지 업계 강자들도 올플래시 라인업 및 전략을 한층 더 강화하는 맞수를 두며 신흥 벤더들의 성장세를 꺾는다는 포석이다.

올플래시 스토리지는 내부 저장장치가 하드디스크(HDD) 대신 플래시메모리 형태의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만으로 장착된 스토리지다. 업계에서는 최근 정체된 스토리지 시장이 미드레인지 위주의 올플래시 스토리지로 인해 다시 성장 국면을 맞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IDC에 따르면 올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은 2016년 연평균 58.5%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16억달러(한화 약 1조 8천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IDC의 지난해 조사 기준으로 지난해 659억원 규모(추산)였던 국내 올플래시 스토리지 시장 규모는 오는 2018년 1127억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브리드 스토리지(SSD+HDD)까지 합치면, 지난해 시장 규모는 2600억원으로 추산되며 이는 전체 스토리지 시장의 36% 가까이를 차지한다.

▲ 기존의 스토리지 업계 강자들이 올플래시 라인업 및 전략을 한층 더 강화하는 맞수를 두며 신흥 벤더들의 성장세를 꺾는다는 포석이다 (사진=플리커)

한국IDC 이덕웅 연구원은 “현재 스토리지 시장에서 엔드유저들은 아직까지 기존 제품을 신뢰하는 성향이 크다”며 “특히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아직 하이브리드 제품이 강세고 전체로 봤을 때도 올플래시보다는 하이브리드 시장이 크기는 하지만 올플래시의 빠른 성장은 분명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올플래시 기반 신생 스토리지 벤더들의 무서운 성장세

스토리지 시장이 점점 올플래시 위주로 재편되며 퓨어스토리지, 바이올린메모리 등 신생 스토리지 업체의 성장세가 무섭다. 특히 올해로 창립 3년을 맞은 퓨어스토리지는 올플래시를 기반으로 전통적인 스토리지 벤더들을 제치고 국내에서도 내년까지 탑3 스토리지 업체로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퓨어스토리지에 따르면 창립 3년만에 전 세계적으로 190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포춘 500대 기업에서도 많은 퓨어스토리지 제품이 공급되고 있다. 최근 퓨어스토리지는 나스(NAS)스토리지 ‘플래시 블레이드’와 ‘플래시어레이//m10’를 출시하며 미드레인지 및 하이엔드 뿐 아니라 엔트리급 스토리지 시장까지 공략한다는 목표다.

▲ 스토리지 시장이 점점 올플래시 위주로 재편되며 퓨어스토리지, 바이올린메모리 등 신생 스토리지 업체의 성장세가 무섭다.

강민우 퓨어스토리지코리아 대표는 “현재 스토리지 업계의 강자인 EMC, HPE, 히타치 등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경쟁사와 비교해 독보적인 올플래시 성능 및 신뢰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기존 스토리지 업계를 주름잡던 벤더들도 올플래시를 기반으로 스토리지 시장에서 영향력을더욱 확대하고 신흥 벤더들의 영향력을 차단한다는 전략이다.

■  전통 강자들의 반격... 브랜드력과 영업망에서 압도적

스토리지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에 많이 납품됐던 퓨어스토리지 제품이 앱 호환성 및 성능 등의 문제로 전통적인 스토리지 벤더 제품들로 다시 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영업망에서 훨씬 우위에 있는 기존 스토리지 업계 강자들이 올플래시 기반 전략으로 전환할수록 신흥벤더들의 성장세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귀뜸했다.

현재 스토리지 업계 1위 EMC는 삼성전자 V낸드 SSD를 탑재하고 올 플래시 전방위 공략에 나서고 있다. EMC는 지난 5월 새로 출시한 ‘유니티’에 삼성전자의 V낸드 SSD를 탑재하고 모든 규모와 목적의 워크로드를 지원하는 올 플래시 스토리지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한국EMC관계자는 “최근 하이엔드급 올플래시 라인업이 추가됐고 앞으로 미드레인지, 하이엔드 시장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공세, 현재 마켓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EMC의 영향력을 더욱 확장 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 자료= IDC, 넷앱

넷앱 또한 올플래시 제품 라인업 및 연동 SW 솔루션을 대폭 강화하고 올 1분기 올플래시 부문 매출 1억 8110만 달러(한화 약 2100억 원)를 기록하며 퓨어스토리지를 제치고 올플래시 시장점유율 2위를 달성했다.

제이 서브라마리언 넷앱 제품 관리 총괄 부사장은 “넷앱은 올플래시 시장에서 제품의 단순함과 함께 SDDC에 맞춘 높은 호환성의 OS 전략으로 단숨에 2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며 “앞으로 SSD가격이 더욱 떨어지며 올플래시 기반의 데이터센터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할 것이다”고 전했다.

IDC 통계 기준으로 현재 전 세계 올플래시 시장 점유율에서 5위, 국내시장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는 IBM 또한 엔터프라이즈에 맞춘 올플래시 스토리지 라인업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IBM 관계자는 “최근 홈플러스와 일동제약 등이 전부 IBM 올플래시를 도입하는 등 현재 IBM은 하이브리드 스토리지보다는 v5000, v9000 등의 올플래시 제품을 기반으로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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