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올해 5월 28일을 기점으로 애플의 애플페이가 중국에 들어온지 ‘100일’이 됐다. 3개월 기간 내에 애플페이 이후 유니온페이 역시 화웨이, 삼성전자와 협력을 진행했으며 화웨이페이와 삼성페이가 잇따라 출시됐다.

한 켠에서 애플, 삼성전자 삼성페이, 화웨이로 대표되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 ‘퀵패스’ 방식이 시장에 확산됐으며, 또 다른 한 켠에서 알리페이와 위챗 지불 결제로 대표되는 ‘스캔식’ 방식이 여전히 중국 지불 결제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 더 나은 시스템 맞지만, 습관 바꾸려면 아직 시간 더 소요될 것

애플페이 ‘100일’을 분석한 중국 경제참고보(经济参考报)는 전문가의 말을 빌어 “중국 모바일 지불 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전체적인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려면 아직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페이, 삼성페이, 화웨이페이로 대표되는 새로운 진영이 주류로 자리잡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중국 이관싱크탱크(易观智库)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의 모바일 지불 시장 규모는 16.4억 위안에 달했으며 2014년의 두배, 2013년의 12배 였다. 중국 모바일 지불은 크게 QR코드 ‘스캔식’과 NFC 방식 ‘퀵패스’ 방식으로 나뉜다. 비록 NFC 기술이 몇 년전 성숙한 기술이지만 중국 국내에서 NFC 기술 산업은 은행과 통신사, 하드웨어 업체 등 각 방면의 이익을 조율하기 어려운 관계로 발전이 정체돼 있다고 중국 현지 매체는 보고 있다.

▲ 애플페이가 중국 시장에 서비스된 지 100일을 맞이했지만 반응이 좋지 않다. (사진=엔가젯)

이렇게 NFC 기술 발전이 늦어진 지난 몇 년사이 인터넷 대기업들이 주도한 QR코드식 지불 방식이 빠르게 발전했고 커다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게 됐다. 최근 알리페이와 위챗 결제사용자 수는 중국에서 4억명이 넘으며 시장 점유율이 85%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애플페이는 2월 18일부터 시작해 중국내 20개 은행과 협력키로 한 바 있다. NFC 방식의 지불 시스템은 인터넷 기업의 QR코드 지불 방식에 비해 데이터 보안성, 기술보안성, 조작편의성, 산업 생태계 시스템 방면에서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제참고보는 “비록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기는 하지만 중국에서 애플페이는 아직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 못하며 사용자 역시 많지 않다”며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NFC 지불은 소비자들의 습관 문제와 지불 장소 및 단말기 등의 문제 때문에 단기간 내에 주요 결제 수단으로 자리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 애플페이, 미국 빼면 글로벌 시장서 맥 못춰

비단 세계 최대 모바일 지불 시장인 ‘중국’을 제외하더라도 애플의 다른 해외 성적표 역시 좋지 않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이 모바일 지불결제 시스템 ‘애플페이’를 내놓은지 18개월이 지났지만 ‘기술의 한계, 소비자의 낮은 사용률, 그리고 은행 방면의 압박 등 요인으로 글로벌 지불 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비록 애플이 최근 많은 협력 은행을 추가하면서 싱가포르, 호주, 캐나다 등지에서 새로운 발전을 꾀하긴 하지만 최근 6개 국가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은행 지불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애플 페이의 지난해 거래 규모는 109억 달러로 이중 대부분은 여전히 ‘미국’이다. 시장연구업체 타임트릭에 따르면 이 규모는 동아프리카 케냐의 1년 모바일 지불 거래량 수준에도 못 미친다. 케냐에서 모바일 지불은 매우  활성화돼 있다. 케냐의 중앙은행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전 10개월, 케냐 모바일 지불 거래액은 230억 달러에 달한다.

이외에도 애플페이 거래량과 중국 시장의 규모를 비교하면 더욱 명확하다. 시장연구업체 아이리서치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글로벌 최대 모바일 지불 시장이지만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주도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으며 지난해 모바일 지불 규모는 1만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영국과 중국, 호주에서는 일부 애플 팬들 사이에서 애플페이가 쓰이고 있지만 서비스 품질과 사람들의 흥미 정도에 차이가 있다.

■ 기술적 문제 ‘아직’ 해결안되

애플페이는 한달 전 호주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한 중형 은행에서 제공한 지불장비의 지불 실패가 다수 일어나고 있다. 벤디고(Bendigo) 은행의 대변인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일부 가게의 단말기에서 애플페이 지불을 할 때 전에 없던 기술적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 서비스를 발표할 때 업계에서 광범위하게 참여하지 못했으며 이 때문에 신기술을 테스트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애플의 부총재 제니퍼 베일리는 “이러한 일은 예상하지 못한 것이지만 모든 상황이 그런 것은 아니다”며 “어떤 중대한 기술적 혁신이라도 시간이 필요하며, 우리는 최대한 빨리 이에 대처해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업계의 성장 둔화 상황에서, 애플은 지불결제를 기기 판매의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매출도 늘리고 싶어 하지만 애플페이의 매 100달러 지불 중 애플의 수수료는 최고로 높을 때 0.15달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환치우왕은 “휴대폰 생산업체에게 있어서 애플은 장기간 컨트롤타워였지만 지불 생태계에서는 커다란 시련을 맞고 있다”며 “알려진 바에 따르면 다른 국가에서 은행과 협상하는 애플이 수수료를 낮춰 달라는 요구 때문에 애플페이의 글로벌 확산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삼성페이

■ 저항에 부딪치다

미국에서 애플은 거대한 사용자 군을 기반으로 애플페이가 주도적인 지위에 있다. 하지만 호주, 영국, 캐나다에서는 저항요소를 만났다. 은행들이 자신의 모바일 지불 상품을 갖고 있는 것이다. 퍼스트아나폴리스 컨설팅의 한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서 “지불 시스템 전체는 매우 복잡하며 많은 경쟁자들이 있다”며 “제아무리 혁명적인 혁신이라도 단시간 내에 실현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환치우왕은 “홍콩은 애플페이의 다음 목표지 이지만 현지 은행업의 구조가 불균형적이라 사용자와 유통점이 이 서비스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영국의 경우 지난해 무접촉식 은행 카드의 거래량이 140억 달러였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새로운 거래방식으로 바뀔 잠재 시장이 많지 않은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60%가 넘는 은행카드 거래가 무접촉식카드로 이뤄지며, 애플페이를 사용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사용자가 많다. 아이폰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이미 사용하고 있는 은행카드를 사용할뿐 애플페이를 사용하지는 않는 것이다.

애플페이가 중국에서 출시된지 이미 3개월이 지났지만 사용자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아직 서비스가 위챗 등 지불 서비스 보다 편리하지 않다고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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