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연휴 프로야구 보러 경기장을 찾는 가족이 많다. 현장의 즐거움만 못하겠지만, TV 중계도 요즘에는 꽤 볼만하다. 기술에 관심 많은 이는 멋진 장면을 되돌려 보기로 보여줄 때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이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그리고 화면 한쪽에 조그맣게 ‘freeD’라는 로고가 자리한 것에 눈길이 갈 것이다. freeD 테크놀러지는 스포츠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360도 영상 처리 업체다. 최근 인텔의 자회사로 편입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360도 영상에 센서 정보가 입혀진다면?

freeD의 기술은 한국 프로 야구 리그(KBO)뿐 아니라 미국 프로 농구(NBA), 프로 야구(MLB), 유럽 챔피언스 리그(UEFA) 등에서 널리 쓰인다. 초고속 촬영과 함께 주요 장면을 재생할 때 360도로 보여주는 것은 알게 모르게 우리의 눈에 익숙해졌다. 중계 화면은 앞으로 더 빠르게 스포츠 게임 장면을 닮아갈 것이다. 엄청난 정보가 화면에 뿌려지고, 이를 통해 스포츠 중계를 즐기는 새로운 맛에 우리는 익숙해 질것이다.

근거 없는 상상이 아니다. 업계는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인텔이 freeD를 인수한 것이 좋은 예다. 인텔의 3D 카메라인 리얼센스 기술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freeD 테크놀리지의 360도 영상 처리 기술이 접목되면 시청자가 원하는 것 이상의 정보로 화면을 꽉 채울 수 있다.

가령 프로 야구에서 만루 홈런을 치는 장면을 되돌려 볼 때 배트 스피드, 임팩트 타이밍과 당시 가해진 손목 힘, 타구가 날아가는 속도와 거리 등이 정보를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이들 정보는 자이로스코프, 가속계 등을 장착한 웨어러블 장치에서 가져오면 된다.

상용 제품도 있다. 캠프릿지 컨설턴트란 기업에서 만든 스파태그(Spatag)는 야구 배트 손잡이에 다는 장치로 배트 스피드와 스윙 각도 등을 측정한다. 제프 테크놀러지(Zepp Technology)란 기업에서는 스윙을 360도 분석해주는 웨어러블 장치를 내놓았다. 기능과 수집하는 정보는 스파태그와 비슷하다. 적용 분야는 야구, 골프, 테니스 등 스윙을 하는 스포츠 모두이다. 실제 시연 장면을 다음 영상을 참조 바란다. 아이들 장남감이 아니라 매우 정교한 서비스란 것을 알 수 있다.

▲ 프로야구 (사진=위키피디아)

■프로 선수 훈련 방식을 바꾸는 가상현실

프로 스포츠는 일종의 런웨이다. 새로운 기술이 향후 스포츠 관련 산업을 어떻게 바꿀지 소개하는 무대다. 360도 촬영, 3D 영상 분석, 웨어러블 기술은 TV 중계 방식을 바꾸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가상현실(VR)이 더해지면서 ‘코칭’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영화 머니볼의 실재 인물인 제이슨 지암비(Jason Giambi)는 아직도 스포츠 과학에 열정적이다. 그는 최근 프로젝트 OPS 활동을 열심히 한다. 이 프로젝트는 가상 현실을 접목해 타격 훈련을 하는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만든다. 프로 선수 훈련에 웨어러블이나 가상 현실이 적용되는 것은 사실 새로운 것 없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시도를 관심있게 봐야 한다. 그 이유는 거대한 생활 체육 시장의 가능성 때문이다.

■골프존 신화를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서 만들 기회

골프존은 실내 골프라는 장르를 파고들어 성공 신화를 만들었다. 생활 체육 시장의 잠재력은 상당하다. 그 이유는 아마추어의 끝없는 열망 때문이다. 야구, 배드민턴, 탁구, 축구 등 생활 체육 단체에 가입해 활동해본 이라면 다 알 것이다. 단순히 모여서 친선 도모를 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실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선수 출신을 코치에게 배우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실력 향상에 대한 보상은 대회 수상을 통해 받는다.

360도 3D 영상, 웨어러블 장치, 가상현실은 생활 체육 부문에서 셀프 코칭 시대를 열 가능성이 크다. 모든 스포츠는 폼이 중요하다. 제대로 된 폼을 익히려고 비싼 포인트 레슨을 받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배울 때는 잘 되던 것이 혼자 연습하면 이전 폼으로 돌아간다. 최신 기술을 활용한 셀프 코칭은 도돌이표로 돌아가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 야구를 예로 들어보자. 선수 출신 코치에게 잘 배울 때 360도로 찍고, 웨어러블 장치로 몸의 무게 이동부터 타점 등에 대한 정보를 기록한다면? 코치 없이 혼자 연습할 때도 자세가 흐트러지면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있다.

셀프 코칭 시장보다 더 큰 기회는 골프존과 같이 여러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공간에서 즐기는 시뮬레이션일 것이다. 골프는 이미 시장성 검증이 끝났고, 이제 스크린 야구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야구 다음은? 이는 독자의 상상에 맡기겠다. 참고로 본 기고문은 필자가 관리하는 블로그에 게재한 여러 글을 참조해 작성했다. 원문은 해당 블로그(링크)를 참조 바란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