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애플이 13년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애플의 2016회계년도 2분기 매출(국내 기준 1분기) 매출은 505억6천만달러(한화 약 58조1천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아이폰 판매 대수는 5천120만대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8%와 16.2% 감소했다.

애플의 분기 매출이 2003년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미국 제조업의 몰락을 방증한다. 이에 제조업 선두국가로 꼽힌 두 나라에 전 세계의 관심이 모였다.

이달 딜로이트 글로벌 소비와 산업 제품 업종 및 미국 경쟁력위원회가 공동 발표한 ‘2016글로벌제조업경쟁력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6년 국가 제조업 경쟁력 지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향후 5년 내 미국이 중국을 초월해 세계 1위 제조업 대국이 될 것이며 중국은 2위로 밀려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대해 중국 언론 베이징천바오(北京晨报)는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경쟁은 전 세계 싱크탱크의 관심사”라면서도 “하지만 미국 제조업의 현재 상황이 과연 ‘부흥’ 단계인가 아니면 ‘쇠퇴’ 단계인가라는 기본적인 문제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미국 제조업을 분석했다.

■‘쇠퇴’한 미국 제조업, 생산성과 효율은 지속 성장

20세기 들어, 미국 제조업 일자리는 30% 이상 줄어들었으며, 선진국 중 꼴찌에서 두 번째다. 영국이 뒤에 있다. 20세기 1930년대 대공황 시기 제조업 일자리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1950년대 초 미국 제조업은 세계 총합의 40%를 차지했으며 이 수치는 2002년 30%로 줄어들었다. 2012년에는 17.4%로 추락했다. 이어 2010년 미국은 19.4%를 차지했지만 중국 제조업 점유율 비중은 19.8%를 차지해 미국을 앞질렀다. 여러 세기 동안 미국 제조업이 왕좌의 자리를 지켰지만 쇠퇴 역시 지켜봐야 했다.

▲ 20세기 들어, 미국 제조업 일자리는 30% 이상 줄어들었으며, 선진국 중 꼴찌에서 두 번째다. 영국이 뒤에 있다. 20세기 1930년대 대공황 시기 제조업 일자리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사진=픽사베이)

베이징천바오에 따르면 ‘쇠퇴’란 커다란 간판 뒤에서 미국 제조업의 생산성과 효율은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미국 제조업이 쇠퇴한다고 인식하고 있고 중국 제조업이 2000년 이후 부상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미국 제조업의 성장 속도는 기존 제조업 강국인 일본보다 독일 보다 높다.
 
미국 제조업 노동 샌상성은 2000년 이래 41% 올랐으며, 성장속도는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일본 등 기존 제조업 강국 보다 높다. 2007~2009년 34.6%의 외국직접투자가 제조업에 투입됐으며 첨단기술과 자본이 집약돼 나온 제조 상품 수출은 미국 수출 성장에 가장 큰 기여도를 자랑했다. 더 중요한 점은 미국이 점유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 영역과 산업 사슬 생태계다.

보쉬가 2011년 발표한 제조업분석보고서에 나온 미국 제조업 시장 경쟁력에 따르면, 미국은 고부가가치 및 첨단 기술 집약적인 화학공학, 항공우주, 기계, 의학과 반도체 영역에서 여전히 글로벌 선두 지위에 있다. 다만 기력이 약화된 제조업은 단지 방직품, 의류, 가전, 가구, PC 기기 등 영역이다. 미국은 제조업 가치 사슬에서 여전히 선두에 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제조업 부흥’ 기치를 강화했다. 이는 미국 제조업이 다시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됐다. 오바마 정부가 일련의 제조업 전략과 정책을 추진하면서 제조업은 미국 경제 부흥의 주요 지지대 역할을 하게 됐다. 미국 제조상품 수출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7% 성장했으며 수출액은 자체 신기록을 경신했다.

2014년 IMF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달러 환율 경쟁력과 셰일가스 혁명이 가져온 저가 에너지와 신흥국가의 노동력 원가 격차 감소 등 요인이 미국 제조업의 회복을 앞당기고 있다.

■ 미국 ‘미래의 승리’ 꿈꾸며 제조업 부흥 적극 추진

산업화 발전이 시작되면서 미국 서비스업 비중은 제조업을 넘어섰다. 예컨대 1890년 미국 서비스업 비중은 38%, 제조업 비중은 24% 였지만 1960년대 들어 미국 제조업 비중이 끊임없이 상승했다. 하락세를 걷기 시작한 이후 고소득의 후기 공업화단계에 들어서자 최근 제조업 비중은 다시 12% 가량으로 낮아졌다.

미국 제조업 비중은 서비스업 비중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제조업 비중은 변동하고 있지만 미국이 세계 제조업의 선두 위치에 있다는 점은 변함없다.

약소한 식민지에서 출발해 영국을 대체한 세계 제조 대국으로 자라난 미국은, 2차세계 대전 이후 글로벌 제조업의 선두를 점하고 있다. 제조업은 미국 경제의 선두에 서있다. 1970년대에서 80년대까지 일본과 독일은 철강, 자동차 등 영역에서 치열한 경쟁을 치뤘으며 특히 글로벌 무역업계는 미국 국내 제조업 쇠퇴에 주목했다. 이와 동시에 제조업 부흥은 지속적으로 시도됐으며 정보기술혁명이 시작되면서 1990년대 미국은 다시 한번 세계 제조업의 ‘영도자’가 됐다.

바로 이때 중국 제조업 총량이 미국을 넘어서면서 세계는 다시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쇠퇴에 주목하게 됐으며 이때부터 미국은 다시 ‘미래의 승리’를 다짐하며 제조업 부흥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 중국의 제조업 총량이 미국을 넘어서면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미래의 승리를 다짐하며 제조업 부흥에 나섰다. (사진=픽사베이)

■ 제조업이 발전해야 다른 산업도 ‘발전’

베이징천바오는 제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제조업의 발전이 가져오는 승수효과를 분석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인구 고령화와 빈부 격차 확대, 노동 참여율의 하락, 지속적인 무역 적자 문제에 맞서 선진 제조업이 새로운 경제 동력이 돼야 한다. 제조업은 승수효과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가치가 1달러 증가할 때 마다 다른 부문에 1.4달러의 가치가 늘어난다.

만약 제조업 성장을 이끌면 상대적으로 서비스업의 가격은 하락하게 되지만 이는 서비스업의 성장도 이끌게 된다. 베이징천바오가 인용한 미국의 한 경제 전문가는 “1개 제조업 일자리는 다른 분야에서 1.6개 일자리를 창출하며, 1개 선진 제조업 일자리는 다른 분야에서 5개 일자리 기회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제조업은 혁신의 깃발 역할을 한다. 미국에서 제조업은 민간 부문에서 연구개발 비율의 3분의 2를 넘게 차지하며 약 70%의 국가 연구개발 인력이 제조업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미국은 적극적으로 제조업 부흥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금융위기 이후의 경제 회복뿐 아니라 미국 제조업의 지위를 다시 찾기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이다. 중점 영역의 혁신전략과 정책을 통해 제조업 부흥을 시도하고 있다.

더 심층적으로 보면 이러한 혁신 전략의 배경은 미국이 산업화와 정보화를 융합해 새로운 산업 혁명의 기회를 잡겠다는 데 있다. 인터넷 플랫폼이 분업이 미소곡선 산업의 분업을 대체하도록 하고, 서비스 환경을 인터넷 플랫폼으로 제어하면서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를 도모해 산업사슬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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