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백연식 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실시된 지 1년 6개월이 지난 상태에서 정부와 소비자의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단통법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통법은 소비자에게 차등적으로 지급되는 불법 보조금을 막기 위해 시행됐지만, 최근 갤럭시S7, G5 등 전략 스마트폰의 출시되면서 신도림 등 일부 지역에서 불법 지원금이 살포되면서 단통법 무용론 또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단통법 이전보다 시장이 훨씬 안정화된 것이 사실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단통법 시행 효과가 점점 나타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들은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단통법의 최대 수혜자가 그동안 호갱이었던 이용자나 법 시행으로 마케팅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이통사가 아닌 SK텔레콤의 모델인 설현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등장했다. 단통법 이후 이통사를 바꾸는 번호이동보다 그대로 유지하고 단말만 바꾸는 기기변경이 상대적으로 더 늘어났는데, SK텔레콤은 자사의 영업정지 기간에 설현이 모델로 등장한 자사 전용폰 루나를 앞세워 가입자를 지키는데 선방했기 때문이다.

이때 설현은 SK텔레콤의 집중적인 홍보 효과로 이른바 스타덤에 올랐다. ‘SK텔레콤=루나=설현’이라는 마케팅 공식이 통한 것이다. 설현은 국내 1위 이통사의 간판 스타로 떠오르면서 최고의 마케팅 효과를 수혜를 봤다. 단통법의 최대 수혜자가 설현이라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만큼 단통법은 통신 시장의 가장 핫 이슈인 것은 분명하다.

단통법은 통신3사의 지나친 가입자 뺏기 경쟁으로 불법 리베이트가 지원되고, 특히 이런 지원금이 일부 소비자들에게만 받게 돼 특정층만 혜택을 받게 된다는 논리로 지난 2014년 10월에 시행됐다.

사진=SK텔레콤
사진=SK텔레콤

 

마케팅비의 감소로 통신사만 혜택을 볼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이통3사의 매출이 오히려 떨어졌고 불법 지원금도 신도림 등 일부 유통점에서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휴대폰 단말기의 구입가가 비싸지자 소비자의 볼멘 목소리도 여전히 나오는 상태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제조사들도 처음부터 단통법이 만들어지는 것을 반대해왔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과 함께 등장한 20%요금할인은 통신사의 매출이 떨어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단통법이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방통위 등 정부가 불법보조금이 나오지 않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7일 출입기자 오찬간담회에서 “단통법은 수시로 작은 부분과 큰 부분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불법 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통사가 공시한 지원금으로 휴대폰을 구매하게 되는데 예전과 달리 번호이동보다는 기기변경 고객이 늘었다.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약 50%를 차지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이런 수요를 예측하고 중저가 전용 스마트폰 ‘루나’와 ‘쏠’을 출시했다. 루나의 경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는데 광고모델인 설현 역시 톱스타로 부상했다.

단통법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여전히 불법 지원금은 이뤄지고 있지만 과거보다 줄어든 상태고 이동통신3사의 데이터 요금제 출시와 지원금에 상응하는 20% 요금 할인(선택약정할인)으로 인해 가계 통신비 역시 감소했다는 평가가 많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단통법이 만들어진 취지는 특정 계층만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닌 모든 소비자에게 골고루 이익을 돌려주는 것이었다”며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원금 상한선 33만원을 올리는 방안도 좋지만 스마트폰의 출고가가 인하되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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