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를 승인할 경우 알뜰폰을 매각하라는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CJ헬로비전이 알뜰폰을 매각할 경우 알뜰폰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2일 송재성 미래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KT 망을 CJ헬로비전이 사용하고 있는데 인수합병이 이뤄질 경우 KT망을 SK계열이 빌려 쓰게 되는데 이 과정이 자연스럽지 않다”며 “이 부분을 심사 주안점으로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9일 미래부에 따르면 작년 11월말 기준, CJ헬로비전이 84만7434명의 가입자로 14.5%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고 SK텔링크가 84만4639명의 가입자로 14.4%의 점유율로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만약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이 조건 없이 승인될 경우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28.93%가 된다. 올해 1월 기준 SK텔레콤의 무선시장 점유율은 44.66%이지만 알뜰폰을 포함할시 49.4%로 올라간다.

거기에 CJ헬로비전 알뜰폰이 인수될 경우 SK계열의 이통통신 점유율은 50%를 넘기게 된다. 따라서 만약 미래부가 인수합병을 승인할 경우 CJ헬로비전의 알뜰폰을 매각하라는 조건이 붙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 알뜰폰 매장

■ 매각 시 인수 주체는 KT M모바일, LG유플러스 미디어로그?

만약 CJ헬로비전 알뜰폰 헬로모바일이 매각될 경우 인수하는 주체가 누구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는 이통사 계열사인 KT M 모바일이나 LG유플러스 미디어로그를 예상한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KT M 모바일의 경우 작년 상반기에 출시된 이후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빠르게 가입자 수를 확보했다”며 “CJ헬로비전이 매물로 나올 경우 가장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G모바일이나 유니컴즈, 인스코비·프리텔레콤, 아이즈비전 등 중소사업체는 인수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작은 규모의 업체가 큰 업체를 인수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앞으로의 알뜰폰 시장은 이통사 자회사와 알뜰폰 업체가 지켜야 하는 시장 점유율 비율이 변수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 자회사인 SK텔링크나 KT엠모바일, 미디어로그 등 이통3사 자회사가 차지해야하는 알뜰폰 시장 점유율은 50%이고, CJ헬로비전을 포함해 중소알뜰폰 업체들을 합쳐 이들이 가져가야 하는 점유율 역시 50%다.

이통사 자회사가 헬로모바일을 인수할 경우 50% 규제에 묶이기 때문에 다른 중소 알뜰폰 업체에는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만약 이통사 자회사가 인수하지 않을 경우 제 4이동통신에 관심이 있는 대기업 계열사가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 중 한 관계자는 “CJ헬로비전이 이통사 자회사 쪽으로 넘어가게 되면 남은 50% 시장 점유율은 중소 업체끼리의 싸움”이라며 “이런 상황이 영세한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게는 나쁘지 만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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