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구혜림 기자] 1만 5천원 내지 2만원. 유료웹툰플랫폼 관계자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매월 평균 결제하는 금액이다.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레진코믹스(이하 레진)가 2014년 6월 유료웹툰플랫폼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을 기점으로, 현재 40여 군데의 유료 웹툰 플랫폼이 운영되고 있다. 약 2년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탑툰을 제외하고, 매출 실적을 직접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레진은 2014년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해 유료 웹툰 플랫폼 시장의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탑툰은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2016년 3월 1일 기준으로 총 매출 320억원 달성을 발표했다.

▲ 김춘곤 탑툰 대표. (사진=탑툰)

관계자들은 지금을 유료웹툰시장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내실을 다져가야 하는 단계로 진단했다. 작가들에게 연재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레진, 탑툰, 짬툰은 모두 주변의 걱정 속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서 이미 좋은 웹툰을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웹툰을 돈 주고 사보겠냐는 것.

유료웹툰플랫폼은 이 우려를 콘텐츠의 힘으로 돌파했다. 이들은 이용자들의 보다 세분화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작품을 공급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포털이 전 연령 관람가 작품으로 국내 웹툰의 대중화를 이끌어 낸 기반 위에서였다.

탑툰의 김춘곤 대표는 지난 16일 있었던 ‘2016 탑툰 서비스 오픈 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웹툰은 한국에서 시작됐고 아직 한국에만 있는 서비스”라고 말하면서 “서비스를 시작한 2014년에는 매출에서 성인물과 비성인물의 비중이 9:1이었다면 2015년에서는 7:3으로 비성인물의 매출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레진의 관계자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어른들이 볼 수 있는 작품’에 중점을 두면서 작품을 공급하고자 했다. 그렇다고 해서 성인물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탈영병을 잡는 군인인 육군 헌병대 군무이탈체포조의 이야기를 다룬 ‘D.P 개의 날’(김보통 작가)의 예를 들어 “군 내의 인권문제와 20대 젊은이들의 희망과 바람을 다루고 있는 ‘D.P 개의 날’의 성공은 유료웹툰플랫폼이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던 콘텐츠”라고 말했다.

▲ 레진 'D.P 개의 날'(김보통 작가) 툰트레일러 (사진=유튜브 캡처)

레진의 작품들은 다수의 수상실적이 있다. 리율 작가의 ‘신기록’은 2013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을 수상했다. 웹드라마로도 제작된 들개이빨 작가의 ‘먹는 존재’는 2014년 문화체육부장관상인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수상했다.

짬툰 또한 “성인물이 유료웹툰플랫폼이 이윤을 내는 중요한 콘텐츠인 것은 사실이지만 성인물 수급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짬툰은 2015년 서비스 오픈 당시 공모전을 개최해 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했고 최근에는 청강문화산업대학교와의 협업을 통해 같은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사진=짬툰 화면 캡처)

국내 유료웹툰플랫폼 중 해외 현지화 전략을 우선하는 코미코의 관계자 또한 “(성인물 외에도) 30-40, 40-50의 특정 타겟층이 주로 관심을 갖는 콘텐츠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얼마나 고품격의 콘텐츠를 수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 2016년 2월에 출시된 코미코 완전판. 성인 콘텐츠가 탑재됐다. (사진=코미코 블로그)

초기에는 유료웹툰플랫폼의 캐시카우였던 성인물은 에로티시즘이 강조된 성애물만을 의미했다. 웹툰을 보기 위해 한달에 1만 5천원 내지 2만원을 결제하는 이용자들이 대부분 구매력을 지닌 성인이다. 이를 감안할 때 직장생활, 군 생활 등 성인의 경험이 있어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로 성인물 자체의 외연이 차츰 확장되고 있다.

“유료 결제로 나타나는 이용자들의 콘텐츠에 대한 세분화된 욕구가 콘텐츠 자체의 확장을 가져오고 있는 것 같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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