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구혜림 기자] 기계의 상승세가 잠시 주춤했다. 구글딥마인드챌린지매치 13일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은 알파고의 3연승을 막았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에서 역대 전적 1승을 달성한 이세돌 9단의 승리에 대해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알파고는 5번기에서 극복할 수 없는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의 승리는 인간의 존엄을 다시 회복했다. 당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 모였던 취재진들과 바둑팬들은 그의 승리를 축하했다.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1승이다.” 전 세계 최고 바둑 기사의 이세돌 9단의 말이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에게서 2가지 약점을 발견했다. 예상치 못한 수를 보일 때 알파고는 대응할 줄 몰랐고, 흑돌을 쥘 때 약점을 보이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이 겨루는 바둑에서, 기사들은 19x19 바둑판에서 흑백돌을 겨룬다. 체스보다 경우의 수가 더 많다. 체스의 첫 움직임은 28가지의 경우의 수를 갖는 것에 비해, 바둑은 361개의 경우의 수를 갖는다. 체스는 80번까지 순번을 돌지만 바둑은 150번까지 이어진다. 바둑의 룰은 체스보다 더욱 복잡하다.

이세돌 9단은 13일 4국에서 백돌을 쥐었다. 5번기의 마지막 대국이 있을 15일에 이세돌 9단은 현재 중국식 룰에서는 불리한 흑돌을 쥐겠다고 먼저 제안했다. 흑돌로 승리하는 것이 더욱 의미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는 이번 알파고의 패배로 가치 있는 학습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교정이 필요한 프로그램의 약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승리는 이세돌 9단의 믿을 수 없는 투지를 나타내는 진정한 증거이다. 이세돌 9단은 3연패 이후 매우 훌륭하게 싸웠다.”

5번기 전 이세돌 9단은 “5-0 혹은 4-1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한 번 승리를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2015년 유럽 챔피언을 이기기 전까지 적어도 10년간은 인간 프로를 이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은 더욱 강력한 상대자였다.

▲ 13일 4국 알파고에 불계승 후 대국을 복기하는 이세돌 9단. (사진=바둑TV화면 캡쳐)

구글의 중역은 바둑이 대국을 승리하기 위해 무작위 대입을 통해 수많은 경우의 수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IBM의 딥블루는 1997년 전 세계 체스 챔피언 개리 카스카로프를 이겨서 화제가 된 것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알파고는 기보를 익히고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등 자가학습을 통해 독립적으로 바둑을 연마하면서 대략 인간의 직관처럼 디자인됐다.

과거에 하사비스는 바둑을 ‘인공지능 연구의 성배’라고 묘사했다. 그는 12일 이세돌 9단의 패배에 대해 인류의 패배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희망은 결국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을 다른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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