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온 세상의 이목이 집중됐던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AI) 알파고와 바둑 황제 이세돌 9단간 세기의 첫 대결이 알파고의 압승으로 대국이 마무리됐다.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알파고와 이세돌 9단간 첫 대국은 총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며, 보는 이들의 땀을 쥐게 했다.

바둑계와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은 바둑에서는 아직 인간이 우세하다고 하며, 이세돌 9단의 승리를 점쳤던 만큼 알파고의 압승은 대이변이 아닐 수 없다.

구글에 따르면 알파고는 인간으로 치면 바둑을 100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학습했다. 바둑 천재 인간 이세돌도 1000년이라는 시간의 한계를 넘지 못한 것이다.

▲ 구글 알파고 팀이 대국 승리 후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대국이 시작되고 이세돌 9단은 돌 선택권에서 백돌 대신 흑돌을 선택하는 여유까지 보여줬다. 중국식 룰로 진행된 이번 경기에서 백돌을 선택하면 7집 반을 덤으로 얻는다.

대국 초반 이세돌 9단은 알파고를 테스트하며 무난하게 화점을 두고 알파고도 같은 화점으로 대응했다. 이세돌 9단은 특유의 변수를 보여주며 수를 두자 알파고는 시간을 오래 끌며 약간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나 24번째 수부터 이세돌 9단의 플레이에 팽팽히 맞서 나갔다.

서로 60번대 수를 두며 경기가 시작 된지 한시간이 지나자 이세돌 9단이 허수를 두며 알파고에 밀리는 상황이 처음 연출됐다.

현장 해설진은 “이세돌 9간과 알파고가 초반부터 강대강으로 붙어 난전이 되고 있다”며 이세돌 9단에 조금씩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알파고의 수준에 매우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시간이 한시간 반 정도 지나자 이세돌 9단은 알파고에 밀리며 패색이 짙어졌다. 자리에 앉아 편하게 해설하던 해설진들도 자리에 일어서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세돌 9단은 대국장 밖으로 나가 휴식을 취하는 등 경기 중 매우 초조한 모습을 보여줬다. 대국이 후반부로 넘어가며 이세돌 9단은 127번 째 수에 허수를 두는 패착을 범해 이때부터 알파고의 승기가 점쳐졌다.

알파고는 경기 중간중간 유리한 위치를 계속 점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세돌 9단이 잔 실수를 범할 때 마다 같이 허수를 두며 이세돌 9단과의 경기 수준을 맞춰주는 여유를 보여줬다.

▲ 이세돌 9단이 대국 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결국 이세돌 9단은 186수에 불계패를 던지며 기권을 했다. 알파고는 말 그대로 이세돌 9단을 봐줘가며 압승을 거둔 것이다.

이 날 대국이 끝난 후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우선 알파고와 멋진 대국을 펼쳐준 이세돌에게 큰 존경심을 보내고 알파고가 승리해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 네 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아직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고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남은경기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줄거라 본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의 두가지 모습에 놀랬다”며 “첫번째는 알파고가 경기를 초반부터 잘 풀어나가는 능력에 놀랐고, 두번째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둘 수 없는 수를 둬 깜짝 놀랬다. 오늘 결과가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남은 경기도 기대가 되고 내일부터 포석 실패를 안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국 소감을 전했다.

한편, 2차 대국은 10일 오늘과 같은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포시즌즈 호텔에서 1시에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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