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박정민 기자] “세상 모든 사람들이 가상현실(VR)을 또 하나의 미디어로 받아들일 때까지”

VR콘텐츠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 ‘무버(Moooovr)’의 포부다. 무버는 올해 1월 세계 가전쇼인 CES에 자사 촬영 솔루션을 내놨고, 2월에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라이브 VR 스트리밍을 선보여 이름을 알렸다. CES에서 기술을 선보인 후로 무버에 계약 문의가 늘고 해외의 관심도 늘었다.

VR 기술이 이제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올 초부터 VR 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했다. 페이스북에 인수된 VR 기술 선도주자인 오큘러스가 소비자용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를 3월에 출시하겠다 밝혔다. 2월에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도 스포트라이트의 대상은 VR기업들이었고 삼성전자도 갤럭시S7 공개행사에서 자사 기기인 ‘기어 VR’을 동원해 화제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큰 관심은 VR기기에 쏠려 있다. VR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콘텐츠의 역할이 핵심적이다. 아무리 매끈한 기기를 사도 그 기기로 즐길 수 있는 게 없다면 무슨 소용일까. VR콘텐츠를 제작하는 무버를 탐방하게 된 이유다.

▲ MWC2016에 참관한 무버의 부스 전경. (사진=무버)

■ VR 콘텐츠 제작사 무버...카메라와 촬영 장비도 자체 제작

무버는 2011년 ‘카몬’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당시에도 VR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2011년은 VR이라는 단어도 없을 정도로 무지한 때였다. VR 영상물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도 국내에 한 두 개 정도였다. 이 몇 종 안 되는 카메라를 시작으로 차차 발전해왔다는 것이 무버의 설명이다.

무버는 이렇게 쌓아온 노하우로 카메라와 촬영 장비를 자체 제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런데 촬영 외에도 VR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선 스티칭(Stitching, 여러 영상을 하나로 느껴지게끔 하는 작업), 편집, 플레이어 기능의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촬영만 360도로 한다고 VR콘텐츠가 완성되는 것이 아닌 것이다.

무버는 장비 외에도 VR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요소를 한꺼번에 서비스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고품질의 VR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고객이 무버를 찾으면 촬영부터 재생까지 서비스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사업방식은 VR콘텐츠 제작의 특성과도 연관이 있다. VR콘텐츠 제작은 기술보다도 제작 단계별로 협업이 긴밀하게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VR콘텐츠를 촬영하는 단계만 하더라도 VR콘텐츠를 단순히 일반 촬영장에서 하듯 촬영하기 어렵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카메라에 주변 모든 것이 노출되기 때문에 기획단계부터 VR콘텐츠를 만든다는 사실을 염두하고 철저해야 하는 것이다. 전용 무대를 활용할 것인지, 있는 그대로 노출할 것인지, 스태프가 전원 숨어서 한 테이크로 진행할지, 메이킹 필름처럼 스태프가 보여지는 채로 촬영할지 고려해야 할 점이 한둘이 아니다.

▲ 무버 사무실 전경 (사진=무버)

■ 몰입감 있는 킬러 콘텐츠 필요... 아이돌, 롤러코스터 같은 체험 영상 인기

무버는 현재 네이버TV캐스트에 채널(http://tvcast.naver.com/mooovr)을 운영하고 있다. 무버 채널로 접속하면 뮤직비디오, 풍경, 롤러코스터 등의 영상을 360도로 관람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인기있는 것은 역시 아이돌 관련 영상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VR은 일반 촬영이 적용되는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지만 어떤 영상이 시장에서 인기있는지 살펴봐야한다고 무버는 말한다. 특히 몰입감이 확실한 콘텐츠가 각광받으리라 예측된다. 무버는 아이돌 영상은 물론 롤러코스터 같은 체험 영상이 호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무버의 시작은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기 싶다는 마음이었고 지금은 ‘무버’하면 바로 떠오를 킬러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로망이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계속 새로운 콘텐츠 제작을 시도할 것이며 이런 시도가 모여 무버만의 노하우가 되고 차별점이 된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무버는 VR이 ‘새로운 미디어’가 아니라 ‘또 다른 미디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화제의 대상이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존 것에 묻히고 사라지는 것들도 많기 때문 아닐까. 무버가 만드는 VR콘텐츠가 특이하고 새롭다는 데만 멈추지 말고 ‘또 다른’ 미디어가 되길 기대해본다.

▲ (사진=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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