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한때 중국 시장을 점령했던 노키아가 휴대폰 시장에 복귀한다는 발표에 중국 현지 언론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적지않은 놀라움을 드러내면서도 현재 시장 현황을 제시하며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기대감도 적지 않다. 3일(현지시각) 중국 남방일보(南方日报)는 ‘노키아에게 아직 기회가 있을까’ 제하 기획기사를 통해 현지 시장 관점에서 본 노키아의 모바일 사업 기회를 조명했다.

2013년 9월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키아의 모바일 사업을 인수하면서 이듬해 4월 거래가 완료됐고 14년간 시장을 좌지우지했던 노키아 브랜드는 휴대폰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후 지도 서비스 ‘Here’와 노키아 솔루션앤네트웍스(NSN) 등을 먹거리로 삼아왔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인수 조건 중 노키아가 인수된 이후 30개월 간 모바일 기기 시장에 진입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었고 이 조항은 2016년 하반기에 수명을 다했다. 이어 MWC2016에서 노키아 CEO가 휴대폰 시장 복귀를 알렸다. 남방일보는 “하지만 이미 천지개벽한 수준의 휴대폰 시장이 노키아에게 ‘왕좌의 회귀’를 허락할지 여부가 많은 전문가들의 관심사가 됐다”고 주목했다.

▲노키아의 윈도 기반 스마트폰 (사진=픽사베이)

■ 안드로이드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한 노키아 팬은 2년 여간 사용해온 노키아 ‘루미아1320’ 폰을 아이폰으로 바꿨다. 그는 줄곧 노키아의 열렬한 팬이었지만 노키아 제품이 더 이상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느꼈다. 그는 “사용자인터페이스(UI)는 간결하지만 윈도폰OS 시스템 사용자가 너무 적고 디디추싱(滴滴出行)같은 일부 소프트웨어의 윈도폰OS 버전이 없어서 사용하기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안드로이드와 iOS 틈새에서 살아날 수 있는 기회가 이미 너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남방일보는 “이에 안드로이드OS는 노키아가 시장으로 복귀하는 최우선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과거에 노키아가 N1 태블릿PC에 안드로이드OS를 채용했을 때 전문가들은 이를 노키아의 ‘시험 진입’이라고 여겼다. 가트너가 내놓은 2015년 4분기 글로벌 휴대폰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기 수량은 이 분기에만 16.6% 늘어 글로벌 시장의 80.7%를 차지했다. 하지만 윈도OS의 하락세는 뚜렷하며 2014년 4분기 대비 1042만대가 줄어든 439만대에 그쳤다.

최근 여러 해외 외신 보도를 보면 노키아는 안드로이드 휴대폰 연구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이미 3개의 모델이 선상에 올라있다. 남방일보는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안드로이드 시장이 이미 레드오션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키아의 진입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며 “노키아가 한때 스스로 외면했던 OS를 선택할 것인가도 관심”이라고 전했다.

■ 브랜드는 아직 유효 하지만 활기 잃은 시장

중국 전문가들은 노키아의 ‘브랜드 효과’가 아직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노키아의 휴대폰 시장 복귀 선언 이후 많은 중국 네티즌들은 과거에 사용했던 노키아 휴대폰을 올리며 노키아에 대한 추억을 공유했다. 남방일보는 “아직 노키아라는 브랜드는 중국인의 마음속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는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묘사했다.;

또 노키아의 중국 통신사업 담당 임원이 과거 인터뷰에서 “북미,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등 시장 조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95%의 사람이 아직 노키아 브랜드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는 점을 전했다. 남방일보가 인용한 업계 전문가들은 “우수한 브랜드 효과가 노키아으 휴대폰 시장 복귀에 ‘무형의 우위’를 줄 것이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휴대폰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노키아 로고 (사진=픽사베이)

문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휴대폰 시장에서 노키아가 감당해야 할 무게다. 가트너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 전 세계에서 4억300대의 스마트폰이 판매돼 2014년 대비 9.7%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2008년 이래 글로벌 시장 성장폭이 가장 적은 분기였다. 남방일보는 “많은 전문가들은 휴대폰 시장이 침체기에 빠진 것으로 인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시기에 휴대폰 시장이 노키아에게 수익을 안겨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핵심 관건은 노키아가 휴대폰 사업의 목표를 어디에 두는 지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만약 노키아가 업계 1위가 되려면 어렵겠지만 ‘브랜드’ 우위에 힘입어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하려고 한다면 일정 시장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을 더했다.

■ 기술 우위는 여전하다

노키아의 기술력에 대한 믿음은 아직 높다. 과거와 달리 화웨이, ZTE 등 단말기와 네트워크 장비 기술을 결합한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 상황을 주목했을 때 유사한 업태를 가진 노키아 역시 강점을 가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노키아가 내놓은 2015년 4분기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노키아의 사업은 통신업과 기술부문에 집중돼 있으며, 특히 노키아의 기술부문은 휴대폰 방면의 2G, 3G, 4G 특허기술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2015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2% 뛰어올랐으며 휴대폰 브랜드가 없는 기간에 다량의 기술 특허권을 통해 높은 이익을 안을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브랜드 이외에도 노키아는 2년간 통신, 네트워크 장비 영역에서 쌓아온 기술력으로 휴대폰 시장 진입에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유럽과 미주 시장의 경우 중국의 소비 시장과 달라 통신사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노키아가 통신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면 휴대폰 시장에서 강력한 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남방일보는 “노키아가 보유한 다량의 2G, 3G, 4G 특허기술은 노키아의 모바일 단말기 성능을 보다 안정화해줄 수 있을 것이며 이 점은 기대할만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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