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최근 IT 인프라 환경에 클라우드 컴퓨팅 바람이 불며 IBM, MS, HPE, 오라클, VM웨어, 레드햇 등 글로벌 IT 벤더들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강조하고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구축 사례는 아직 많이 찾기 어렵지만 해외에서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축 사례가 활발히 늘고 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란 벤더 고객들이 ‘퍼블릭 클라우드(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가 공공 네트워크 망을 통해 기업과 개인에게 IT 인프라 자원을 빌려주는 서비스)’와 ‘프라이빗 클라우드(기업 자체적으로 내부에 구축하는 클라우드)’를 동시에 구축해 사용하는 개념이다.

▲ 최근 IT 인프라 환경에 클라우드 컴퓨팅 바람이 불며 글로벌 IT 벤더들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강조하고 나섰다 (사진=플리커)

기업들 입장에서는 퍼블릭 클라우드만을 사용하기에는 보안이 걱정되고 프라이빗 클라우드만을 사용하기에는 높은 비용과 함께 급변하는 인터넷 서비스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힘들다. 이에 두 방식을 섞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HPE 변상욱 클라우드 컨설턴트 부장은 “고객들이 처음에는 보안을 걱정하며 내부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기 시작하는데 기업의 규모 및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리소스가 부족한 부분은 퍼블릭 클라우드를 통해 탄력적으로 서비스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80%의 기업 고객이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환했다. 가트너 또한 2017년 까지 전세계 대기업 절반 이상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프라이빗 중심의 클라우드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전환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80%의 기업 고객이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환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IBM 관계자는 “기업들이 기업 내 데이터 등 당장 모든 인프라자원을 퍼블릭 클라우드로 한번에 옮겨 가기는 어렵다”며 “일반적으로 기업의 회계, 재무 등 중요 데이터는 프라이빗에 구축하고 기업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B2C 관련 서비스 및 데이터는 퍼블릭 형태로 구축하는 형태가 자리 잡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서 퍼블릭과 프라이빗의 적정 비율은 기업의 목적과 프로세스에 따라 달라진다. 벤더의 수익 또한 퍼블릭이든 프라이빗이든 같기 때문에 중 고객들의 요구대로 맞춤형 클라우드 컴퓨팅 구축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 기업의 대외비가 담긴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 관련 시스템과 데이터는 프라이빗 형태로 구축한 반면 스마트폰 및 스마트TV에서 나오는 스마트폰 및 로그, 콘텐츠 등의 정보 등은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사용하는 퍼블릭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위한 협력 및 각축전 치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갈수록 더해지는 가운데 글로벌 IT 벤더들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과 함께 관련 기술 확보도 치열해지고 있다.

IBM은 퍼블릭-프라이빗 전환관리 시스템인 ‘클라우드 빌더’와 함께 자사의 서버 제품군인 ‘리눅스원’의 라인업 강화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높은 신뢰도의 인프라 환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에 인공지능(AI) 왓슨을 기반으로 기업 데이터와 웹 기반의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하고 있다.

현재 IBM의 대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축 사례로는 델헤이즈 아메리카, 선트러스트 은행, 번하츠 퍼니처 등이 있다.  국내 시장에서 IBM은 SK C&C와 경기도 분당에 클라우드 센터를 구축해 고객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도입과 고도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VM웨어는 퍼블릭과 프라이빗의 개념을 구분 짓지 않는 ‘원 클라우드, 애니 앱, 애니 디바이스’의 컨셉을 제시하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에서 PC 및 서버, 모바일, 스토리지 등 모든 디바이스를 유연하게 가상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VM웨어가 구축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대표 사례로는 지난해 5월 열린 파퀴아오와 메이웨더의 권투 시합이다. VM웨어에 따르면 당시 미국 위성방송 디렉트 TV가 수많은 동시 접속자를 감당할 방법을 고민하다 필요한 용량만큼 VM웨어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일시적으로 가져다 써 병목현상 없이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시청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

▲ 지니 로메티 IBM 회장 (사진=IBM)

한편, IBM과 VM웨어는 향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축을 위한 신제품을 공동으로 마케팅하고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IBM은 지난 23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IBM인터커넥트 2016’에서 VM웨어과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발표하는 한편 IBM 전체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를 IBM 클라우드에 통합했다.

레드햇은 ‘오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가지고 있다.오픈스택 환경에서 주로 쓰이는 소프트웨어 '세프'를 보유한 잉크탱크를 인수했고 클라우드 컨설팅 업체인 프랑스 이노방스도 인수했다.

레드햇 오픈스택으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축한 대표 사례는 예일-NUS 대학이 있다. 레드햇에 따르면 예일-NUS 대학은 법률 및 응답 속도 등의 문제로 데이터를 위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교내에 비용 효율적인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상호 연결해 구축했다. 이를 통해 예일-NUS 대학은 쉽게 숙련 된 직원을 찾고 넓은 범위의 개방형 인프라와 기술을 통합 할 수 있었다고 레드햇 측은 설명했다.

현재 레드햇은 ‘레드햇 글러스터 스토리지’를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상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구글과 협력하고 있다.

또, 서버 OS 시장에서 앙숙이라 할 수 있는 MS와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 구축을 위해 협력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양사는 고객들에게 클라우드 환경에서 선택과 유연성을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MS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에서 레드햇의 솔루션을 공급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IBM 또한 지난 2014년부터 MS와 전략적 협력을 맺고 MS 애저와 IBM 클라우드 상에서 양사의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교차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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