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구혜림 기자] 가상현실(VR)은 시각과 청각에 새로운 자극을 주어 색다른 공간 경험을 제공한다. 가상현실 기술을 구현할 때 청각에 자극을 주는 음향 기술에 대해 외신 씨넷이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당신의 머릿속에서 세상의 소리는 어떻게 들리는가? 뉴욕의 비정한 거리 위의 아이에게는 어떻게 들릴까? 그와 마주한 경찰에게는 또 어떻게 들릴까? 이 질문에 가상현실 크리에이터들이 사용자를 익숙하거나, 혹은 낯선 곳에 데려다 놓기 위해 음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대답한다.

독립 영화제인 미국의 선댄스 영화제에서, 영화팬들과 영화제작자들은 가상현실 헤드셋을 통한 새로운 경험에 열정적이었다. 많은 창작자와 전문가들이 관객들에게 현실의 환상에 대한 확신을 주기 위해 처음으로 다양한 트릭과 테크닉을 논의했다. 중요한 것은 음향의 사용이 사용자를 가상 세계 안으로 위치시키고, 이야기를 하며 감정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 (사진=위키피디아)

가상현실은 상대적으로 새로운 매체다. 크리에이터들이 계속 도구와 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과정도 정의되지 않았고 워크플로우도 아직 정의되지 않았다." 가상현실 프로덕션의 작곡가이자 음향 디자이너 드레이젠 보스니악은 말했다. "만약 게임 산업의 현존하는 가상현실 전략을 채택하지 않는다면, 크리에이터들은 어떻게 가상현실을 창조해야 하는지 다시 발명해야 한다." 게임의 음향 전략은 때때로 가상현실과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음향디자이너 팀 지데머는 어떻게 그가 직설적인 가상현실 경험 ‘퍼스펙티브즈: 챕터2-미스디미너(이하 퍼스펙티브즈2)’의 음향 믹싱을 창조하기 위해 익숙한 과정을 재발명했는지 보여줬다. ‘퍼스펙티브즈2’는 그의 선댄스 데뷔작이다.

팀 지데머는 오디오 편집 소프트웨어인 프로툴을 이용해 각각의 비디오 프레임을 슬라이스에 분배했다. 각각의 쇼트에서 음향이 나오는 곳을 마크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방향에서 나온 음향들은 가상세계의 지리를 만들어내는 데 중요하다. 신(scene)이 펼쳐질 때 신(scene) 안에서 관객의 위치를 인식할 수 있게 해, 사운드믹싱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관객이 듣고 있는 관객 주위의 음향을 정확하게 위치시키기 위해 팀 지데머는 돌비 아트모스 음향 시스템의 대부분의 멀티채널을 이용한다.

■ 음향의 스토리텔링

영화 제작자가 스토리 안에서 관객을 에워싸이도록 하기 위해 관객의 귀는 관객의 눈만큼 중요하다. 루카스필름의 ILMxLAB에서 인터랙티브 스타워즈 익스피리언스를 만든 다이애나 윌리엄스는 음향 디자인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당신의 시선을 이끌 수 있습니다. 당신이 봤으면 하는 것에 말이지요"

하지만 이 방향은 엄밀히 말해 과학은 아니다. "때때로 작동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한다," 음향 디자이너 보스니악은 말했다. "만약 보는 사람이 그들 바로 앞에 있는 행동에 집중하고 있다면, 주위의 구경꾼들에게 시선을 향하게 하는 것은 훨씬 어렵다. 실제로 당신은 주위에서 무슨 소리가 나든 관계없이 당신이 직접 연루된 눈앞에 당면한 일에 대해 가장 집중할 것이다. 뇌의 우선순위가 그렇기 때문이다.”

■ 주관적인 음향

‘퍼스펙티브즈2’는 또한 음향의 더 미묘한 차이를 묘사한다. 이 음향을 이용해 관객을 캐릭터의 물리적인 장소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장소에도 둔다. "현실과 일치하는 사운드를 들을 때 우리에게 의사소통하고 싶다거나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장소에 있는 것 같은 음향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는 것이 반드시 정확한 방향은 아니다.”

경찰과 10대의 대치를 상세하게 다루는 ‘퍼스펙티브즈2’는 캐릭터 간의 관점을 바꾼다. 관객이 여럿이서 벌이는 싸움에 연루된 경찰관의 눈과 귀를 통해 신(scene)을 볼 때, 크리에이터들은 교통 소음, 사람들이 고함치는 소리, 또 다른 소음을 입혀서 관객이 낯설고 잠재적으로 위협받는 상황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역으로, 연루된 아이들의 입장으로 바라볼 때, 음향은 환경을 더 친숙한 곳으로 만든다. 새가 짹짹거리는 시끄러운 교통 소음, 근처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노는 소리 등으로 음향이 대체된다.

1인칭 효과를 납득시키기 위해, 당신은 각각의 캐릭터들의 숨소리와 투덜거림을 들을 수 있다. “당신 귀 가까이에서 울리는 머릿속의 목소리를 넣기 위해 우리는 돌비 아트모스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고 팀 지데머는 설명했다. “또한 어느 정도 감성 지수가 높은 음향은 더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당신의 목소리가 스스로에게 그렇듯이 말이다.”

미묘한 차이를 잘 살린 음향은 가상현실 콘텐츠가 성공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퍼스펙티브즈2’의 공동 창작자 모리스 메이가 말한 것과 같이, 음향의 정교하고 영리한 이용은 사용자가 기시감을 느끼게 하는 장소에 데려다 놓을 수 있다. 처음 와 본 곳이지만 이전에 와 본적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곳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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