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국을 이끈 초고속인터넷 ADSL 서비스가 4월 1일로 10주년을 맞이한다.

SK브로드밴드(당시 하나로통신)는 1999년 4월 1일, 기존의 전화선을 이용한 초고속인터넷 ADSL(Asymmetric Digital Subscriber Line,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며 지금의 IT 강국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도화선 역할을 했다.

당시 국내 통신시장은 KT(옛 한국전기통신공사)가 100년이 넘도록 독점해 왔는데, 정부는 통신시장에 본격적인 경쟁체제를 도입하며 1997년 SK브로드밴드를 제2 시내전화사업자로 선정했다. 2년 후인 1999년 SK브로드밴드는 정부는 물론 경쟁사에서조차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초고속인터넷 ADSL 서비스를 선보이며 대한민국에 인터넷 열풍을 일으켰다.

이후 SK브로드밴드는 초고속인터넷, 전화 시장에서의 급속한 성장을 발판으로 IPTV 등 미디어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ADSL 서비스 이후 전국적으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라이프스타일은 그야말로 혁명을 맞이했다. 우선 기존에 대표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던 오프라인 편지나 우편엽서를 이메일·채팅 등이 대체하면서 아날로그 방식에서 진보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으로 변화를 이끌었다.

이와 함께, 초고속인터넷으로 인해 네이버·다음 등 포털 사이트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카페·동호회와 같은 온라인 모임들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일반화됐지만 ‘인터넷(internet)’과 ‘시티즌(citizen)’의 합성어인 ‘네티즌(netizen)’이라는 용어가 생겨난 것도 바로 이 무렵이다. 한 때 전국을 동창회 열풍으로 만든 것도 결국은 초고속인터넷이 가진 온라인 네트워크의 힘이었다.

초고속인터넷은 또, 전국민이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을 더욱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역할도 했다. 초기 인터넷의 별명이 ‘정보의 바다’라고 할 정도로 세상에 퍼져 있는 수많은 정보와 지식들이 인터넷이라는 고도의 기술을 통해 집약될 수 있었다.
 
초고속인터넷의 발전은 우리나라 교육 문화도 바꿔 놨다. 최근에는 초고속인터넷으로 연결된 IPTV를 통해 TV라는 큰 화면으로도 공부할 수 있고 PMP, 휴대폰 등 인터넷으로 내려받은 동영상을 길거리에서 보는 학생들을 보는 일도 흔해졌다. 이처럼 초고속인터넷이 가진 초특급 정보 전달력은 자칫 소외받을 수 있는 지방 학생들이나 저소득 가정의 학생들에게도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ADSL과 케이블망이 인프라의 전부를 차지했던 10년 전과 달리, 기술적인 발전도 초고속으로 이뤄졌다. 현재 초고속인터넷은 100Mbps의 속도를 자랑하는 유사 FTTH(Fiber To The Home, 댁내 광가입자망), 즉 광랜으로 발전하고 있다. 광랜이란 집집마다 광케이블로 직접 연결되는 FTTH에 대한 기업의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FTTH(광케이블)와 랜(Lan) 기술을 혼합해 등장한 기술 방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012년까지 현재 최고 속도인 100Mbps를 자랑하는 광랜 서비스보다 최고 10배 빠른 초광대역융합망(UBcN․Ultra Broadband convergence Network) 구축을 위해 향후 5년간 모두 34조 1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초고속인터넷의 속도 발전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꿈의 서비스인 UBcN이 완성되면 초고속인터넷 속도는 1Gbps급으로 빨라져 영화 한 편을 다운로드 하는 데 채 1초도 걸리지 않게 된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ADSL 도입 초기인 1999년 37만명에 불과했으나 2009년 현재 1550만명을 넘어섰다. 한 가구당 평균 3인 정도인 것을 감안한다면 국내 1가구 당 최소 1회선 이상을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때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을 자랑했을 만큼 전국 어디서나 쉽게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 또한 초기에는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해 KT·두루넷·데이콤·온세통신·드림라인·케이블SO 등 많은 사업자들이 뛰어들었다. 여기에 2005년 주로 도매 사업을 하던 LG파워콤이 추가로 뛰어들면서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결합 등 소수 사업자로 재편됐다. 현재는 SK브로드밴드와 KT·LG파워콤 그리고 SO 등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은 “10년 전 ADSL을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대한민국의 초고속인터넷 열풍을 이끌어 온 SK브로드밴드는 앞으로도 초고속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IPTV, 인터넷전화, 결합상품, UBcN 등 혁신적인 통신 서비스들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대한민국 통신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경미 기자 belle@ittoday.co.kr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