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중국 언론들이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의 신년 담화에서 올해 시작될 ‘PC 사업’의 실마리를 찾아내 사업 전개에 대한 예상을 쏟아내고 있다. 이르면 올 상반기 생산에 돌입할 것이란 구체적 전망도 나왔다. 중국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이미 핵심 반도체 설계 능력을 가진 화웨이의 혁신적인 PC와 노트북’을 기대하며 들떴다.

15일 중국 포털 블로그 미디어 바이두 바이지아(百度 百家)는 “화웨이가 2016년 상반기 PC 시장에 진입할 것이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화웨이의 PC 생산과 시장 진출 시기를 예측했다.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PC 사업 연구개발 인력을 채용 중이며 이미 PC 사업 진출을 준비 중이어서 올해 4월이면 생산에 돌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일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이 사내에서 밝힌 향후 매출 계획을 토대로 PC 사업의 가능성을 확신했다.

▲ 사진=플리커

■ 런정페이, 새해 벽두에 PC 사업 ‘힌트’ 던졌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13일 내부 업무 회의에서 “‘단말기’ 매출이 5년 내 1000억 달러(한화 121조4000억원)를 넘어야 하며 구조적, 조직적 그리고 모델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해 중국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바이지아는 이 말에 대해 “최근 단말기로는 이미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그리고 태블릿PC가 출시돼 있지만 아직 PC와 노트북은 없다”면서 “런정페이 회장이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화웨이는 분명 PC 시장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근거는 세계 시장 측면에서 정체된 기존 사업으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매출액이라는 점이다. 바이지아는 IDC의 최근 통계를 인용해 2015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폭이 9.8%로 처음으로 한 자리 수로 떨어졌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스마트폰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것은 이미 논쟁의 여지가 없는 사안”이라며 “하지만 태블릿PC와 스마트워치 사업은 스마트폰 사업 보다 크게 뒤처져 있는 것을 감안하고 글로벌 경기 침체 분위기를 고려하면 5년 내 단말기에서 1000억 달러 수입을 거두겠다는 것은 분명 ‘새로운 사업’을 필요로 한다”고 해석했다.

이에 런정페이 회장이 제시한 높은 수치의 ‘5년’ 목표는 결국 PC 사업 진출을 암시한다는 것이다.
매체는 또 “비록 PC 시장이 이미 성숙해 있지만 전체 시장의 파이는 여전히 충분히 크다”며 “만약 일부라도 차지할 수 있다면 화웨이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지 말란 법은 없다”고 반문했다.

■ PC 사업의 소속은? 기업 vs 소비자 부문

PC 사업 진출이 기정사실화 된 가운데 다음 화두는 화웨이의 PC 사업이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소비자(컨수머) 부문(BG)’에 맞을 것인지 아니면 B2B 사업을 하는 ‘기업(엔터프라이즈) 부문(BG)’에 더 적합할 것인지 여부다. 현재로서는 기업 부문으로 속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바이지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관계자에 따르면 이 신 사업을 주도하는 부문은 화웨이의 소비자 부문이 아니라 기업 부문”이라고 전했다.

바이지아는 이와 관련해 런정페이 회장의 13일 담화 중 “기업 부문이 ‘종’ 방향의 발전에 이어 ‘횡’방향의 확장까지 해야 한다”는 말을 주목했다. 런정페이 회장의 큰 뜻은 그간 진출한 업종과 클라우드를 결합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스마트도시와 정부 클라우드 인프라 등 분야를 의미한다. 영업점에서 출발한 화웨이는 매우 빠르게 기업 시장에서 세력을 확장해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클라우드 업무의 균형적 발전을 이뤄가고 있다.

바이지아는 화웨이의 기업 시장 상품 구조를 봤을때 ‘통합화’가 두드러진다며 이런 추세는 화웨이가 제공하는 모든 하드웨어와 개별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또 시스템 통합 서비스를 망라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스마트 도시와 정부의 클라우드를 만드는 일은 후방의 데이터 센터와 전방의 응용 단말기가 필요한 만큼 기업 부문의 PC 사업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논리다.

■ 적수는 애플·삼성전자·레노버...‘matebook’ 나올까?

중국 언론은 스마트폰과 PC 사업을 동시에 펼치는 대표적인 경쟁사 애플, 삼성전자와 레노버를 예로 들면서 추이를 살폈다. 애플과 삼성전자 보다는 자국 경쟁사인 레노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미 화웨이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줄곧 주요 경쟁 적수로 애플을 꼽아왔다. 하지만 애플은 휴대폰부터 스마트워치와 태블릿PC, 그리고 PC까지 모두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 화웨이에게는 불리한 점이라는 지적이다. 화웨이의 단말기 중 유일하게 결핍된 종류가 노트북과 PC라고 지적한 바이지아는 “이는 애플의 방식에 익숙해 있는 해외 시장에 있어 사용자 경험상의 ‘결정’”이될 수 있다고 의식했다.

단 삼성전자의 경우 PC 사업을 갖췄지만 그리 주력하지는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지아는 “삼성전자는 비록 중국 내에서 PC와 노트북 사업이 발전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 봤을 때 아직 커다란 전시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오히려 일체형 휴대형 태블릿PC 등에 집중했다”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이 노트북과 PC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레노버에 대해서는 최근 IDC 통계를 인용해 이미 21%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바이지아는 “비록 휴대폰 시장에서 중국내 사업이 평탄치 않지만 레노버의 브랜드 효과는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커지고 있으며 이는 레노버가 다년간 PC 사업에서 거둬온 성과와 직결된다”고 경계했다.
 
이 매체가 언급한 소식통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미 ‘메이트북(matebook)’이라는 상표를 등록했다. 바이지아는 “이 상표의 의도는 너무 분명하다”며 “화웨이에게 있어서 PC와 노트북 시장의 진입은 분명 내부의 수많은 논의를 거친 결과”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이 매체는 화웨이가 PC 사업을 위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PC 사업의 ‘시장 및 소비자 지향’ 속성을 그간의 경험에 얼마나 잘 버무릴 수 있을지 등이다. 또 PC 시장이 스마트폰 시장과 달리 이미 상당부분 성숙해 있어 수 십년된 기업이 포진해 있다는 점 등도 극복해야 한다고 봤다.

■ 네티즌 기대 뜨거워...‘반도체 만드는 화웨이의 PC도 기대’ 반응 보여

화웨이의 PC 사업 진출 뉴스에 대해 한 중국 네티즌은 “P9과 메이트8 등 두 대의 스마트폰이 모두 훌륭하다”며 “(PC 사업을) 매우 환영하며 ‘화웨이표 노트북’,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네티즌은 “화웨이가 PC를 만드는 것은 ‘조건이 마련돼 일이 자연스럽게 성사되는 것’과 같다”며 현 여건을 봤을 때 순리에 맞는 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휴대폰 반도체를 이미 스스로 설계하는 화웨이가 혁신적인 PC를 준비한다는 것은 기대되는 일”이라고 들뜬 네티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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